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영연맹, '남성으로 사춘기 보낸 트랜스젠더 선수 여성부 출전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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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수영연맹(FINA)이 남성으로 사춘기를 보낸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부 경기 출전을 사실상 금지한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러면서 성전환자와 현재 성별이 출생과 다른 선수들을 위한 '오픈' 부문을 신설하겠다고 제안했다.

이같은 내용의 '새로운 성별 포함' 정책은 FINA 집행위원 152명 중 71%가 찬성표를 던져 통과됐다.

수영연맹은 이번 결정이 트렌스젠더 선수를 위한 "완전한 포용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34페이지에 달하는 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트랜스젠더 선수는 "성적 성숙도 등급 2기 이후 혹은 12세 이전 남성으로의 사춘기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해야만 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FINA는 세계수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임시 총회를 열고 표결에 부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번 표결에 앞서 의료, 법조, 스포츠계 주요 인사로 구성된 위원회로부터 보고서를 받았다.

한편 FINA의 이번 결정으로 미국의 트랜스젠더 수영 선수 리아 토마스의 올림픽 출전은 어려워 보인다.

브렌트 노윅키 FINA 이사는 "FINA는 포괄적이고, 과학에 기반을 뒀으며, 포용적인 방식으로 이번 정책을 마련했다. 무엇보다도 FINA는 경쟁의 공정성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후세인 알-무살람 FINA 회장 또한 FINA는 "선수들의 경쟁할 권리를 보호"하는 동시에 "경쟁의 공정성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FINA는 모든 운동선수를 환영한다. 오픈부 신설 제안은 모든 사람이 엘리트 레벨에서 경쟁할 권리를 지닌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시행된 적 없는 방식이기에, FINA가 이 길을 앞장서서 열어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모든 선수들이 제외된다는 느낌 없이 아이디어를 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부 엘리트 레벨 경기 출전을 반대해왔던 영국의 전 수영 국가대표 샤론 데이비스는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FINA가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4년 전 다른 올림픽 메달리스트 60명과 함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서한을 보내 '부디 과학에 기초한 판단을 내려 달라'라고 애원했으나, 지금까지 그 어떤 기구도 과학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FINA는 과학적인 결정을 내렸다. 과학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렸고, 선수와 코치의 의견도 수렴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수영은 매우 포용적인 스포츠이며, 모두가 와서 수영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랑한다"며 "그러나 스포츠의 기본은 바로 공정성으로 이는 남녀 모두에게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번 FINA의 결정이 오픈부가 신설되기 전까진 트랜스젠데 선수들을 "불확실한 상태로" 방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데이비스는 트랜스젠더 선수 포용에 관한 대화의 장이 "5년 전 이뤄졌어야 했다"며 FINA의 이번 결정을 지지했다.

데이비스는 "스포츠는 본질적으로 배타적"이라면서 "12세 이하 부문 경기에 출전하는 15세 소년은 없으며, 밴텀급 선수와 맞붙는 헤비급 권투 선수는 없다. 패럴림픽 경기에 (장애 종류에 따라) 다양한 클래스를 나누는 것도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바로 스포츠 경기를 부문으로 나눈 이유이며, (이런 제한이 없으면) 분리해지는 건 오직 여성 선수들입니다. 공정하게 스포츠 경기에 임할 권리를 박탈당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성소수자 운동선수를 지원하는 '애슬랫 앨리'는 이번 FINA의 결정은 "차별적이며, 해롭고, 비과학적이며, IOC의 2021년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애슬랫 앨리'는 지난 2월 수영 선수 토마스에 대한 지지 서한 운동을 조직하기도 했다.

앤 리버만 '애슬랫 앨리' 정책 및 프로그램 담당자는 "FINA의 정책에 명시된 여성 부문 자격 기준은 모든 여성의 신체에 적용되며, 이번 정책은 여성 부문에 출전하려는 선수의 사생활과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지 않고는 시행될 수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리아 토마스는 앞서 2019년 호르몬 대체 요법을 시작하기 전까지 대학 남자부에서 활약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리아 토마스는 앞서 2019년 호르몬 대체 요법을 시작하기 전까지 대학 남자부에서 활약했다

사이클링에 이어 수영계도 규정 강화

한편 FINA에 앞서 지난 16일 국제사이클연맹(UCI)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들의 혈액 속 테스토스테론 수치에 대한 규제치를 높이고,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기준치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기간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늘렸다.

