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도심 저소득층 거주 건물 화재로 74명 사망… '갱단이 운영하던 건물'

사진 출처, REUTERS
- 기자, 사만다 그랜빌, 앤투아네트 래드포드
- 기자, BBC News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도심에서 지난 31일(현지시간) 새벽 소외 계층이 주로 거주하는 한 건물에 대형 화재가 발생해 수십 명이 사망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사회에 “경종을 울린”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해당 건물은 노숙인 등이 주로 거주하던 5층짜리 건물로, 이번 화재로 어린이 12명 등 총 74명이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 또한 50여 명에 이른다.
앞서 요하네스버그시는 해당 건물이 원래 시 소유였으나, 카르텔로 넘어갔다고 밝혔으며, 당국은 이번 화재의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라마포사 대통령은 화재 현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건을 제대로 조사해 향후 비슷한 비극을 막기 위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심 주택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나가기 시작해야 한다는 경종과도 같은 사건”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라마포사 대통령은 원래 이 건물은 폭력 피해 여성 및 아동을 위한 곳이었으나, 건물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면서 ‘하이재킹’ 당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주변 지역엔 버려지거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등 거주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건물이 많다.
그러나 이곳엔 노숙인뿐만 아니라 대부분 다른 아프리카 국가 출신인 불법 이민자 등 수많은 주민이 살고 있는데, 주인이나 시 당국이 버린 건물들을 지역 갱단이 ‘하이재킹’해 임대료를 받고 운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건물엔 보통 수도 시설이나 화장실, 혹은 합법적인 전기 시설이 미비하다.
남아공은 만성적인 주택 부족 문제에 시달리는 국가로, 요하네스버그에서만 약 1만5000명이 집 없이 살아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화재 신고 접수 10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를 치하하는 한편 “이 문제를 정면 돌파해 도심의 주거, 주택 및 (공공) 서비스 부족 문제를 해결할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플로이드 브링크 요하네스버그시 시행정 담당관은 이번 화재로 200가구가 피해를 입었으며, 이들에게 머물 곳을 제공하고자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HANDOUT VIA REUTERS
로버트 물라웃지 구급대 대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불길이 건물을 뒤덮긴 했으나, 다행히 소방대가 출동해 일부 입주민들을 구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물라웃지 대변인은 제대로 관리 및 운영되던 건물이 아니었기에 여러 임시 구조물과 잔해 속에서 수색 및 구조 작업을 펼치기 쉽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물라웃지 대변인의 X(구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영상에선 창문이 불에 타버린 건물 밖으로 소방차와 구급차가 출동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현장 사진엔 불에 탄 건물 근처에 천으로 덮인 시신 몇 구가 줄지어 놓인 모습도 담겼다.
한편 화재 건물 밖에서 24살 된 딸을 찾고 있다는 한 여성은 기자들에게 “건물이 불길에 휩싸였다는 말을 듣자마자 이곳에 와서 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오긴 왔는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제대로 몰라서 계속 불안합니다. 갈피를 잡을 수 없습니다. 너무나도 불안하고, 딸이 살아있는지조차 모르겠습니다.”

현장을 방문한 카벨로 과만다 요하네스버그시 시장은 화재 건물과 유사한 ‘하이재킹’ 건물에 살고 있는 입주민들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이러한 건물들을 공공 주택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만다 시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무차별적인 힘으로 밀어붙이지 않을 것”이며, “섬세한 전략을 쓰고자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요하네스시 정부가 이번 비극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인지 묻는 말에 과만다 시장은 시 당국은 도시 전역에 퍼져 있는 카르텔 ‘하이재킹’ 건물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화재 직후 온라인상에 올라온 화재 희생자와 생존자를 향한 외국인 혐오성 발언에 대해 많은 남아공인이 비난을 가했다.
추가 보도: 말루 쿠르시노, BBC News 런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