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해리포터 팬'이라는 11세 북한 키즈 유튜버의 정체는?

사진 출처, Sary Voline
북한 '키즈 유튜버' 임송아(11)양이 화제다. 영상은 겉보기에 어린이의 평범한 일상 브이로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평양'에서의 일상을 소개한다는 점만 제외한다면 말이다.
지난 1월 27일 개설된 채널 '샐리 볼린(Sary Voline)'에는 총 4개의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 4월 올라온 첫 영상에서 임 양은 유창한 영국식 영어를 선보이며 자신을 평양에 거주하는 11세 송아라고 소개한다. 가장 좋아하는 책은 영국 유명 작가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라고 강조한다.
다른 영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격리 일상과 아동 병원 및 빙수 가게 방문기 등을 다뤘다.
'혁명 1세대' 리을설 원수의 외증손녀
북한에서는 개인의 인터넷 접속이 제한돼 임 양이 출연한 영상은 체제 선전용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21일 태영호 의원실은 임 양은 과거 태 의원과 런던 대사관에서 함께 근무한 외교관 임준혁의 딸로, 2015년 사망한 '혁명 1세대' 리을설 북한 조선인민군 원수의 외증손녀라고 밝혔다.
의원실 설명에 따르면 리을설은 손녀이자 임 양의 어머니가 질병으로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손녀딸이 병으로 시력이 저하되고 있다"며 "의료 선진국인 영국으로 보내 치료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리을설 동지가 바라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주라"고 할 만큼 신뢰가 두터웠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도 이같은 내용을 전하며 북한 관영 미디어 기업 서광이 영상을 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영상에서 임 양은 혼자서 자기 모습을 촬영할 수 있는 '셀카봉'을 들고 다니지만, 중간중간 제3자가 찍어준 듯한 장면들도 등장한다.
평양에서의 생활을 자랑하는 듯한 임 양은 "내가 사는 평양은 아름답고 훌륭한 도시"라며 워터파크, 동물원, 롤러스케이트장 등 어린이들이 놀 곳이 많다고 자랑한다.
코로나19로 집에 격리됐을 때는 군의관이 약을 들고 집에 직접 방문한 모습을 보여주며 "엄마와 나는 (안도감에) 펑펑 울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고경민 국제평화재단 사무국장은 BBC에 "2017년쯤만 해도 북한은 외국인이나 전문가를 (평양으로) 초청하는 방식으로 체제를 선전했다"며 "최근에는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더욱 수준 높은 선전 전략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NEW DPRK
'어린이 유튜버' 내세우는 이유?
북한이 어린이 유튜버를 내세운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년여 전 개설된 '뉴 디피알케이(NEW DPRK)' 채널에는 당시 7세 어린이 리수진양이 등장해 집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초등학교 내부를 보여주는 등 '리수진의 1인 TV'가 정기 콘텐츠로 올라오고 있다.
다만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진행하며, 임양이 등장하는 채널에 비해 전반적으로 경직된 느낌이 든다는 차이가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어린이 유튜버를 등장시키는 데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봤다.
그는 "어차피 외국 사람들만 보는 유튜브이기 때문에 북한 체제가 경직돼있지 않고 유연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북한이 국제 사회의 뉴미디어 흐름을 따라가는 보통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로는 북한의 성인만이 체제를 유지하는 세력이 아니고 어린이와 청소년까지 북한 체제에 대한 충성도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채널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앞서 20대 여성이 출연한 '에코 오브 트루스(Echo of Truth)'나 '붉은별TV', '우리민족끼리' 등의 다수 북한 채널이 구글 법률 위반으로 잇따라 폐쇄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