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전쟁 전략은 승리 아닌 '지구력'과 '억지력'에 초점

사진 출처, Reuters
- 기자, 아미르 아지미
- 기자, BBC 페르시아어 서비스
- 읽는 시간: 6 분
미국과 이스라엘을 상대로 확산되는 갈등 속에서 드러난 이란의 군사적 태도를 보면 전통적인 의미에서 승리를 목표로 싸우는 것이 아님을 볼 수 있다. 이란은 자신들이 정한 조건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
이슬람공화국의 지도부와 군 지휘관들은 수년 전부터 이 순간을 준비해 왔다.
이란은 자국의 지역적 야심이 결국 이스라엘이나 미국과 직접적인 충돌을 촉발할 수 있고, 한쪽과 전쟁을 벌일 경우 다른 한쪽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다. 이런 양상은 지난해 여름 12일간의 전쟁에서도 드러났다. 당시 이스라엘이 먼저 공격했고, 며칠 뒤 미국이 합류했다.
이번 교전에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은 동시에 이란을 공격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보유한 기술적 우위, 정보 역량, 첨단 군사 장비를 고려할 때 이란 전략가들이 단순히 전쟁에서 승리를 계획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사고일 것이다.
이란은 억지력과 지속성에 기반한 전략을 구축해 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 동안 이란은 다층적 탄도미사일 능력과 장거리 드론, 그리고 역내 무장 세력 네트워크에 막대한 투자를 해 왔다.
이란은 한계도 잘 알고 있다. 미국 본토는 타격 범위 밖에 있지만, 인접 아랍 국가들에 위치한 미군 기지는 그렇지 않다.
이스라엘 역시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사정권 안에 있으며, 최근 교전에서 이스라엘의 방공 시스템이 뚫릴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방공망을 통과하는 각 발의 탄도체는 군사적 의미뿐 아니라 심리적 압박도 함께 줄 수 있다.

이란의 계산에는 전쟁 경제학이 일부 포함돼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사용하는 요격 미사일 체계는 이란이 운용하는 다수의 단방향 자폭형 드론이나 일부 미사일보다 훨씬 고가이다.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미국과 이스라엘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위협을 막기 위해 고가의 자산을 소모할 수밖에 없다.
에너지도 전쟁 경제에서 중요한 지렛대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석유·가스 수송 통로 중 하나다. 이란은 이 좁은 해협을 완전히 봉쇄할 필요가 없다. 그럴듯한 위협이나 제한적인 교란만으로도 이미 유가는 상승했고,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긴장 완화를 요구하는 국제 압력도 높아질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란에 '에스컬레이션', 즉 전쟁의 확산은 상대를 군사적으로 패배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쟁 지속 비용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 된다.
이 지점에서 주변국 공격 문제가 나타난다.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오만, 이라크 같은 국가들에 대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은 미군을 주둔시키는 것이 위험을 수반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테헤란은 이들 정부가 워싱턴에 압박을 가해 작전을 제한하거나 중단하기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이는 위험한 도박이다. 공격이 확대될수록 이들 국가의 적대감이 강화되고, 결국 미국과 이스라엘 진영으로 더 확고히 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장기적 결과는 전쟁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어 이란을 더 고립시키는 방향으로 지역 정세가 기울 가능성이 있다.
만약 생존이 최우선 목표라면 적의 범위를 넓히는 것은 매우 위험한 선택이다. 그러나 테헤란으로서는 절제하는 것도 약함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위험을 동반한다.
현지 지휘관들이 일정 수준의 자율성으로 공격 타겟을 선정하거나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는 보도는 추가 질문을 낳는다.
이 정보가 사실이라고 해도, 이것이 반드시 지휘 체계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군사 교리는 강한 공격 상황에서도 작전의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분권적 요소를 오랫동안 포함해 왔다.
통신망은 도청과 교란에 취약하다. 고위 지휘관들이 표적이 되고 있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중 우세는 중앙의 직접적인 통제를 어렵게 만든다. 이런 조건에서 사전에 승인된 목표 목록과 위임된 발사 권한은 참수 작전에 대비한 의도적인 안전장치일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미군과 이스라엘의 지난달 28일 첫 공격에서 이란 최고지도자이자 총사령관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여러 혁명수비대 고위 인사들이 제거된 이후에도 이란 군이 작전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분산 구조에는 위험도 따른다. 현지 지휘관들은 불완전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도치 않은 목표, 특히 중립을 유지하려 했던 인접 국가들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통합된 작전 상황 파악이 어려워질수록 오판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러한 상황이 길어지면, 지휘·통제 체계 자체가 붕괴될 위험도 있다.
결국 이란의 접근 방식은 자신들이 상대보다 더 오래 고통과 비용을 견딜 수 있다는 믿음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렇다면 이는 일종의 계산된 '에스컬레이션' 전략이다. 버티고, 보복하고, 완전한 붕괴를 피하면서 상대 진영 내부의 정치적 균열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버티기에도 한계가 있다. 비사일 비축량은 제한돼 있고, 생산 시설은 지속적으로 공격받고 있다. 이동식 발사대 역시 이동 중에 표적이 되며, 이를 대체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논리는 이란의 상대들에게도 적용된다.
이스라엘은 방공 시스템에 완전히 의존할 수 없다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방어망이 뚫릴 때마다 국민 불안은 커지고 있다. 미국 역시 지역 확전 가능성, 에너지 시장 변동성, 장기 작전에 따른 재정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
양측 모두 시간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가정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둘 다 옳을 수는 없다.
이 전쟁에서 이슬람 공화국이 필요한 것은 승리가 아닌, 버티는 것이다.
이 목표가 실제로 달성 가능한지, 그리고 이웃 국가들과 관계를 영구적으로 악화시키지 않고 가능할지는 여전히 답이 없는 질문으로 남아 있다.
BBC 뉴스의 페르시아어 서비스인 BBC 페르시안은 이란 당국의 지속적인 차단과 전파 방해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약 2400만 명, 그중에서도 다수가 이란 내 이용자에게 도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