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 인 런던: 50주년 기념 행사에 백만 명 이상 모여...역대 최대 규모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프라이드 인 런던' 5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프라이드 인 런던'은 세계적인 성소수자 인권 축제인 '프라이드 퍼레이드'의 일환으로 매년 여름 영국 런던에서 열린다.
이번 50주년 기념 퍼레이드는 백만 명 이상이 모여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먼저 600개가 넘는 성소수자 단체들이 모여 런던 하이드파크 남동쪽 교차로에서 화이트홀 궁전까지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페이스 페인팅, 반짝거리는 화장과 의상 등으로 꾸미고 나와, 코로나19로 중단됐다 2년 만에 재개된 이번 축제를 즐겼다.
'프라이드 인 런던'은 세계적으로 가장 포용적인 행사라 불리며, 이번 50주년 축하 공연을 위해 미국 가수 에이바 맥스와 영국 가수 에밀리 산데가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1972년 동성애자해방전선(GLF)이 조직한 영국의 첫 성소수자 인권 운동 행진에 경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상징적인 주요 장소를 따라 행진했다.
런던 중심부 파크 레인 도로에서는 퍼레이드 차량 행렬이 이어졌으며, 이후 동성애자해방전선(GLF)의 운동가들은 "나는 1972년 그곳에 있었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런던 시내를 통과하며 퍼레이드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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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국의 유명 육상선수 출신이자 지난달 동성애자임을 고백한 켈리 홈스(52)는 트래펄가 광장에 모인 대중 앞에서 "다시는 몰래 숨어 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이자 영국 육군으로 복무하기도 했던 홈스는 "지난 34년간, 아니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동성애자임을 말할 수 없었다. 18살 때부터 타인의 평가와 응징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군대의 규율과 공인으로서의 삶이 내게 이러한 두려움을 주입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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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청소년들의 성장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하트스토퍼'에서 주인공을 맡은 영국 배우 조 로크 또한 퍼레이드 줄 앞에서 "그렇게 수용적이지 않을 수 있는 세상에서 동성애자임을" 축하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성소수자 여성을 위한 오토바이 라이딩 단체 '다익스 온 바익스'의 회장 포드리긴 니 라길릭은 오토바이를 타고 퍼레이드를 앞에서 이끌며 2년 만에 다시 돌아오게 돼 "환상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간다 출신 청년 케빈은 '프라이드 인 런던' 행사에 오게 돼 "정말 진심으로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성애자임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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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즐기는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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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로렌 모스, BBC 성소수자 이슈 전문기자
이번 '2022 프라이드 인 런던' 행사는 정말로 축제의 장이다.
사람들은 거리에서 춤추고 사탕을 던지기도 하고 호루라기도 불며 즐기고 있다.
1972년 영국 내 첫 성소수자 인권 운동 행진을 조직한 단체인 동성애자해방전선(GLF) 뒤로는 거대한 무지개 깃발이 휘날렸다.
당시 동성애자해방전선(GLF)은 길거리에서 입 맞췄다는 이유로 체포될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수백 명과 런던에서 시위를 펼쳤다.
그리고 오늘날 그때와는 정말 달라진 세상에 살고 있다.
50년 전 '프라이드 인 런던'이 탄생한 바로 그곳에서 이제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은 수천 명이 모여 그 발자취를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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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동성애 혐오를 피해 망명을 원하는 성소수자를 돕는 단체인 '레인보우스 어크로스 보더스'의 방글라데시 출신 모하메드 나지르(24)는 올해 행사를 여전히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도록 강요받는 사람들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나지르는 "프라이드 축제는 자기 가치 확인, 존엄, 평등에 관한 것이며, 다른 성소수자와 연대하는 곳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프라이드 축제는 여전히 우리가 권리를 위해 싸우는 현장이자 운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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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성소수자를 향한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노르웨이 오슬로에선 '프라이드 퍼레이드'를 앞두고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쳤다"고 언급했다.
"오늘 우리는 더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세상을 향해 행진합니다. 또한 우리는 오슬로의 성소수자들을 위해, 우리가 이룬 진전을 함께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행진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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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런던 경찰 당국은 주최 측의 요청에 따라 과거 행사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행사에 제복 경찰관을 배치하지 않았다.
주최 측은 성소수자 단체의 "매우 큰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소수자 단체들은 특히 지난 2015년 동성애자 청년 4명을 연쇄 살인한 스티븐 포트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미흡했다고 주장한다.
경찰의 미흡한 대응이 "아마도" 비극을 초래했으리라는 조사 결과에 따라 경찰 측 또한 이들 단체의 우려를 인정했다.
한편 같은 날(2일) 런던 외 지역에서도 프라이드 퍼레이드 축제가 열렸다.
스코틀랜드의 셰틀랜드 제도에서도 처음으로 프라이드 퍼레이드 축제가 열렸다. 지리적으로 영국 내 가장 최북단 지역에서 열린 성소수자 축제이기도 한 이번 행사엔 벌레스크 댄서, 삼바 밴드 등이 공연을 펼쳤으며, 바이킹 복장을 한 참가자들도 있었다.
또한 잉글랜드 에식스주 클랙튼에서도 처음으로 프라이드 퍼레이드 축제가 열렸다. 행사를 조직한 셰릴 파이퍼는 이곳에서 프라이드 행사가 열릴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사진 출처, Jamie Niblock/BB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