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공군력 제일 취약한데, 왜 전투기를 출격시켰을까?

북한 전투기 8대와 폭격기 4대 등 총 12대가 '특별감시선' 이남에서 편대비행에 나선 것은 6일 오후 2시쯤. 앞서 오전 6시 즈음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지 불과 8시간여 만이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군 비행편대가 특별감시선 이남으로 시위성 비행을 벌여 F-15K 전투기 등 30여 대를 즉각 출격시켜 압도적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황해도 곡산 일대에서 황주 쪽으로 비행하며 한 시간 가량 공대지 사격훈련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별감시선'은 전투기의 빠른 속도를 고려해 유사시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한국군이 설정한 선으로, 평양과 원산을 기준으로 한다.
북한이 남측과 가까운 평양 이남 지역에서 시위비행 및 사격훈련을 실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북측이 시위성 편대비행을 펼친 그 시간에 한미일 3국은 동해에서 미사일 방어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 전투기 운용하는 국가는 북한뿐'
북한은 지난달 한미연합훈련 시작을 즈음해 지난 12일간 6차례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그리고 시위성 편대비행까지 벌이며 도발 수위를 공세적으로 높이는 모양새다.
하지만 북한의 육해공 전력 가운데 공군력이 가장 약한 상황.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공군력을 '수준이하'이라고 평가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BBC에 "북한이 보유한 가장 좋은 전투기를 출격시켰다고 하더라도 전투기는 '미그 29', 폭격기는 'H-5' 정도였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비행시위 자체는 자신들도 '공군 전력'이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파악되지만, 비교조차 하기 어려운 정도의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미그 29'는 구 소련을 대표하는 4세대 전투기다. 1984년 양산형 생산에 성공해 곧장 실전배치에 들어갔다.
하지만 무려 40여 년 전에 생산된 만큼 현재는 러시아와 구소련 연방국을 포함해 인도, 헝가리, 북한, 쿠바, 이란, 이라크 등 몇몇 국가에서만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5' 역시 구 소련의 일류신 전술 폭격기로, 1940년대 말 등장했으며 중국이 1960년대 라이선스를 통해 생산한 것을 북한이 도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양 연구위원은 "현재 전 세계에서 이 폭격기를 운용하는 국가는 북한이 유일하다"며 "과거 공산권 국가들도 대부분 1970년대까지만 사용했을 정도로 사실상 가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전투기나 폭격기에서 어떤 폭탄을 떨어뜨리느냐가 핵심이겠지만, 이 모델들은 '투발 수단'으로서의 효용성도 떨어진다"며 "애초에 군사∙전술적으로 위협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현대전에 아예 부적합한 기체"라고 혹평했다.
'북한, 운용 능력 다 노출시켜'
북한이 도발을 하면 할수록, 공세적으로 나오면 나올수록 역량 과시가 아니라 취약점을 더 드러내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핵 운용과 관련해 미사일과 잠수함, 항공기 등 일반적으로 핵 국가들이 갖고 있는 3가지 수단을 모두 사용하는 모양새"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사진 출처, NEWS1
평안남도 순천, 자강도 무평리, 평양 삼석 등 여러 발사 지점을 차례로 노출시키며 전술운용능력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노후된 전투기를 저렇게 쫙 한번 전시를 하면 한국군은 그에 맞춰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다"며 "결국 한미-한미일 공조만 강화시키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마이웨이'를 외치며 고강도 무력 시위를 감행하고 있지만 예전만큼 미국과 한국이 움직이지 않는데다, 날이 갈수록 북한이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이 줄어들면서 북한이 '당황'할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이 연구위원은 "살짝 다른 시각에서 보면 북한의 행동이 지금 다 예측이 가능하다"며 "왜 갑자기 저런 도발을 했을까? 라고 하지만 뜬금없는 게 아니라 이제 더 이상 보여줄 게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이 조만간 '심리전'을 들고 나올 것"이라며 "9.19 군사합의 파기를 원하지만 절대 먼저 그렇게 하지는 않을 테고 결국 한국에서 파기하도록 한 뒤 물고 늘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실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한미-한미일 공조는 계속 강화되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6일 오후 이뤄진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안보 협력 강화에 공감했다.
지난달 말 미국 뉴욕에서 유엔총회 계기에 첫 양자 정상회담을 한 이후 약 2주 만에 북핵 공조를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한일 정상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심각하고 중대한 도발 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하는 한편, 북한에 엄정 대응하기 위한 양국간 협력에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도발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는 데에도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7일 한미일 국방 고위당국자간 전화통화도 이뤄졌다.
3국은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 및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또 "북한이 도발하면 할수록 3자의 안보협력은 더 강화될 것"이라며 "이번 협의를 통해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으며 추가 협력방안을 계속 모색하기로 했다"고 한국 국방부는 전했다.
이날 통화에는 허태근 한국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일라이 래트너 미국 국방부 인태안보차관보, 마스다 카즈오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이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