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도시를 뒤흔든 미사일 폭격…꺾이지 않는 우크라 군의 사기

지난 10일 폭격으로 피해를 입은 키이우의 모습

사진 출처, EPA

사진 설명, 지난 10일 폭격으로 피해를 입은 키이우의 모습
    • 기자, 로버트 그리널
    • 기자, BBC News

러시아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및 드론 공습을 대거 감행하면서 최소 14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이에 따라 수도 키이우와 여러 도시의 민간인 지역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으며, 기반 시설이 공격받으면서 전력 공급이 끊긴 지역이 많다.

키이우가 러시아 공격의 표적이 된 것은 몇 달 만이며, 이전에도 키이우의 중심부를 공격하진 않았다.

불과 3년 전 지어진 상징적인 보행자 및 자전거 전용 다리 또한 이번에 공격 대상이 됐다.

동영상 설명, 우크라이나 전쟁: 크림대교 보복성 공습에 긴급대피한 BBC 기자

생방송으로 현지 소식을 전하던 휴고 바체가 기자는 폭발음이 울리자 몸을 숙여 피해야만 했다.

이후 바체가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안전하게 있다고 전했으며, 호텔 지하 주차장에 머물면서 현장 소식을 보내왔다.

한편 이번 공습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8일 크림 대교(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다리)를 심하게 파손한 공격에 대한 보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크림 대교 공격에 책임이 있다는 비난과 함께 "테러 행위"라고 묘사했다.

그러나 국제 사회는 이번 공습에 대해 규탄하고 있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지구상에서 없애려는 "테러 국가"의 수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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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에 휩싸인 키이우'

키이우에 사는 바다흐 부부는 이번 공격으로 공포에 질렸다
사진 설명, 키이우에 사는 바다흐 부부는 이번 공격으로 공포에 질렸다

키이우 공습 몇 시간 후 폴 아담스 BBC 특파원은 현지 분위기 파악을 위해 거리에 나섰다. 도시는 충격에 휩싸여 있었다.

키이우에 사는 올레나와 발레리 바다흐 부부는 집 근처 공원과 어린이 놀이터가 공격으로 황폐해졌다며 자신들의 삶에도 구멍이 생겼다고 말했다.

발레리는 "평생을 여기서 살았다. 학교도 여기서 다녔다"면서 "이 공원을 관리하고 잔디도 심었다. 내 아들과 손자도 여기서 자랐다"고 언급했다.

크림 대교 공격 소식에 따른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행복감은 사라졌으며, 이젠 공포가 키이우를 뒤덮었다는 게 아담스 특파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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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하는 러시아 관료와 언론인

러시아 국영 방송 소속 언론인인 안톤 크라소프스키는 우크라이나 전역을 노린 이번 공격을 축하하는 영상을 게시했다

사진 출처, Anton Krasovsky

사진 설명, 러시아 국영 방송 소속 언론인인 안톤 크라소프스키는 우크라이나 전역을 노린 이번 공격을 축하하는 영상을 게시했다

한편 이번 공습은 푸틴 대통령 지지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들은 최근 잇따른 러시아의 부진에 불만을 품으며 더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다.

사라 레인스포드 BBC 기자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우울하고 낙담한 모습을 보였던 러시아의 관료들과 TV 진행자들이 이젠 환호하며 이번 공격을 축하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어느 언론인은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채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며 환호하는 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

크림 대교 공격과 같은 "테러 행위"에 대해 추후 "매우 가혹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이번 전쟁이 암울한 새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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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우리 땅입니다'

우크라이나 군인 올렉시는 최근 도네츠크에서 거둔 성공이 위안이 댔다고 말했다
사진 설명, 우크라이나 군인 올렉시는 최근 도네츠크에서 거둔 성공이 위안이 댔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및 남부 전선에서 불리해져 가는 상황에서 이번 공습은 러시아의 필사적인 행동이라는 게 여러 전문가의 의견이다.

돈바스 지역 내 조나단 빌 BBC 특파원의 취재 내용처럼 실제로 최근 우크라이나는 영토 탈환을 이어 나가면서 군의 사기는 크게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전우들과 함께 러시아 점령지 탈환에 나선 주 방위군 소속 올렉시는 "내가 있는 여긴 우리 땅이다. 이 토양조차 날 도울 것"이라며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가오는 겨울을 어떻게 견뎌야 할지 등 탈환 지역 주민들의 불안은 이어지고 있다는 게 빌 특파원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