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노장의 재회' 복싱 전설 메이웨더-파퀴아오 11년 만의 재대결...기대에 부응할까?

경기 후 링 위에서 포옹하는 파퀴아오와 메이웨더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2015년 세계 타이틀전에서 당시 38세였던 플로이드 메이웨더는 당시 36세의 매니 파퀴아오를 판정승으로 꺾었다
    • 기자, 코랄 배리
    • 기자, 격투기 전문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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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 파퀴아오(48, 필리핀)와 플로이드 메이웨더(49, 미국)가 오는 9월 1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1년 만에 다시 맞붙을 예정이다.

스포츠 해설가 스티브 번스가 적절하게 표현했듯이 흥행 위주의 쇼, 즉 "카니발"에 가까운 어딘가 어색한 대결이다. 복싱 팬들이 고대해 온 대결도 아니며, 두 사람 간 2015년 첫 대결이 어떠했는지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성사되기까지 5년이나 걸렸던 당시 경기는 우려했던 대로 다소 싱거웠다.

하지만 흥행과 화제성에 초점을 맞춘 이른바 '카니발' 같은 복싱 이벤트는 이제 넷플릭스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넷플릭스는 오래 회자되지는 않을지라도 짧게 폭발적으로 관심을 끌 단발성 빅매치를 선호한다.

BBC 5 Live 복싱의 전문가인 번스는 '5 Live 브랙퍼스트'에서 "넷플릭스에서 이런 카니발 같은 경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마이크 타이슨과 제이크 폴의 대결도, 제이크 폴과 앤서니 조슈아의 대결도 있었습니다."

"이미 이러한 기묘한 매치들을 많이 봤기에 이번 소식이 그다지 놀랍지는 않습니다."

"전성기가 한참 지난 두 남자가 링에 올라 벌이는, 자존심 싸움에 가까운 스파링일 뿐입니다."

"이러한 서커스가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메이웨더와 파퀴아오, '기량 쇠퇴 측면에서 대등'

복싱계에는 이처럼 의도적으로 기묘한 매치가 오랫동안 있었다. 메이웨더는 이 장르에 참여하고 또 완성한 선수로, 2017년에는 UFC(종합격투기) 스타 선수인 코너 맥그리거와 스포츠 경쟁으로는 거의 무의미하지만 막대한 수익을 창출한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맥그리거는 프로 복싱 분야에서는 사실상 초보였고, 이에 메이웨더는 10라운드 내내 경기를 끌어나가며 결국 시합을 마무리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시범 경기나 혹은 이른바 '괴물 간 대결'은 어느 초호화 빌딩의 최상층에서 열리곤 한다. 부자들은 거액을 지불하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복싱선수를 가까이서 지켜본다.

'위대한 자'로 불린 전설적인 복싱선수 무하마드 알리 또한 이러한 복싱계 관행에 기꺼이 참여했다. 1976년 일본 도쿄에서 1만4000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본의 레슬링 선수 안토니오 이노키와 맞붙은 것이다.

아일랜드 출신 복싱선수 믹 콘란은 이번 파퀴아오와 메이웨더 간 대결 역시 결국 핵심 동기는 돈이라고 말한다.

콘란은 BBC 스포츠 북아일랜드와의 인터뷰에서 "둘 다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지만, 이제는 나이가 많이 들었고 돈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 경기가 성사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것이 바로 마케팅 포인트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홍보하는 이벤트이지만, 실제로는 별다른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메이웨더는 미 네바다주 'T-모바일' 경기장에서 맥그리거와 유료 중계 경기를 치르며 이러한 카니발성 복싱 매치를 대형 무대로 끌어올렸고, 이후 많은 선수들이 그의 방식을 따랐다.

최근 몇 년간 제이크 폴이 넷플릭스와 함께 이 카니발을 복싱계 최대 산업으로 성장시킨 만큼, 메이웨더가 이 흐름에 다시 합류하는 일은 어쩌면 놀랍지 않다.