한편 FINA의 이번 결정에 따라 미 펜실베니아 대학 출신의 트랜스젠더 수영선수 리아 토마스에 화제가 집중되고 있다.

토마스는 지난 3월 미 아비리그 챔피언십 500야드 자유형 경기에서 첫 개인 우승을 차지했다.

토마스는 앞서 2019년 호르몬 대체 요법을 시작하기 전까지 대학 남자부 수영팀에서 3시즌 동안 선수로 활약한 바 있다.

대학, 미국 대표 팀, 올림픽 출전 선수 등을 포함한 수영인 300여 명이 토마스와 다른 트랜스젠더, 논바이너리(non-binary) 선수를 지지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으나,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 부문 출전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선수와 단체도 있다.

토마스와 같은 팀에 속한 일부 동료 선수들과 이들의 부모들은 성전환에 대한 토마스의 권리는 지지하나, 토마스가 여성으로 출전하는 건 불공평하다며 익명으로 서한을 발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월 미국수영연맹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트랜스젠더 수영선수에 관한 규정에 변화를 줬다.

이에 따라 트랜스젠더 선수는 형평성을 위해 경기에 참여하기 전 36개월간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기준치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에는 처음으로 성전환 선수가 출전하기도 했다. 여성으로 성전환한 뉴질랜드 출신 역도 선수 로렐 허바드가 그 주인공이다.

전문가의 의견은?

마이클 조이너 박사 (생리학자)

"남성의 사춘기에 증가하는 테스토스테론은 인간의 수행 능력에 있어 생리학적으로 결정적인 요소입니다. 이를 통해 왜 인간은 성별 간 수행 능력에 차이를 보이는지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성별 간 차이는 12세 전후로 도드라집니다."

"(호르몬 억제 요법 등으로) 테스토스테론이 억제되더라도, 테스토스테론이 주는 수행 능력 향상 효과는 유지될 것입니다."

애드리안 주코 박사(인권 운동가, 연구자, 변호사)

"(FINA)는 이번 정책이 법적인 성별, 성 정체성 또는 젠더 표현 등에 따라 선수들의 수영 대회 출전이나 기록 경신을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이번에 FINA가 신설하자고 제안한 '열린' 경쟁 부문은] 이러한 집단에 대해 이미 존재하는 차별과 소외를 악화해서는 안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정책은 수상 스포츠계가 트랜스젠더 등 다양한 젠더 구분에 따른 선수들을 포용하고 지원하는 첫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해야할 일이 더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죠."

산드라 헌터 박사 (운동 생리학자)

"14세 이상이 되면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크게 벌어집니다.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고 Y 염색체를 보유하고 있어 생리학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신체적 이점으로는 신장, 팔다리의 길이, 심장 및 폐의 크기 등 신체 구조적으로 근본적인 것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점들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하며 테스토스테론을 억제하거나 감소해도 유지될 것입니다."

서머 샌더스 (미국의 전 올림픽 여자 수영 금메달리스트)

"쉬운 문제가 아니죠. 여성부, 남성부를 포함해 트랜스 여성과 트랜스 남성을 위한 부문이 있어야 합니다."

"공정한 경쟁은 우리 사회의 지지대이자 필수 요소입니다. 경쟁의 공정성을 통해 매년 소녀와 여성 수백만 명이 참가하는 기존 스포츠 경쟁의 무결성을 지킬 수 있습니다."

스포츠계의 뜨거운 화두

트랜스젠더 선수의 스포츠 경기 참여와 관련해 현재 스포츠계 안팎에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러한 트랜스젠더 선수가 지닐 수 있는 장점이 있기에 여성 부문에 참가해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스포츠는 더 포용적이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영국의 중거리 육상 선수 출신인 서배스천 코 국제육상경기연맹 회장은 만약 스포츠 단체가 트랜스젠더 선수에 관한 규정을 잘못 적용한다면 여성 스포츠의 "온전성"과 "미래"는 "매우 불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 부문 경쟁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본질적으로 포용성과 스포츠의 공정성, 안전성 간의 균형으로 볼 수 있다. 즉, 이들 선수가 부당하게 이점을 누리거나, 경쟁자를 다치게 할 위험 없이 여성 부문에서 경쟁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현재 몇몇 종목에선 경기 전 정해진 기간에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기준치 이하로 유지하는 등 규칙을 지킨 트랜스젠더 선수만 참가할 수 있다.

그러나 남성으로서 사춘기를 보낸 운동선수는 이후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억제한다고 해도 계속 신체적 이점을 지니게 된다는 논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