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이 너무 많네'…오버투어리즘에 대응하는 국가들의 파격 전략

큰 횡단보도를 건너는 수십 명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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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린지 갤러웨이
  • 읽는 시간: 7 분

세계 여행자 수가 18억 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각 여행지는 몰려드는 인파를 통제하기 위해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새로운 대책을 시험하고 있다.

후지산 아래 벚꽃은 여전히 피어나고, 관광객들도 여전히 그곳을 찾는다. 하지만 올해는 축제가 열리지 않는다.

올해 일본 후지요시다시는 해마다 약 20만 명이 찾는 벚꽃 축제를 취소했다. 쓰레기 무단 투기와 사유지 침입, 심지어 관광객이 개인 주택에 무단으로 들어가는 사례까지 발생하자 주민들의 불만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는 전 세계 관광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향해가는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2025년 일본은 역대 최대인 약 4300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했다. 유럽에는 전 세계 15억 명의 국제 관광객 중 절반 이상이 방문했다. 전 세계 여행자 수는 2030년쯤이면 18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관광으로 인한 부담을 관리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극단적으로 여겨졌을 조치도 도입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혼잡도 관리 시스템 구축, 물리적 장벽 설치, 외국인 입장료 3배 인상, 유명 축제 전면 취소 등이 그 예다.

많은 국가는 여전히 관광객을 환영한다. 다만 방문 시기와 목적지를 좀 더 분산하고,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주기를 바랄 뿐이다. 가장 적극적인 접근법을 시험 중인 국가들의 관광 당국과 업계 관계자들을 취재했다.

일본: 차단과 제한

벚꽃 축제 취소는 최근 일본이 오버투어리즘에 대응하기 위해 펼치는 노력을 보여준다. 2024년에는 후지카와구치코 지역이 후지산 촬영 명소에 관광객 접근을 차단하는 대형 가림막을 설치했다. 일부 방문객이 지붕에 올라가거나 안전요원의 지시를 무시하고 규정을 위반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몰린 일본 로손 편의점 앞에 가림막을 설치하는 인부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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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2024년,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후지산 촬영 명소의 관광객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대형 가림막을 설치한 일본의 사례가 헤드라인을 장식한 바 있다

오랫동안 방문객 과밀 문제로 고심해 온 교토는 기온 역사 지구 내 일부 골목의 출입을 제한하고 게이샤 사진 촬영을 금지했다. 기온은 교토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다. 최근에는 디지털 기반 인파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관광을 보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예를 들어 교토가 새로 도입한 혼잡도 예측 프로그램은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기 가장 적절한 날짜와 시간을 안내한다. 앱 '스마트 내비(Smart Navi)'는 실시간 혼잡도를 보여주고, '숨은 보석(Hidden Gems)' 이니셔티브를 통해 관광객이 유명 사찰에 집중되지 않도록 비교적 한적한 지역 여섯 곳을 소개한다. '핸즈프리 교토(Hands Free Kyoto)'는 짐 운송 및 보관 서비스를 제공해 대중교통 혼잡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교토시 지속가능관광추진과 오노 코사쿠 과장은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만능 해법은 없지만, 시민의 일상을 보호하면서도 방문객이 편안한 체류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사들도 오버투어리즘에 대응하고 있다. 비콥(B Corp) 인증을 받은 여행사 인사이드 트래블 그룹은 일본 여행 상품을 비교적 방문객이 적은 지역 다섯 곳(도야마, 나고야, 나가사키, 아오모리, 야마구치)으로 의도적으로 전환했다. 이 회사의 팀 오크스 전무이사는 "오버투어리즘은 여행 산업의 미래를 위협하는 핵심 문제이며, 업계가 정면으로 대응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우리가 선택한 다섯 지역은 방문객을 환영하지만 과밀화는 원하지 않는 곳들입니다."

미국: 해외 방문객 추가 요금

미국은 보다 직접적으로 재정 측면의 접근법을 택했다. 8500만 에이커에 걸쳐 433개 공원으로 구성된 국립공원 시스템은 미국 관광의 핵심 자산이다. 그러나 전체 국립공원 방문객의 절반이 상위 25개 공원에 집중되면서 극심한 혼잡과 긴 대기 줄, 쓰레기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2026년부터 미국은 옐로스톤, 요세미티, 그랜드 캐니언 등 11개 인기 국립공원에서 외국인 방문객에게 1인당 100달러(약 14만원)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모든 미 연방 휴양지를 이용할 수 있는 연간 패스 '아메리카 더 뷰티풀'도 미국 시민권자는 80달러(12만원)인 반면, 외국인에게는 250달러(36만원)가 부과된다.

