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열풍도 옛말?...7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 43년 만에 최저

국가직 9급 공무원 필기시험이 치러진 2일 오전 서울 동작구 성남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 도착한 응시생들이 시험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국가직 9급 공무원 필기시험이 치러진 2일 오전 서울 동작구 성남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 도착한 응시생들이 시험실로 향하고 있다

국가공무원 7급 공채 시험 경쟁률이 4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또 9급 국가공무원 시험 경쟁률 역시 2001년 이후 가장 낮았다.

인사혁신처는 8일 올해 7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경쟁률이 42.7대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3.5대1이였던 1979년 이후 4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올해 9급 국가공무원의 실질경쟁률 역시 22.5대1로 2001년(19.7대1) 이후 가장 낮았다.

일각에서는 공무원연금 개편 등으로 이른바 '공무원 열풍'이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다.

그 많던 공시족들은 어디로?

2일 오전 서울 동작구 성남고등학교에서 국가직 9급 공무원 필기시험을 치른 응시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2일 오전 서울 동작구 성남고등학교에서 국가직 9급 공무원 필기시험을 치른 응시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한때 한국은 이른바 '공무원 열풍'에 휩싸였다. 경제의 불안정성 탓에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의 취업준비생 중 34.9%가 일반직 공무원 임용 시험을 준비했다.

마찬가지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청년층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 1위는 공무원이었다. 당시 한국은 OECD 국가 중 20대 후반이 전체 실업자 중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처음으로 청년층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으로 국가기관이 아닌 대기업이 뽑혔다.

국가기관은 공기업에도 밀려 3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한편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청년창업은 날로 늘어나는 중이다.

통계청은 지난해 30세 미만 개인과 법인 사업자 등록 건수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BBC 코리아에 현 젊은 세대가 유연성을 중시하며 "과거처럼 경직적인 접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고성장 시대에 살았던 선배 세대는 일자리를 확보할 때 긴 시간을 예측해 행동했다. 때문에 다소 경직적이더라도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어 "지금 젊은 친구들은 빠르게 변하는 세상 탓에 긴 시간의 호흡을 가져가기가 어려워졌다. 당장 눈앞의 변화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역동적이고 도전적인 일자리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무원이 갖는 일자리의 특징이나 경험치가 공유된 게 일자리의 매력을 떨어뜨린" 원인으로 분석했다.

'폐쇄적이고 닫힌 공간이라는 우려'

한편 일각에서는 공무원 열풍이 잠잠해 진 이유로 '적은 연봉'을 이유로 꼽기도 한다.

인사혁신처가 밝힌 올해 일반직 9급 공무원(1호봉)의 월급은 168만6500원이다.

이는 각종 수당을 포함하더라도 최저임금 9160원을 기준으로 한 월급 약 191만원과 큰 차이가 없다.

실제 앞서 밝힌 선호 직장 설문 응답자들은 직업 선택요인을 묻는 말에 '수입'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청년들이 더는 정년보장을 바라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한 직장에서만 일하는 전통적 일자리의 개념이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정년보장 등 오래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꼽은 비율은 14%에 그쳤다.

2016년 이후 입직한 공무원은 연금 제도 개편으로 기성세대 공무원만큼의 연금 수령이 어려워졌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전 교수는 "공무원 취업보다는 청년 창업 등 도전적인 흐름이 많이 늘어나는 것이 오히려 사회적 균형을 맞추는 데 바람직하다"며 "청년들이 많이 고민했을 것이기 때문에 그 선택이 합리적이라고 믿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