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시몬 바일스가 체육계의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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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4관왕의 주인공 시몬 바일스(24)가 단체전 경기 포기에 이어 29일 열리는 개인종합 결선에도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가 출전 포기 이유를 솔직하게 말하면서 앞으로 스포츠계에서 정신건강을 대하는 방식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앞서 바일스는 지난 27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에 출전했다가 4개 종목 중 도마 한 종목만 뛰고 기권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체조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그의 기권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그는 정신건강 문제를 이유로 개인종합 결선에도 출연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국가나 단체의 목표보다 자신의 정신건강을 우선하는 선례를 남겼다.
체조 주치의 래리 나사르(58)의 성폭력 생존자이기도 한 바일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는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돌보고 몸을 지켜야 한다"며 "우리도 결국 사람"이라며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의 팬들뿐 아니라 여러 스포츠 동료들도 바일스의 결정을 응원했다. 자메이카 체조 선수인 다누시아 프란시스는 "시몬 바일스는 다른 그 무엇보다 자신의 정신건강을 우선시함으로써 모두에게 힘을 줬다"면서 "그는 여러 면으로 가장 위대하다"라고 말했다.
'기권도 용기가 있어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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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올림픽 하키 메달리스트 샘 퀘크는 BBC와 인터뷰에서 바일스가 자신의 올림픽 최저 기록을 정신건강 문제 탓으로 돌렸다는 식의 일부 보도를 보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바일스가 압박을 이겨낼 만큼 정신적으로 강인하지 않다'는 기사를 봤어요. SNS에서는 자기가 실력 발휘를 못하니까 정신건강 탓을 하며 기권했다는 식의 글도 있었고요. 정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용기가 있어야지만 이런 메이저 대회에서 기권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정신건강과 육체적 건강 모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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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영국 체조선수이자 2016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나일 윌슨은 바일스가 자랑스럽다며 그가 목소리를 높임으로써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운동선수들, 특히 시몬 바일스는 초인적인 재능 때문에 관심과 주목을 받는다"라면서 "나도 그를 여자 헤라클레스라고 부르는데 그가 느끼는 압박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선수들의 정신건강 코치로 일하는 세르히오 디아즈 박사는 바일스가 지난 며칠 동안 스포츠계에서 "여러 고정 관념을 깼다"고 분석했다.
"바일스가 공개적으로 말하고 SNS에 올린 글들이 엘리트 선수들이 정신건강 문제는 금기라는 인식을 무너뜨리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운동선수들의 정신건강 관리 방식을 변화시킬 뿐 아니라, 선수들의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사회적으로도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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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자 리비아 카스텔로 브랑코는 정신건강에 대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대단한 용기지만 "실제로 이 문제의 심각성을 측정하고 해결하기란 훨씬 더 어렵다"고 강조한다.
브랑코 박사는 사람들이 육체적인 문제로 선수가 탈락하거나 경기 도중 기권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BBC 브라질과 인터뷰에서 "예를 들어 무릎 인대가 찢어져 선수가 기권했을 경우 사람들은 거리낌 없이 이를 사실 그대로 얘기한다"고 설명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헬렌 리처드슨-월시 하키 선수는 BBC 방송에서 선수 건강의 모든 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어떤 메달을 집으로 가져오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의 신체와 정신건강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직 개선할 것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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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은 사상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열렸다. 선수들은 달라진 경기 방식과 운영 방식을 마주하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마크 애덤스 대변인은 올림픽 선수촌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며 선수단과 코치진에게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선수들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다"고 인정했다. 그는 "선수들의 정신건강뿐 아니라 일반적인 정신건강 문제 또한 지난 몇 년 동안 활발히 논의돼 왔다"며 "이제 이 문제가 정말 표면 위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바일스의 기권 발표 후 미국체조협회는 "바일스가 추가 검진을 받고, 정신건강 회복에 집중하기 위해 도쿄올림픽 개인종합 결선에 기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진심으로 바일스의 결정을 지지하며, 자신의 건강을 우선시하는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러한 용기는 왜 그녀가 많은 이들에게 롤모델인지 보여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