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는 어떻게 암호화폐와 NFT에 매료되나

싱가포르의 팍스톤 시토우(20)는 디지털 화폐 광풍에 발맞춰 암호화폐 거래를 시작했다
사진 설명, 싱가포르의 팍스톤 시토우(20)는 디지털 화폐 광풍에 발맞춰 암호화폐 거래를 시작했다
    • 기자, 마리코 오이
    • 기자, BBC 아시아 특파원

항상 청년들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이끌려 위험 자산에 투자하곤 했다. 오늘날에는 암호화폐와 NFT 등 디지털 자산의 변동성과 분산성이 Z세대를 유혹한다. 하지만 이러한 디지털 자산은 일정한 규제 체계 내 있지 않다. 즉 투자자들은 제대로 보호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모든 친구들이 [암호화폐]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래서 어느 날 나도 한번 뛰어들어 돈을 벌 수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라는 게 20살 청년 팩스턴 시토우의 설명이다.

휴대전화만 있으면 누구나 클릭 한번으로 수천달러를 거래할 수 있었다.

Z세대(또는 'Zoomers')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로, 어릴 적부터 인터넷 공간에서 친구를 사귀고 게임을 하는 등 인터넷과 같은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해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암호 화폐는 디지털 화폐이며, '대체불가토큰(NFT)'은 원본 디지털 이미지를 소유하는 방법으로, 수집품의 디지털 솔루션으로 주목 받는 기술이다.

그렇게 약 1년 전 시토우는 가장 인기 있는 암호화폐 중 하나인 비트코인을 1000싱가포르달러 어치(약 91만원) 사들였다. 곧바로 10%의 이익을 맛본 시토우는 곧장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4배 늘리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 후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했다.

"'낮게 사고 높게 판다'라는 말에 전 완전히 정반대로 한 거죠. 당시 감정이 지배하도록 내버려 둔 것입니다."

동영상 설명, NFT: '돈? 작가의 방향성이 우선' 아티스트들이 NFT에 주목하는 이유

시토우는 투자금을 제외하고도 1000달러를 잃었다. 서둘러 자금을 회수해 투자 전략을 다시 세우기도 전이었다.

한편 시토우보단 나이가 많은 또 다른 투자자인 캘빈 콩이 잃은 금액은 훨씬 더 컸다. 콩은 지난 2017년 수억 달러를 벌었지만, 바로 그다음 해 50만달러 이상을 잃었다.

캘빈 콩은 지난 2018년 암호화폐 투자로 약 50만달러를 잃었다
사진 설명, 캘빈 콩은 지난 2018년 암호화폐 투자로 약 50만달러를 잃었다

"모든 것을 잃었다"라던 콩은 "나는 내가 암호화폐 거래의 왕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오만해져서 그 어떤 것도 나를 무너뜨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 계속해서 암호화폐를 사들였다"라고 말했다.

결국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은행 계좌에는 고작 몇백 달러만이 남아있었다.

"우울증에 걸릴 뻔했어요. 자살 충동을 느꼈습니다."

콩은 "많은 사람들이 결국 돈을 잃을 것"이라며 청년층의 암호화폐와 NFT 광풍을 걱정했다.

거래의 게임화

하지만 "막대한 돈을 잃을 수 있다"라는 경고만으로는 젊은 투자자들을 단념시키지 못하는 듯하다.

사실 많은 이들이 '돈 버는 게임(P2E 게임)'을 통해 디지털 자산을 처음 맛보게 된다. P2E 게임이란 말 그대로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뜻으로 게임을 하며 얻은 NFT나 암호화폐 등의 보상을 실제 실물화폐로도 환전할 수 있다.

'노란표범'이라고 불리는 23세의 말레이시아 투자자는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건 모든 아이들의 꿈"이라면서 "이는 우리 세대의 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8월 NFT 거래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기로 했다. 회사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느니 차라리 NFT 거래에 온종일 집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루에 8~9시간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길었습니다. 월급이 많던 것도 아니고요. NFT에 큰 기회가 있다는 생각했습니다. 잘 될 거라는 믿음으로 내디딘 거죠."

