이마네 켈리프 복싱 선수 'XY 염색체' 논란...주요 질문 정리

경기 중인 이마네 켈리프(왼쪽)와 안젤라 카리니 선수의 모습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이마네 켈리프(왼쪽)는 지난 1일 복싱 여자 66kg 16강전에서 이탈리아의 안젤라 카리니와 맞붙어 승리했다
    • 기자, 션 컨스
    • 기자, BBC 스포츠

이마네 켈리프(알제리)와 린위팅(대만)은 지난해 열린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았으나, 2024 파리 올림픽에선 출전 자격을 얻은 복싱 선수들이다.

켈리프(25)는 지난 1일 이탈리아의 안젤라 카리니를 꺾고 여자 66㎏급 8강에 진출했으며, 린(28)은 우즈베키스탄의 시토라 투르디베코바를 꺾고 여자 57㎏급 8강에 올랐다.

지난해 실격 처분을 받은 이 두 선수의 올림픽 참가 자격은 논란이 되고 있다.

카리니 선수의 기권으로 46초 만에 끝난 16강 전 이후 일각에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과거 성별 자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복싱 선수의 출전을 허용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경기 직후 “자신의 생명을 지키고자” 기권했다고 말한 카리니 선수는 지난 2일 켈리프에게 사과했으며, 켈리프는 16강전 승리 직후 “나는 금메달을 따러 여기 왔다. 나는 모든 이들과 싸운다”고 말했다.

과거 올림픽에서 복싱 경기를 주관했던 IBA 또한 두 선수의 출전을 허용한 IOC의 결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BBC 스포츠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몇 가지 주요 질문에 대해 살펴봤다.

켈리프가 부여받은 성별은? 출생 시 생물학적으로 여성 혹은 남성인가?

켈리프 선수는 언제나 복싱 여자부에 출전했으며, IOC로부터 여성 선수로 인정받았다.

마담 아담스 IOC 대변인은 지난 2일 “이 알제리 출신 복싱 선수는 여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 등록됐으며, 평생을 여성으로 살았고, 여성으로서 복싱 경기에 나섰고, 여권에도 여성이라 기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트랜스젠더 이슈가 아닙니다. 남성이 여성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라고 혼동하는 이들이 있지만, 그런 이슈가 아닙니다. 과학적으론 남성이 여성에 맞서 싸우는 사건이 아니라고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켈리프 선수는 올해 3월 인터뷰에서 알제리에서 여성으로 자라면서 겪은 경험과 남자아이들과 축구를 하며 겪은 편견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난관에 부딪혀도 여러분의 앞길을 막도록 두지 마세요. 모든 장애물에 맞서 이겨내세요. 제 꿈은 금메달을 따는 것입니다.”

“제가 우승하면 어머니와 아버지들은 자녀들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보게 될 것입니다. 저는 특히 알제리에서 소외된 아이들과 여자아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영감이 되고 싶습니다.”

아울러 켈리프가 자신을 여성이 아닌 존재로 규정한 적은 없다.

켈리프의 역대 복싱 커리어는?

켈리프는 지난 8년간 복싱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알제리 출신인 그는 19세에 세계 아마추어 무대에서 데뷔해 2018년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17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1년 뒤인 2019년 여자 세계 복싱 선수권 대회에선 19위에 올랐다.

그리고 2020 도쿄 올림픽을 통해 올림픽에 처음 진출했는데, -60kg급 준준결승 경기에서 아일랜드 출신 금메달리스트 켈리 해링턴을 만나 5-0으로 패했다.

이후 2022년 세계 선수권 대회 라이트 웰터급에 참가해 결승까지 올라갔으나, 현재 영국의 간판 여자 복싱 선수인 에이미 브로드허스트에게 패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알제리 복싱 역사상 최초의 세계 선수권 메달이었다.

같은 해 치러진 아프리카 선수권 대회, 지중해 게임에서는 금메달을 차지했다.

1년 뒤 열린 아랍 게임의 66kg급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한 켈리프는 세네갈에서 열린 아프리카 올림픽 예선 토너먼트 결승에서 모잠비크의 알신다 판구아나를 꺾고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얻어냈다.

현재까지 켈리프는 총 51번의 경기에 참가해 42번 승리했으며, 9번 패배했다. 6번은 케이오(KO)승이었다.

켈리프의 이번 올림픽 16강전 승리가 논란이 된 이유는?

상대 선수인 카리니가 단 46초 만에 기권을 선언해 16강전이 켈리프의 승리로 끝나면서 여러 논란이 불거졌다.

기권한 카리니 선수는 경기 직후 “내 생명을 지켜야 했다”고 말했으나, 이후 켈리프에게 사과했다.

