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임신, 여성 뇌 독특하게 변화시켜 집중력 높아진다' 연구 결과 발표

임신한 여성이 자녀와 놀아주는 모습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출산을 2회 경험한 여성들의 뇌를 스캔한 결과, 집중력 조절과 관련된 신경망에 변화가 발견됐다
    • 기자, 케이트 보위
    • 기자, BBC 월드 서비스
  • 읽는 시간: 4 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 의료센터(UMC)의 최근 연구 결과, 2번째 임신과 출산을 겪는 과정에서 여성의 뇌는 "독특한" 변화를 일으키며 주의 집중력이 높아질 수 있다.

앞서 해당 연구진은 첫 임신 기간 여성의 뇌가 어머니라는 역할에 적응하고자 여러 변화를 겪는다는 사실도 밝혀낸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2번째 임신 기간에도 여성의 뇌에 변화가 나타나, "목적 지향적인 주의력과 작업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인지적 능력"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일부 여성들이 출산 전후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임신한 엄마의 배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아이의 모습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연구진은 여러 자녀를 동시에 돌보며 부담이 증가하는 만큼 이에 대비하고자 뇌에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부분의 여성은 일생에 1번 이상 임신을 경험한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여성 1인당 평균 출산율은 2.3명이었다.

UMC 내 임신과 뇌 연구소 소속 전문가들은 앞선 연구를 통해 첫 임신 기간 자기 성찰과 자녀들의 감정 이해에 중요한 뇌 영역이 변하며, 이로 인해 자녀를 돌보는 능력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첫 아이를 출산한 여성, 둘째를 출산한 여성, 아예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 등 총 세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는 110명을 추적 관찰했다.

임신 전후 이들의 뇌 스캔을 비교해 정확히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둘째를 임신했거나 출산한 여성들의 뇌에서는 집중력 조절과 감각 반응과 관련된 네트워크에서 더 뚜렷한 변화가 관찰됐다.

해당 데이터를 분석한 밀루 스트라토프 연구원은 "이러한 변화는 여러 자녀를 동시에 돌볼 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유산을 경험한 여성들의 뇌 내 변화에 대해서는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나, 연구진은 데이터상 이러한 뇌 내 변화는 주로 임신 후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한편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임신 중 뇌 내 변화와 산모의 정신 건강 질환 발생 간 연관성도 알아낼 수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임신한 여성의 약 10%가, 출산 직후의 여성 약 13%가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을 경험한다.

UMC의 이번 연구에 따르면 여성 대뇌(뇌 바깥쪽 부위)의 외층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변화가 출산 전후 우울증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첫 출산을 경험한 여성들의 경우, 이러한 변화는 출산 이후의 정신 건강 상태와 더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 그러나 2번째 출산을 경험한 여성의 경우 그 연관성은 임신 중 정신 건강 상태와 더 강하게 나타났다.

UMC의 임신과 뇌 연구소 엘셀린 호크제마 소장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통해 우리는 여성의 뇌가 첫 임신뿐만 아니라 2번째 임신으로도 변화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호크제마 소장은 "첫 번째, 두 번째 임신을 거치며 뇌는 유사하면서도 독특한 방식으로 변한다"면서 "즉 임신할 때마다 여성의 뇌에는 독특한 흔적이 남게 된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 주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가 일부 여성들이 산후우울증을 앓는 원인과 과정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기여하며 산모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호크제마 소장은 "어머니의 역할에 뇌가 어떻게 적응해 가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