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크림대교가 붕괴된 원인은?

동영상 설명, 영상: 크림대교가 폭발하는 순간 (시청 주의)
    • 기자, 폴 애덤스
    • 기자, BBC 뉴스, 키이우

지난 8일(현지시간) 크림(크름)대교(케르치해협 대교) 폭파 원인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한 많은 가설들이 있지만, 모두 신뢰할만한 것은 아니다.

러시아는 폭탄이 트럭으로 옮겨졌다고 빠르게 발표하면서도 구체적인 배후가 누군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다리를 공격했다며 이를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비난했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보안 카메라 영상에 따르면 트럭은 다리로부터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러시아 도시 크라스노다르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 트럭은 폭발 당시 다리를 건너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트럭 소유주는 크라스노다르 출신 25세 남성 사미르 유스보프이며, 운전자는 그의 손위 친척인 막히르 유스보프라고 밝혔다.

하지만 영상을 정밀 분석한 결과 트럭은 폭발과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구분선

영상에서 트럭이 다리의 높은 부분을 오르기 시작할 때 트럭의 바로 뒤 한쪽에서 커다란 불덩어리가 치솟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러시아에서는 트럭이 폭탄을 싣고 있었다는 의혹이 의심스러울 만큼 빠르게 퍼졌다. 이를 통해 러시아 정부가 테러 행위보다 한 가지 가능성을 더 두려워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우크라이나의 의도적 사보타주(파괴공작) 행위다.

한 전직 영국군 폭발물 전문가는 BBC에 "나는 수많은 차량 탑재 IED(급조폭발물)를 경험했다"며 "이번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리 아래에서 폭발이 발생했다는 것이 좀 더 설득력 있는 가설이라고 주장했다. 이 경우 은밀한 해상 무인 항공기를 사용해 폭발물이 전달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교량은 일반적으로 상판을 내리누르는 하중과 바람에 의한 측면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됐다"며 "대신 위로부터 전달되는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된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측이 이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폭발이 일어나기 바로 전, 다리 옆에 작은 배가 전진하면서 생기는 작은 물결 같은 것이 생겼다고 주장한다.

이 배의 정체는 무엇일까?

동영상 설명, 영상: 크림대교 폭발을 일으킨 원인은 이것?

지난달 21일 러시아 소셜미디어에는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 위치한 러시아 해군 기지 근처에 상륙한 수상한 무인 보트 사진이 공유됐다.

이 배는 커다란 검은색 카약 형태로, 뱃머리에 센서가 부착됐고 상단에는 잠망경 형태의 하얀색 기기가 달려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 배는 바다로 예인돼 폭파됐다.

러시아가 통제하는 세바스토폴의 주지사는 "무인 보트의 일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조사가 끝난 후 해당 물체는 바다에서 폭파됐으며, 이 과정에서 사상자는 없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가 비밀 장비를 활용하고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가 있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영국 폭발물 전문가는 "우크라이나가 감시 및 타격용 해상 원격 조종 차량을 운용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충분히 근거 있는 보고들이 있다"며 "이러한 운용 개념은 수개월이 아니라 지난 몇 년간 개발돼 왔다"고 말했다.

만약 이것이 우크라이나가 자국 점령지로부터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케르치 다리를 공격할 수 있었던 이유라면, 이는 키이우의 가장 야심찬 작전 중 하나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도 몇몇 소문을 제외하면 이러한 가설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다.

동영상 설명, 영상: 이 37억달러(약 5조2700억원)짜리 다리는 러시아 남부와 크림반도를 잇는다

미카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있었던 성명에서 "(폭발에 대한) 답은 러시아 안에서 찾아야 한다"며 러시아가 주장하는 트럭 폭탄 가설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이번 폭발이 러시아 보안 기관 내분으로 인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은 연방보안국(FSB)과 민간군사기업(PMC), 그리고 러시아 국방부와 연방 참모들 간 갈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포돌랴크 비서실장은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무언가를 알고 있는 걸까? 아니면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투 지역에서 후퇴하며 큰 약점을 드러낸 것을 이용해 러시아를 혼란에 빠뜨리려고 한 것일까?

사실 아무도 답을 알 수 없다.

앞서 러시아 흑해 함대 기함인 모스크바가 침몰한 일과 지난 8월 크림반도 러시아 공군기지 공격 때처럼 우크라이나는 모든 상황을 추측에 남기길 바라는 것 같다.

이는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한 이후부터 우크라이나가 군사 활동과 더불어 매우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정보 활동의 일환이다.

현재로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