켈리프를 향한 비판은 대부분 지난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그가 실격 처분을 받았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당시 켈리프는 중국의 양리우 선수와 금메달을 놓고 대결을 벌이기 몇 시간 전, IBA가 실시한 성별 적격성 테스트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켈리프는 ‘스포츠 중재 재판소’에 항소했으나, 이후 취하했다.

러시아의 의견이 강하게 작용하는 IBA 측은 켈리프가 “IBA 규정에 명시된 여자부 출전 자격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IBA의 규정은 “복싱 선수들은 규정의 정의에 따라 성별이 같은 선수, 즉 여성은 여성과 남성은 남성과 경쟁한다”고 밝히고 있으며, 여자, 여성, 여아를 “염색체가 XX인 개인”으로, 남자, 남성, 남아는 “염색체가 XY인 개인”으로 정의한다.

IBA는 켈리프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검사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다만 크리스 로버츠 IBA CEO는 지난 1일 댄 로안 BBC 스포츠 에디터와의 인터뷰에서 “두 경우 모두에서” XY 염색체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엔 다른 가닥들도 관련돼 있다"면서 켈리프를 “생물학적인 남성”으로 지칭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IOC는 해당 테스트의 정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아담스 대변인은 “정확히 어떤 프로토콜인지도 모르며, 해당 테스트가 정확했는지도 알 수 없다. 우리가 이 테스트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테스트를 실시하는 것과 그 테스트의 정확성 혹은 프로토콜을 받아들이는 것 사이엔 차이가 있습니다.”

BBC는 아직까지 해당 적격성 테스트가 정확히 어떻게 구성됐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IBA의 실격 결정 이후 올림픽 복싱 규정 및 거버넌스엔 어떤 변화가 있었나?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는 이전 올림픽과 달리 복싱 종목을 IBA가 아닌 IOC가 직접 운영했다.

지난 2019년 IOC는 재정, 거버넌스, 윤리, 심판 및 판정과 관련돼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IBA를 퇴출한 바 있다.

IOC가 요구한 개혁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며 올림픽 주관 국제연맹(IF) 자격을 박탈 당한 것이다. 이에 ‘스포츠 중재 재판소’에 항소했으나, 올해 4월 IOC의 편을 들어줬다.

IOC의 이 같은 IBA 자격 박탈 결정은 2023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IBA가 켈리프와 린 선수에게 실격 처분을 내린 지 4개월 후에 내려진 결정이었다.

2021년, IOC는 ‘성 정체성 및 성별 다양성에 근거한 공정성, 포용성, 비차별’에 관한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는데, 해당 문서엔 올림픽에 출전할 선수 선발 시 각 국가의 기구가 따라야 할 10가지 원칙(규칙은 아니다)이 명시돼 있다.

IOC측은 “각 국의 IF가 정한 올리믹 출전 자격 기준을 충족하고, 자격을 갖춘 모든 선수의 올림픽 참가를 지지한다”면서, 각국의 IF를 통해 자격을 갖춘 선수들을 성 정체성이나 성별적 특성에 따라 차별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복싱 선수들에게 진행하는 테스트는?

2019년 IOC는 올림픽 도핑 관리에 대한 책임을 국제도핑검사기구(ITA)에 위임했다.

IOC는 ITA가 도핑 제품을 사용하거나 제공한 것으로 적발된 이들에게 ‘무관용 정책’을 펼친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확인하는 절차도 있지만, 이에 국한되진 않는다.

로버츠 CEO는 “남성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여성들이 많다”고 말했다.

“따라서 테스토스테론 검사가 모든 걸 해결해줄 특효약이란 생각은 사실이 아닙니다.”

트랜스젠더 이슈인가?

아니다. 켈리프 선수를 트랜스젠더 혹은 인터섹스(interxex)라고 볼 근거는 없다.

사람들의 의견은?

“대등한 입장에서의 경쟁이 중요한데, 제가 보기엔 공정한 경기가 아니었습니다.” – 조르자 멜로니(이탈리아 총리)

“올림픽 복싱의 미래가 논의되는 중요한 시기에 올림픽 복싱에 타격을 입혔다고 생각합니다. 엄청난 재앙입니다.” – 스티브 번스(BBC ‘5Live’ 해설자)

“적격성 기준과 테스트를 기준으로, 한 선수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압도적인 힘을 지녔다면 그 선수는 여성부에 출전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뜻이겠죠.”– 크리스 로버츠(국제복싱협회(IBA) CEO)

“전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가 문화(가치관) 전쟁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문제와 사람들에 대해 논해야 하며, 잘못된 정보가 끼치는 피해와 관련된 이들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마크 아담스(IOC 대변인)

“지켜보기 매우 불편하게 이어진 46초였으며, 복싱뿐 아니라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도 균형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해 여성 선수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음을 알고 있습니다.” – 리사 낸디(영국 디지털 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