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보름간 전술핵 훈련 지휘…"대화 필요성 못 느껴"

김정은과 리설주

사진 출처, KCNA

사진 설명, 북한은 지난 9월25일부터 10월 9일까지 미사일을 총 일곱 차례 발사했다

노동당 창건 77주년을 맞은 10일, 북한이 지난 보름간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전술핵 운용부대 등의 군사 훈련이었다고 밝히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보름간 북한군 전술핵운용부대·장거리포병부대·공군비행대 훈련을 모두 지휘했다는 내용을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며 "핵전투무력을 백방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북한이 전술핵무기 실전배치 계획 등을 밝힌 적은 있지만, 전술핵무기 운용부대를 동원해 군사훈련을 실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는 김 위원장이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KN-23), 화성-12형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초대형 방사포(KN-25) 등으로 추정되는 발사 현장을 참관하는 모습이 담겼다.

북한 퍼스트레이디인 리설주 여사가 KN-25 발사 훈련에 참석한 모습도 포착됐다. 그는 김 위원장과 나란히 서서 얼굴을 찡그린 채 귀를 막고 있다. 리 여사가 군사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낸 건 처음이다.

노동신문은 "해당 군사 훈련은 미 해군 항공모함과 이지스구축함, 핵동력 잠수함을 비롯한 연합군 대규모해상 전력이 조선반도 수역에서 위험한 군사 연습을 하는 시기에 진행됐다"며 "불가피한 정황에 대처해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우리 국가의 전쟁억제력의 신뢰성과 전투력을 검증 및 향상시키고, 적들에게 강력한 군사적 대응 경고를 보내기 위해 훈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7차례에 걸쳐 진행된 전술핵운용 부대들의 발사 훈련을 통해 목적하는 시간에, 목적하는 장소에서, 목적하는 대상들을 목적하는 만큼 타격·소멸할 수 있게 완전한 준비태세에 있다"며 "우리 국가 핵전투 무력의 현실성과 전투적 효과성, 실전 능력이 남김없이 발휘됐다"고 밝혔다.

북한 SLBM 내륙 저수지 발사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북한이 내륙 저수지에서 SLBM을 발사한 건 한국 킬체인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LBM 저수지서 쐈다"…발사 플랫폼 다각화

북한이 밝힌 훈련 내역 중에서도 SLBM을 내륙 저수지에서 발사했다는 부분이 눈에 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25일 새벽 서북부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전술핵탄두 탑재를 가정한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도 평안북도 태천 일대로 추정되는 한 저수지에서 SLBM이 솟구치는 장면이 포함됐다.

매체는 "발사된 전술 탄도미사일은 예정된 궤도를 따라 조선 동해상의 설정표적 상공으로 비행했으며, 설정된 고도에서 정확한 탄두기폭 믿음성이 검증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우리 군은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차량형 이동식발사대(TEL)에서 쏜 것으로 분석했다.

SLBM을 내륙 저수지에서 발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한국의 미사일 요격 체계인 킬 체인에 대비해 탐지를 어렵게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매체들은 지난 8일 인민군 공군이 사상 처음으로 150여 대 전투기가 동시 출격한 대규모 공격종합훈련을 진행했다고도 밝혔다.

군 당국은 당시 해당 훈련이 특별감시선 이북에서 이뤄져 이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대응 차원에서 F-35A 스텔스 전투기 등을 출격시킨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노동신문은 "훈련은 공군사단, 연대별 전투비행사들의 지상목표타격과 공중작전 수행능력을 판정하고 작전대상물에 따르는 공습 규모와 절차와 방법, 전법을 재확증하며 비행지휘를 숙련하고 부대별 협동작전 수행능력을 높이는데 목적을 뒀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위협이 한층 더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전술핵무기 사용을 상정한 북한의 군사훈련은 미국 핵추진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을 동원한 한미 압박에 대해 '강력한 군사적 대응 경고'를 보내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북한의 '전쟁 억제력의 신뢰성과 전투력'을 검증 및 향상하는 데도 목적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무기가 방어적 수준을 넘어 비핵 국가인 한국에 대해 매우 심각한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한국과 미국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실현불가능한 목표에 여전히 집착하고 있어 북한 핵 위협의 변화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행사 없었지만…훈련 공개하며 군사력 과시

올해 노동당 창건일에 열병식 등의 대규모 행사 소식은 없었지만, 대대적인 군사 훈련 보도로 이와 비슷한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통상 5년이나 10년 단위로 꺾이는 정주년이 아니면 열병식이나 중앙보고대회 등의 대규모 행사를 잘 개최하지 않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날 김덕훈 내각 총리 등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만수대예술단과 국립교향악단, 청년중앙예술선전대 등의 문화행사도 개최됐다.

북한은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이 발족한 1945년 10월 10일을 노동당 창건일로 기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