하지만 폴이 58세의 마이크 타이슨과 벌인 매치처럼 기묘함을 넘어 우려를 낳는 이벤트들과 달리, 적어도 이번 대결은 선수들의 건강 측면에서는 비교적 받아들이기 쉬운 편이다.

번스의 표현처럼 "(파퀴아오와 메이웨더 모두) 비슷한 나이"이기 때문이다.

"각각 49, 47세입니다. 두 선수의 출전 경기 수도 비슷합니다."

"이론적으로 이는 긍정적인 일입니다. 두 선수 모두 신체 능력이나 기량 쇠퇴 측면에서 비슷한 수준이니까요. 따라서 젊고 위험한 선수와 고령의 선수가 맞붙는 구도는 아닙니다."

이번 대결의 규칙은?

이번 재대결의 구체적인 규칙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프로 경기로 진행되며, 양 선수의 공식 기록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파퀴아오는 수년간 프로와 시범 경기를 오가며 활동해왔다. 2019년에는 40세의 나이로 역대 최고령 웰터급 챔피언에 올랐으며, 2024년 여름에는 WBC 웰터급 챔피인언 마리오 바리오스와 비기며 46세의 나이로 타이틀 획득에 근접하기도 했다.

메이웨더의 경우 2017년 맥그리거를 꺾고 50전 전승을 달성한 이후 프로 경기에 나서지 않았으나, 이후 유튜버이자 WWE 스타인 로건 폴과의 대결을 포함해 8차례 시범 경기에 출전했다.

한편 두 선수 모두 40세 이상이므로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둘 다 불합격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번스는 "이들은 진짜 승부, 경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두 선수 모두 10온스 글러브를 착용하고, 3분 12라운드로 진행됩니다. 특별한 규정은 없다는 설명입니다."

"(복싱 경기는) 시범 경기, 진짜 정식 경기 둘 중 하나입니다. 이번 경기는 둘이 섞인 형태입니다."

기념비적인 이 대결이 펼쳐지는 라스베이거스 '스피어'

UFC 경기가 열린 스피어에 설치된 션 오말리와 메랍 드발리시빌리의 대형 배경막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UFC는 2024년 스피어에서 대회를 개최하며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위해 약 1500만파운드(약 290억원)를 쏟아부었다

50세에 가까운 두 복서의 대결에 스포츠계가 흥분하지도 않겠지만, 이번 매치에서는 스포츠 경쟁보다는 상품성이 더 중요한 요소로 보인다.

번스는 "(2015년 두 사람 간 첫 번째 대결도)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입장권 판매만으로도 72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면서 "(그러나) 경기 자체는 형편없었다. 기분 나쁠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메이웨더는 홍보 능력이 탁월한 스타이고, 파퀴아오 또한 여전히 수백만 명의 사랑을 받고 있기에 매치만큼이나 그 홍보 과정 또한 볼만할 것이다.

전 세계 가입자 2억 가구가 넘는 넷플릭스 중계하며, 경기는 2만 석 규모의 라스베이거스 '스피어'에서 펼쳐진다.

2024년 UFC가 스피어에서 보여준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고려하면, 이날 복싱 경기 시청의 새로운 장이 열릴 수도 있다.

넷플릭스는 미국식 대형 쇼 스타일에 유명한 분석가와 진행자를 결합했고, 복싱 경기를 엔터테인먼트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해왔다.

그리고 이제 두 전설적인 선수들은 50년간 복싱계에서 가장 유명한 라이벌 관계 중 하나를 다시 꺼내 들었다.

제이크 폴과 넷플릭스의 과거 성공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이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존재한다.

번스 또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를 시청하게 될 것"이라고 했고, 콘란도 이에 동의했다.

콘란은 "원하던 매치는 아니었을지라도, 다들 '파퀴아오 대 메이웨더 경기인데, 당연히 봐야지'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나는 파퀴아오가 이기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만약 그가 이긴다면, 아마 두 사람은 다시 붙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