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고층 아파트 단지 대형 화재에 대해 알려진 사실은?
- 기자, 티파니 웨르트하이머
- 기자, 이베트 탄
지난 26일(현지시간) 오후 한 고층 공공주택 단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현재까지 9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홍콩에서 60여 년 만에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화재 참사다. 270여 명이 실종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주민 수천 명은 인근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화재 발생 다음 날까지도 고층 건물 여러 채가 여전히 불길에 휩싸였으며, 짙은 연기가 하늘로 피어오르며 홍콩의 스카이라인을 뒤덮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대화재와 관련하여 과실치사 혐의로 남성 3명이 체포되었으며 수사가 시작되었다.
중국 국영 매체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임무 수행 중 사망한 소방관"을 포함한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화재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국 국영 매체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임무 수행 중 사망한 소방관"을 포함하여 희생자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아직 이번 화재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을 살펴봤다.
화재는 언제, 어디서 처음 발생했나
불길은 홍콩 북부 타이포 지역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 '웡 푹 코트(Wang Fuk Court)'에서 현지 시각으로 오후 2시 51분경 발생했다.
타이포 지역구의 무이 시우-펑 의원은 BBC 중국어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웡 푹 코트는 31층짜리 고층 아파트 총 8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7동이 화재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1983년에 지어진 이 아파트들은 화재 당시 외벽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타이포는 홍콩 북부의 주거 지역으로, 중국 본토 광둥성 선전시와 그리 멀지 않다.
홍콩 정부가 2021년 실시한 인구조사에 따르면 이 단지는 1984세대 규모로, 주민 수는 4600여 명에 이른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웡 푹 코트에 거주민의 약 40%가 65세 이상이다.
일부 주민은 이 정부 지원 공공 분양주택 단지의 첫 입주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계속 거주해오고 있다.

화재의 원인은?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27일 새벽 홍콩 안보국장은 예비 조사 결과 불길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퍼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지 경찰은 건물 외부에서 방화 기능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그물망과 플라스틱 시트가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건물 창문에서는 스티로폼도 발견되었는데, 경찰에 따르면 스티로폼과 다른 건축 자재들이 결합하여 불길이 급속히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이번 이 치명적인 화재와 관련해 과실치사 혐의로 52세부터 68세까지의 남성 3명을 체포했다. 이 중 2명은 건설사 이사이며, 나머지 1명은 엔지니어링 컨설턴트다.
경찰 대변인은 해당 업체 고위 경영진들의 의심되는 행위 혹은 직무 태만 가능성 등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회사 책임자들의 심각한 과실로 이번 사고가 발생했고, 불길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번지면서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볼만한 근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부 주민들은 아파트 화재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얼마나 심각한 화재인가?
이번 화재는 최소 63년 만에 발생한 홍콩에서 발생한 최악의 화재로, 현지 소방 화재 경보 단계 최고 등급인 5급을 발동했다.
첫 신고가 접수된 뒤 40분 만에 4급 경보가 발령되었으나, 약 3시간 30분 후인 오후 6시 22분 한 단계 상향 조정되었다.
현지 언론은 건물 내부에서 폭발음이 들렸으며, 소방 호스가 건물 고층부까지 닿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데릭 암스트롱 찬 홍콩 소방처 부처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워낙 열기가 뜨거워 소방관들이 건물 내부로 진입하여 구조 작업을 벌이기 힘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소방관 767명, 소방차 128대, 구급차 57대, 경찰관 약 400명이 현장에 투입되었다.
사상자에 대해 알려진 바는?
사망자 중에는 샤틴 소방서에서 9년간 근무한 호 와이-호(37) 소방관도 있다.
소방 당국은 오후 3시 30분경 연락이 두절되었고, 약 30분 후 쓰러진 그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호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앤디 융 홍콩 소방처장은 "헌신적이고 용감한 소방관의 죽음에 깊이 애도한다"고 밝혔다.
홍콩 소방처에 따르면 소방관 최소 1명이 추가로 병원에 입원 중이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확성기를 이용하여 주민들이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대피한 주민들이 지낼 곳은?
당국은 대피한 주민들이 머물 수 있도록 여러 임시 쉼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따르면 그중 퉁 청 스포츠 센터 대피소의 경우 이미 만원 상태라, 주민들을 다른 대피소로 안내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주택단지 바로 건너편에는 퀑 푹 주민센터가 있으나,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주민들을 더 멀리 떨어진 다른 대피소로 이동시켰다.
BBC 중국어 서비스의 제미니 청 기자는 고령의 주민들이 지팡이나 휠체어 등에 의존하여 대피소에 도착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AFP 통신은 존 리 홍콩행정장관의 발언을 인용하여 주민 최소 900명이 이러한 임시 쉼터에서 생활 중이라고 보도했다.
홍콩 교육처는 공식 웹사이트에 피해 학교 목록을 게시하며, 타이포 지역 내 학교 6곳이 27일 휴교한다고 발표했다.
크리스 탕 홍콩 안보국장은 성명을 통해 화재 피해 관리를 위해 긴급 모니터링 및 지원센터가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홍콩 경찰은 사상자 관련 문의 전용 핫라인도 개설했다.
화재를 키운 원인은?

사진 출처, Reuters
웡 푹 코트의 아파트는 외벽 리모델링 공사를 위해 건물 끝까지 대나무 비계와 녹색의 건설용 그물망으로 뒤덮인 상태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경찰은 불길이 급속히 번진 주요 원인으로 그물망, 플라스틱 시트, 스티로폼 등 리모델링에 사용된 자재를 지목했다.
건설 분야의 비정부기구(NGO)인 'Chinat 모니터'의 제이슨 푼 회장은 '이니티움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화재 원인이 무엇이든 건물 외부에 적절한 그물망만 설치되어 있더라도 화재 확산을 제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준치 아래의 그물망이 불길을 빠르게 키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공학 전문가는 이니티움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홍콩 전역에서 널리 사용되는 그물망은 대부분 난연 소재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에 따르면 비계 주변에서는 판지, 각종 잔해, 도료희석제 등이 흔히 발견되는데, 날씨가 건조해지면서 이 또한 화재를 키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BBC가 인터뷰한 화재 안전 전문가는 홍콩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대나무 비계가 불길이 퍼지는 데 일부 역할을 했을 것이라 말했다.
올해 3월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홍콩 정부 개발국은 안전 문제로 대나무 사용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려 노력해왔다.
화재가 아닌 추락 등의 기타 안전 사고이었긴 하나, 홍콩 내에서 비계 관련 사망 사고가 잇따르자 대나무 대신 금속 비계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홍콩 이공대학의 장 리밍 교수는 웡 푹 코트의 아파트 동은 1980년대에 지어진 "상대적으로 노후화"된 건물들로, "창문도 불에 잘 견딜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식 건물에서는 이중창을 사용하지만, 아마 이 건물들은 단일창이었을 것입니다 … (이로 인해) 화염에 의해 쉽게 파손되고, 화염이 외벽을 통해 유입됩니다."
추가 취재: 잭 라우(BBC 글로벌 차이나 유닛), 제미니 청(BBC 중국어 서비스, 홍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