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게 타오르는 밤' … 석유 저장소 공격 당시 상황을 목격한 이란인들의 증언
- 기자, 곤체 하비비아자드
- 기자, BBC 페르시아어 서비스
- 읽는 시간: 4 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란 주민들은 BBC에 간밤에 여러 석유 저장소가 공격받은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 주민은 "마치 밤이 낮이 된듯했다"고 표현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란 석유부 소식통을 인용해 테헤란과 서부 카라즈 소재 에너지 저장소가 공격받았다고 보도했다.
테헤란 소재 한 저장소 인근 거리가 화염에 휩싸이는 가운데 상점과 주택들이 불타고 있다고 말하는 어느 남성의 목소리가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한 주민은 BBC에 "그래도 카라즈에서는 하루 동안은 조용했는데, 이제 다시 아수라장이 됐다. 저들이 다 날려버렸다"고 토로했다.
카라즈에 거주하는 또다른 30대 남성은 "붉은 불빛이 주위를 환하게 비추기 시작했고, 그 뒤를 이어 문이 덜컹거릴 정도의 (강한) 충격파가 몰아쳤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하늘이 다시 환해지더니 거대한 붉은 구름이 나타났다. 우리는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다"면서 옥상으로 올라가 상황을 둘러보니 인근 석유 저장소가 불타고 있었다고 전했다.
BBC는 신원 보호를 위해 인터뷰에 응한 이란 주민들의 신원을 밝히지 않는다.
한편 이란 당국은 수도의 대기질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령을 내렸다.
에스마일 바카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공습으로 "유해하고 유독한 물질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고 있으며", 이는 "대규모로 인명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테헤란의 한 여성 주민은 도시 전체가 연기로 뒤덮였다고 전했다.
"타는 냄새가 계속 납니다. 해가 보이지 않습니다. 끔찍한 연기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정말 지칩니다."
카라즈에 사는 또 다른 남성은 저장소를 노린 공격으로 인해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고, 불길이 몇 시간이나 타올랐다"고 설명했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암살과 함께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이제 2주 차에 접어들었다. 이에 맞서 이란은 중동 내 미국의 동맹국 및 자산을 공습하고 있다.
최근 하메네이의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차기 최고 지도자로 임명됐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출처, Reuter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이란 정부가 미국에 임박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논리로 이번 공격을 정당화한다. 이란은 자국의 핵 프로그램은 전적으로 평화적인 목적이라고 주장한다.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에 따르면 이번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현재까지 이란 민간인 최소 1332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부상당했다.
하지만 테헤란의 일부 이란인들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이번 공습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테헤란에 사는 20대 남성은 "사람들은 집에서 피신하고 있으며, 정부가 무너져 우리가 예전처럼 다시 거리로 나설 수 있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영 TV 방송에서 미국, 이스라엘, 또는 레자 팔라비(이란 마지막 샤의 아들)를 "옹호하는 발언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죽임당할 것"이라는 경고를 했다고 덧붙였다.
테헤란의 또 다른 여성은 이 전쟁이 "끔찍하다"면서도 현 정권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감수할 만한 대가라고 했다.
"여기에 있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정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있었다면 우리도 전쟁이라는 이렇게 큰 대가를 치르려 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란 사람들은 호전적이거나 어리석지 않습니다. 너무나 많은 고통을 겪어 한계에 다다랐고, 그저 평범한 삶을 원할 뿐입니다."
하지만 테헤란의 또 다른 여성은 전쟁이 끝나고도 현 정권이 권력을 유지한다면 벌어질 상황이 두렵다고 했다.
"설령 전쟁이 끝나고 우리가 살아남는다 해도 … 분명히 그 대가는 매우 클 것이고, 오랫동안 이전보다 더 나쁜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그는 "특히 이 자들이 계속 권력을 잡고 있다면 더욱 그럴 것 같다"고 했다.
"누가 권력을 잡을지도 모르겠습니다."
BBC 뉴스의 페르시아어 서비스인 'BBC 페르시안'은 이란 당국의 지속적인 차단과 전파 방해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약 2400만 명에게 도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대다수가 이란 내 이용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