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한 달처럼 느껴집니다'.. 미국-이스라엘의 '끊임없는' 공습 속 이란 주민들의 이야기

테헤란의 어느 건물 잔해 더미 위에 이란 국기를 꽂는 남성

사진 출처, EPA

    • 기자, 파렌 타기자데
    • 기자, BBC 페르시아어 서비스
  • 읽는 시간: 6 분

테헤란에 거주하는 살라르(가명)는 "폭발이 얼마나 빈번하게 일어나는지, 주변이 얼마나 파괴되고 있는지, 지금 벌어지는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현 이란 이슬람 정권을 약화하고자 군사 및 정치 시설을 표적으로 삼으면서, 수도 테헤란은 2월 28일(현지시간)부터 강도 높은 공습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공습의 여파로 다른 지역들도 피해를 입었다. 이란 측은 지난 28일 미나브시의 한 여학교가 공격을 받아 아동을 포함해 160여 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미 백악관은 조사 중이라면서도, 미국은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테헤란에 거주하는 또 다른 주민은 BBC 페르시아어 서비스와의 방송에서 "12일 전쟁 때보다도 훨씬 더 심하다"고 토로했다. 이는 지난해 이스라엘과 이란 간 벌어진 12일간의 전쟁을 가리킨다.

계속되는 폭격 속 일부 이란인들은 가족의 안전을 걱정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현 정권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조국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내비치는 이들도 있다.

공습 초반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음에도, 공습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살라르는 "하루가 한 달같이 느껴진다"면서 "공격의 강도가 세다"고 했다.

최근 공습으로 집 전체가 흔들렸고, 유리가 깨지지 않도록 창문을 열어두어야 했다고 한다.

국제 언론사들은 이란 방문 비자를 발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현지 정보를 수집하기 매우 제한적이다. 게다가 인터넷 통제 조치로 인해 사태 파악이 더욱더 쉽지 않다.

현재 주민 대부분이 집에 머물며 생필품 구매 시에만 잠깐 외출한다.

이란 당국은 거리의 보안군 병력을 증강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란 국민들은 이를 아야톨라 사망 이후 드러난 반정부 목소리에 대한 대응으로 바라본다.

테헤란에 사는 25세 학생은 "곳곳에 검문소가 설치됐다. 그들은 자시 그림자조차 무서워하는 듯하다"고 했다.

"우리 모두 시민들이 다 같이 밖으로 뛰쳐나와 승리할 그 위대한 순간, 최후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어요."

이 학생에 따르면 달걀과 감자 같은 필수 식료품 가격 또한 폭등했으며, 휘발유와 빵을 사기 위한 줄은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또 다른 테헤란 주민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았으며, 일부 현금자동입출기(ATM)도 작동을 멈추었지만, 슈퍼마켓과 빵집만은 영업 중이라고 전했다.

테헤란 도시는 "텅 빈" 느낌이며, 주민들은 "긴급한 이유"가 있어야만 집 밖으로 나선다는 설명이다.

"첫날만 해도 사람들은 구호를 외치며 행복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경찰 병력이 곳곳에 배치돼 있습니다."

살라르는 정권에 반대하는 발언을 할 경우 보안군이 위협을 가한다고 했다.

독립적인 현지 정보를 얻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살라르에 따르면 이란 보안군의 요구는 명확하다.

보안군이 "매일 (국민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만약 밖으로 나갈 경우 가혹하게 대응하겠다고 위협한다"는 것이다.

"한번은 누구라도 밖에 나가서 시위를 벌이면 '이스라엘 협력자로 간주하겠다'는 메시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메시지를 읽으며 불복종하는 순간 가혹한 대가를 치르거나 심지어 살해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언덕 위에서 연기가 나는 테헤란 도심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지난 2월 28일 이후 테헤란은 거의 끊임없이 폭격받고 있다

BBC 페르시아어 서비스는 테헤란에서 북동쪽으로 약 275km 떨어진 잔잔에 거주하는 카베(가명)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잔잔 역시 공습의 표적이 된 도시다.

카베는 "처음 3일간 우리 도시는 심한 폭격을 받았다"면서 "우리 머리 위로 전투기가 끊임없이 지나다닌다"고 했다.

그는 전쟁 발발 이후 공습받은 지역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로 하늘이 항상 뿌옇게 보였다면서, "아름다우면서도 동시에 끔찍한" 광경이었다고 했다.

살라르는 어느 도시가 안전할지 장담할 수 없지만, 우선 부모님을 북쪽으로 피신시켰다고 했다. 부모님이 살던 테헤란 샤리아티 지역은 주변에 공습의 표적이 된 군사 시설이 많다.

"어머니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 극심한 두려움에 떨고 계셨다"는 그는 이번 공습이 어머니가 1980년대 겪은 이란과 이라크 간 8년 전쟁 당시보다 더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살라르는 이처럼 매일 주민들이 테헤란을 떠나고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선택권이 있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제 친구의 할머니는 몸이 편찮으셔서, 가족들이 피신시키지도 못합니다."

한편 인터넷 차단 조치로 인해 이란 국민들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연락하기조차 쉽지 않다.

카베 또한 생존 문제와 더불어 가족 및 친구들과 계속 연락을 유지할 수 있을지, 신뢰할 만한 소식을 얻을 수 있을지 등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공격 첫날 정오쯤 인터넷 연결이 끊겼고, 2일간 다시 접속할 수 없었다.

카베와 살라는 모두 이란 정부가 차단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고자 VPN(가상 사설망)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 또한 원활하지 않다.

카베는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을 때마다 "해외에 거주해 이란 내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 친구들"에게 현지 상황을 전하거나 메시지를 대신 전해 주려고 한다.

통제선 뒤에 주차된 이란 경찰 차량

사진 출처, supplied

사진 설명, 현 정권은 테헤란 거리의 보안군 병력을 증강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 내 분위기가 워낙 삼엄하기에 최고 지도자 사망에 대한 국민들의 전반적인 반응을 추측하기는 가늠해보기는 어렵다.

일부는 거리로 나와 환호하기도 했지만, 현 정권이 주도하는 애도 행사에도 사람들이 모였다.

카베는 처음에는 하메네이의 사망 소식을 믿기 어려웠다.

"그런 소식을 접하면 순식간에 행복해지리라 상상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제 인생의 거의 모든 시간과, 저와 같은 수백만 명의 삶이 망가졌고,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이렇게 한순간에 사라졌다는 사실이 저를 진심으로 분노하게 합니다."

한편 살라르는 최고 지도자 사망 소식에 거리에서 축하 행사가 벌어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공격 이후 도시는 도시 분위기는 매우 삼엄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두 사람 모두 이번 전쟁이 자신들과 가족, 더 나아가 조국에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아직 장담하지 못한다.

살라르는 "모두의 삶의 달라질 것"이라면서 많은 이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지지하는 왕정주의자들(이란의 전 왕세자를 지지하는 세력)은 우리가 겪는 이 현실을 전혀 모릅니다."

그러면서도 는 "그들이 이런 일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카베는 이 전쟁이 "생각했던 것만큼 빨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느낀다.

"하지만 제 희망은 꺾이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날마다 더 굳건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작전' 이후에 상황에 대해 가늠할 수 없다"는 그는 "그러나 이 작전이 없었다면 분명히 더 나쁜 일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적어도 이런 방식으로는 우리의 삶과 내일을 위한 기회가 남아 있으니까요."

추가 보도: 알렉스 보이드, 곤체 하비비아자드, 캐롤라인 하울리, 톰 맥아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