이제 그는 싱가포르에서 주식, 암호화폐, NFT 거래 관련 지식을 교육하는 래쉬 찬트란(29)과 함께 일하고 있다.

래쉬 찬드란은 자신을 '금융 교육자'로 묘사했다
사진 설명, 래쉬 찬드란은 자신을 '금융 교육자'로 묘사했다

찬드란은 가장 인기 있는 P2E 게임 중 하나인 '엑시 인피니티'를 이용해 투자자들에게 유료로 대신 게임을 해주는, 대부분 필리핀 출신인 플레이어들을 소개한다.

그러나 찬드란은 디지털 화폐 공간은 "거칠고 야생적인 서부"라며 경고했다.

한편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청년층에서는 암호화폐와 NFT 거래 열풍이 더욱 타올랐다.

릴리 팽 싱가폴 INSEAD 경영대학원 금융학과 교수는 "시장 변동성이 극심했다"라면서 "변동성은 즉 기회가 생긴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청년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집에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거래 과정은 게임화됐죠. 이러한 조건들이 합쳐지면서 디지털 자산 투자 광풍의 완벽한 조건이 형성된 것입니다."

금융 인플루언서

한편 트레이더가 되고 싶은 많은 청년들은 유튜브, 트위터, 레딧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쉽게 조언을 구할 수 있다.

브라이언 정(23)은 구독자 100만 명을 자랑하는 유튜버이다. 다만 다른 암호화폐 인플루언서들과 비교했을 때 정은 투자의 위험성에 대해 더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브라이언 정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백만명이 넘는다

사진 출처, Brian Jung

사진 설명, 브라이언 정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백만명이 넘는다

정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이러한 영상으로 상처받거나 손해 보는 것을 극도로 원치 않기에 내 영상에선 정말 신중히 단어를 고른다"라고 설명했다.

한국계 이민 가정 출신인 정은 자신의 성장 배경이 투자 성향 및 돈에 대한 가치관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우리 가족은 항상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절약한다는 마음가짐입니다."

"어머니는 미국 우정청에서 근무하시고 아버지는 창고 근로자이십니다. 따라서 저희 부모님의 1시간을 달러로 대략 환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 얼마를 벌든 간에 부모님의 그 시간과 노력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한편 암호화폐에서 보기 드문 여성 트레이더인 조엘라 림(22)은 경제적인 자유를 얻고 싶어서 암호화폐 세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단순히 돈을 벌 기회뿐만 아니라 이 신기술의 최전선에 서 있다는 느낌을 즐긴다고 했다.

조엘라 림은 규제가 암호화폐 합법화에 도움이 될 거라고 본다
사진 설명, 조엘라 림은 규제가 암호화폐 합법화에 도움이 될 거라고 본다

현재 전 세계 많은 정부가 암호화폐 산업을 규제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림은 이러한 규제 도입이 암호화폐 및 NFT 합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결국 규제 당국은 타협해야 할 것입니다. 더 이상 이러한 신기술을 무시할 순 없으니까요. 특히나 신기술이 사회에 지속해서 침투하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중독일까 열정일까

재정적 손실 외에도 중독은 또 다른 큰 위험 거리다.

찬드란은 "암호화폐 시장은 휴장이 없다. 이 잠들지 않는 시장에 사람들은 말 그대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중독을 치료하는 앤디 리치는 암호화폐와 NFT 거래의 스릴감에 중독됐다며 찾아오는 젊은 고객들, 특히 남성 고객들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리치는 "비트코인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건 롤러코스터를 타고 오르락내리락하는 과정과 결국 같다. 그런데 문제는 이걸 24시간 내내 휴대전화 화면을 통해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암호화폐 시장에서 돈을 잃은 경험에도 불구하고 시토우와 콩 둘 다 조금 더 암호화폐에 대해 자세히 공부한 뒤 다시 거래에 뛰어들었다.

"중독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지"라고 묻는 말에 콩은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라고 웃더니 "하지만 나는 '열정'이라고 부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