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두 번째 '노력영웅' 칭호 받은 리춘히는 누구?

사진 출처, KYODO TV via Reuters
해외에서 '핑크레이디'로 통하는 리춘히, 북한의 최고 간판 아나운서다. 올해 나이 79세, 그가 또다시 '노력영웅' 칭호를 받았다. 전례 없는 일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7일 "공화국 창건 기념일(9.9절)을 맞아 조선중앙방송위원회 위원장 김기룡 동지와 책임방송원 리춘히 동지에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노력영웅칭호가 수여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이 "노동당의 주체적인 방송이론으로 튼튼히 무장하고 높은 실력과 독특한 화술형상으로 당원들과 근로자들을 당 정책 관철로 불러일으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리춘히는 김정일 집권 시절 노력영웅 칭호를 한 차례 받은 만큼, 이번 포상으로 '2중 노력영웅' 타이틀을 얻게 됐다.
리춘히는 앞서 '김일성상' 과 '인민방송원' 등 북한 당국이 주는 최고의 칭호와 최고지도자의 표창을 받은 바 있다.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인태 책임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리춘히는 수령 우상화의 대표주자"라고 말했다.
북한 선전선동의 최고지향점은 김정은을 완성된 수령으로 형상화하는 것인데, 리춘히가 3대 세습을 거치며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김인태 연구위원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현역에서 일하는 것은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리춘히가 수령 우상화에서 갖는 상징성 때문"이라며 "그 존재 자체가 선전"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노력영웅은 최고국가수훈으로, 공민으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로, 김정은 위원장이 확실하게 할애한 셈"이라며 "김 위원장이 인간적으로도 좋아하는 것 같고 리춘히 역시 우상화에 헌신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971년 데뷔한 리춘히는 올해 79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선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 산하 기관 소속의 한 탈북민은 "노력영웅을 두 번 주는 것은 북한 역사에 없는 일"이라며 다만, "이는 리춘히 개인이 아닌 방송원으로서의 영향력으로 나라에서 만든 각본을 주민들에게 잘 전달하는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리춘히가 오랫동안 방송원으로 종사했고 김일성 때부터 김정일, 김정은에 이르기까지 모든 북한 주민이 리춘희를 통해 당의 목소리를 들으며 살아왔으니 주민들에게 비쳐지는 게 클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뉴스1
명실상부 '최고지도자의 입'
리춘히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 체제 전 과정에서 '최고지도자의 입' 역할을 해왔다.
지난 3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비롯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열병식 등 중대 발표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해 북한 당국의 입장을 선전했다.
격하고 근엄한 어조와는 달리 늘 분홍빛 저고리를 입고 등장해 큰 관심을 받았는데, 특히 해외에서는 '핑크 레이디'로 통한다.
중대 발표, 즉 김일성·김정일 부고를 전할 당시에는 까만 상복을 입고 등장하기도 했다.
정부 산하 기관 소속 탈북민은 "최고지도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목소리를 강약전달을 잘 해서 주민들에게 쏙 먹히게, 심장에 쏙쏙 들어가게 말하니 얼마나 이쁘게냐"며 "얼굴도 그 나이처럼 안 보이지 않나, 북한에 사실 그런 사람 없다. 그만큼 혜택을 많이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에는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평양 보통강 강변에 새로 조성된 복층 구조의 고급 테라스식 주택을 선물 받기도 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꽃나이 처녀 시절부터 50여 년간 당이 안겨준 혁명의 마이크와 함께 고결한 삶을 수놓아온 리춘히 방송원과 같은 나라의 보배들을 위해서라면 아까울 것이 없다"고 치켜세운 바 있다.

사진 출처, KCTV
북한, 세계 언론자유 지수 '최악'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최악의 언론 통제 국가로 평가된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북한에서 언론은 크게 두 가지 역할이 있다"며 "하나는 김정은 개인 홍보용, 또 하나는 체제 선전용"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이 그저 국가를 선전하기 위한 홍보 수단이자, 주민들 선동하기 위한 정치 수단이라는 얘기다.
강 대표는 "리춘히 역시 체제 선전선동이나 수령 우상화에 특별해 수령에게 인기가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지난 5월 3일 발표한 '2022 세계 언론자유지수'에 따르면 북한은 조사대상 180개국 중 180위였다.
특히 최하위집단을 의미하는 '매우 나쁨' 국가에는 북한을 비롯해 28개국이 포함됐는데 우크라이나 침공 정상화에 미디어를 활용한 러시아가 155위, 중국 175위, 지난해 2월 쿠데타로 언론자유가 10년 후퇴한 것으로 평가된 미얀마가 176위였다.
이어 투르크메니스탄 177위, 이란 178위, 에리트레아가 179위를 차지했다. 홍콩은 전년 대비 68계단 하락하며 148위를 기록했다.
언론자유 지수 1~3위는 북유럽의 노르웨이와 덴마크, 스웨덴이 차지했으며, 한국은 43위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