이 조치는 외국인 비거주자의 이용료 인상을 지시한 내무부 행정명령에 따른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적 확인 절차로 인해 입구 대기 시간이 오히려 더 길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협곡 한복판에 서 있는 한 사람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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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미국 국립공원의 혼잡도를 완화하기 위해, 여행객들에게 유타주의 캐니언랜즈처럼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지역을 방문할 것이 권장되고 있다

국립공원 안팎의 업계 관계자 중 일부는 이러한 전략이 과밀화를 해결할 만큼 충분히 견고하다고 보지 않는다. 옐로스톤과 그랜드 캐니언, 자이언, 모압, 요세미티 인근에서 프라이빗 여행 서비스를 운영하는 EXP 저니스의 공동 창립자 케빈 잭슨은 "단순한 요금 인상만으로는 성수기 오버투어리즘을 유의미하게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공원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며, 우리가 기획하는 여행 유형의 총 비용에서 추가 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는 일부 해외 여행객들이 추가 요금이 적용되지 않는 덜 알려진 공원, 예를 들어 유타주의 캐니언랜즈 국립공원 등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목적지 마케팅(특정 지역을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하고 홍보하는 전략) 기업 스파크의 부사장 듈라니 포터는 이번 사안의 이면에 더욱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가 내재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격 정책은 방문객 관리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라며, 자이언이나 요세미티 같은 명소의 혼잡도는 주로 국내 여행 패턴, 학사 일정, 그리고 제한된 도로 및 주차 공간의 수용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포터는 이번 정책이 국립공원 인근의 '관문 도시(접경 지역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외국인 방문객이 지역 관광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인 만큼, 작은 거부감만으로도 호텔, 식당, 여행사 등 관련 업계 전반에 연쇄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오버투어리즘은 근본적으로 시스템의 문제이지, 단순히 가격 설정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메이카: 관광 성수기 쏠림 현상 재편

반면 자메이카는 규제가 아닌 인센티브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25년 허리케인 '멜리사'로 인한 피해 이후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 카리브해 섬나라는, 방문객들이 비수기에 여행하도록 독려하는 창의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3월부터 자메이카 관광청은 제트블루, 웨더프롬과 협력하여 11월 말까지 예약된 모든 자메이카 패키지 상품을 대상으로 허리케인 시즌을 포함한 우천 보상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무 뒤로 보이는 푸른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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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자메이카는 허리케인 시즌을 포함한 비수기 여행을 장려하기 위해 특정 패키지 상품을 대상으로 우천 보상 서비스를 시행하려 한다

기상 상황이 "폭우" 기준을 충족할 경우, 해당 서비스를 신청한 여행자는 여행을 이어가면서도 비용은 자동으로 환불받게 된다. 이를 통해 여행자들은 비가 오는 동안에도 킹스턴의 밥 말리 박물관이나 나소 밸리의 럼 시음 체험 같은 자메이카의 매력적인 실내 관광지들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제트블루 베케이션즈를 운영하는 페이즐리의 제이미 페리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들은 연중 언제든 안심하고 자메이카 여행을 예약할 수 있으며, 이는 계절별 방문객 유입의 균형 있는 분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비수기 여행의 잠재적 리스크를 줄임으로써 여행객에게는 더 나은 경험을, 지역 사회에는 안정적인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는 상생 구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알고리즘을 활용한 인파 관리 시스템

유럽에서 가장 격렬하게 관광 반대 시위가 일어났던 마요르카는 과밀 문제의 해법을 AI에서 찾고 있다. 마요르카는 올해 말 새 웹사이트에 AI 기반 플랫폼을 통합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실시간 방문객 데이터를 활용해 인기 명소를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간을 안내한다. 동시에 유리 공예나 전통 직조 방식인 라트라 체험, 와이너리 및 올리브 오일 생산지 방문처럼 덜 알려진 대안적 여행 코스를 제안한다. 이는 "해변과 태양"으로 대표되는 기존 이미지를 넘어 마요르카의 더 깊은 매력을 탐험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최근 부임한 기옘 기나르 관광부 장관 겸 마요르카 책임 관광 재단 이사장은 "마요르카 지능형 목적지 플랫폼(PID)을 통해 교통, 숙박, 자원 정보를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했다"며 "이를 통해 방문객 흐름을 예측해 여행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보다 효율적인 정책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기술적 대응과 더불어 마요르카 책임 관광 재단은 '카 노스트라(Ca Nostra·우리의 집)'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방문객과 거주민 모두가 마요르카를 '잠시 머무는 자신의 집'처럼 여기고, 이곳의 풍경과 전통, 그리고 공동체를 보호하겠다고 다짐하도록 장려한다.

덴마크: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넛지' 전략

덴마크 코펜하겐은 2030년까지 관광 성장률이 최대 24%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유럽의 신흥 인기 관광지다. 오버투어리즘의 폐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코펜하겐은 행동 유인책을 실험 중이다. 2024년 도입된 '코펜페이(CopenPay)'는 방문객이 운하의 쓰레기를 수거하며 카약을 타거나 자전거로 박물관을 찾는 등 지속 가능한 활동을 하면, 이를 통해 체험 비용을 "지불"할 수 있게 한 프로그램이다.

자전거 수십 대가 서 있는 코펜하겐 거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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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코펜페이를 활용해 방문객들이 자전거를 타고 박물관을 방문하도록 장려하고 있는 코펜하겐

코펜페이에는 현재까지 3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참여했으며, 시행 기간 중 자전거 대여율은 59% 급증했다. '원더풀 코펜하겐'의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및 행동 전략 담당 이사인 리케 홀름 페테르센은 "참여자의 약 절반이 독특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위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또한 참여자 10명 중 7명은 자전거 이용이나 분리배출 생활화 등 캠페인을 통해 얻은 새로운 습관을 귀국 후에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델은 전 세계 100곳 이상의 관광지로부터 관심을 끌었으며, 베를린과 노르망디 등지에서도 현지 실정에 맞춘 비슷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페테르센은 "많은 참가자가 모든 도시에 이런 제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고 말했다. "여행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습니다. 여행자들은 이제 자신이 머물렀던 곳이 처음 왔을 때보다 더 나은 상태가 되게 한 후 떠나고 싶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