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커스 동맹'에 뿔난 중국… '구시대의 냉전, 지역평화 해쳐'

동영상 설명, 중국에 맞서 미국을 지지한 호주의 '위험한 도박'

중국이 미국과 영국, 호주가 발족시킨 역사적인 안보협정 오커스(AUKUS)에 대해 "극도로 무책임하고 편협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미국과 영국은 오커스를 통해 처음으로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건조 기술을 제공하게 된다.

이는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알려졌다.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선 수년 동안 군사 도발이 있었으며 지금도 팽팽한 긴장감이 서려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커스가 "지역 평화를 심각하게 해칠 위험이 있으며 군비 경쟁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은 또한 오커스 동맹이 "구시대의 냉전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하고, 3국이 "스스로의 이익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오커스를 비난하는 비슷한 내용의 사설들을 실었고, 환구시보 사설은 호주가 "중국의 적으로 변모했다"고 논평했다.


미국은 60년 만에 외국과 잠수함 기술을 공유할 예정이다. 과거 오직 영국과 공유했던 기술이다.

호주는 이제 기존의 전력함대보다 더 빠르고 탐지하기 어려운 핵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게 됐다. 잠수함은 수개월 동안 물 속에 머무를 수 있고, 기존의 함대보다 더 멀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새로운 동맹관계 오커스는 미국 현지시간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간에 화상으로 이뤄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표됐다.

3국 정상들은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으면서도 지역 안보 불안이 "상당히 커졌다"며 거듭 우려를 표했다.

공동성명에선 "이 협정은 생각이 비슷한 동맹국들, 파트너들과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의 공동 가치를 보호하고 안보와 번영을 증진할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라고 밝혔다.

각국의 핵잠수함 보유 현황. 노란색은 핵 추진 탄도 유도탄 잠수함, 흰색은 그외 핵추진 잠수함
사진 설명, 각국의 핵잠수함 보유 현황. 노란색은 핵 추진 탄도 유도탄 잠수함, 흰색은 그외 핵추진 잠수함

전문가들은 오커스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3국 사이의 가장 중요한 안보 협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커스를 통해 호주는 세계에서 핵잠수함을 운용하는 7번째 국가가 된다. 이번 협정의 주인공은 핵잠수함이었지만, 사이버 대응이나 다른 해저 기술들도 공유될 예정이다.

비영리단체 아시아 소사이어티 호주의 기 베켄스타인은 "이는 3국 모두 중국의 공격적인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경계선을 긋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이 협정이 "전 세계의 안보와 안정을 유지"하며 "수백 개의 숙련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BBC에 중국이 "역대 최고의 군사비 지출 계획 중 하나를 실행하기 시작했다"며 "그 지역에 있는 우리의 파트너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견지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영상 설명, 남중국해 작은 암초를 둘러싼 전쟁

최근 몇 년간 중국은 남중국해를 포함한 일부 분쟁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수세기 동안 이곳을 지배해 왔다는 입장을 점점 강화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남중국해 군사화를 빠르게 추진해왔다.


미국도 군사력을 증강했으며, 일본·한국 등과 함께 맺은 역내 군사 동맹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전문가들은 호주에 핵잠수함을 주둔시키는 것이 남중국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호주 간의 긴장


중국은 호주의 가장 큰 무역국이며 양국은 과거에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호주가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 정책을 비난하고, 중국의 통신 대기업인 화웨이의 일부 장비를 자국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금지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발원지에 대한 조사를 지원하면서 관계에 금이 갔다.


중국은 지난해 호주산 와인에 최고 200%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수십개의 호주산 수출품에 제재를 가하는 보복으로 대응했다.

지난 16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몇 달간 중국은 호주가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경제 보복과 압박의 위협은 효과가 없으리라는 것을 똑똑히 봐 왔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배신감


그러나 프랑스는 오커스에 분노를 표했다. 프랑스는 호주에 최대 12척의 잠수함을 공급하는 500억달러(약 58조88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는데, 호주의 오커스 가입은 이 계약을 포기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프랑스 앵포(France Info) 라디오 인터뷰에서 "완전히 뒤통수 맞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우리는 호주와 신뢰 관계를 구축했지만 이 신뢰는 배신당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의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은 프랑스가 이 협정에 실망한 이유를 이해한다며, EU는 새로운 동맹에 대해 협의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보렐은 16일 "이 협정은 우리가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필요성을 다시 돌이켜보게 한다"며 "이는 EU가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프랑스와 "대단히 긴밀하게" 협력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우리는 프랑스와의 협력 관계에 근본 가치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