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구매 경험기… 핑크 고양이를 사려던 악몽

- 기자, 크리스티나 크리들
- 기자, BBC 기술전문기자
블록체인으로 소유권을 인증받는 기법인 대체불가토큰(NFT)을 둘러싼 과대 광고의 힘은 상당했다.
수백만 달러에 팔리는 밝고 화려한 색감의 디지털 전용 예술에 누가 매료되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나의 첫 NFT 투자 경험은 너무 많은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던... 음, 엄청 많지는 않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NFT는 그림(미술품)처럼 물리적 형상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디지털 자산으로만 존재한다.
따라서 내가 돈을 지불한 유일한 대상은 이 디지털 자산 소유권에 대한 기록이었다. 즉, 기본적으로 웹사이트 상 내 번호를 고양이 만화캐릭터 옆에 보이게끔 하는 것이었다.
킴 캣다시안
나는 NFT의 주요 거래 플랫폼 중 하나인 '오픈시(Opensea)'를 사용해 첫 구매 대상을 열심히 찾았다. 이직하는 동료에게 가볍게 건네줄 선물이었다.
오픈시는 고전 미술을 각색한 버전에서 듀오 록 밴드 '화이트 스트라입스(The White Stripes)'의 앨범 커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전 직장 상사와 나는 고양잇과 동물을 좋아했기 때문에, 나는 디지털 포켓몬 카드처럼 수집하고 거래할 수 있는 가상 고양이인 '크립토키티(CryptoKitty)'를 사기로 했다.
2017년에 출시된 '크립토키티스(CryptoKitties)' 중 현재 수백만 달러에 판매되는 것도 있지만, 평균 가격은 약 175파운드(약 27만6000원)다.

사진 출처, https://www.cryptokitties.co/
이 고양이들은 패턴, 색상, 그리고 "퍼스티지(한정된 시간 안에 크립토키티스의 각 고양이 그림이 가진 개성)" 등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한정된 예산 때문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아주 작은 새끼고양이들밖에 없었다.
결국 나는 다이아몬드가 털 곳곳에 박힌 분홍색 고양이 '킴 캣다시안(Kim Catdarshian)'을 골랐다.
킴 캣다시안의 프로필엔 "무슨 의미인지 헷갈리는" 입을 가졌고 재빠르게 행동할 수 있어서 "진정"하는 데 10분은 걸린다고 쓰여 있다. 캣다시안이란 이름이 배우 킴 카다시안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간다.
통화의 가치 변동
NFT는 암호화폐로 판매된다. 나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저장된 이더(ETH)로 거래했다.
비트코인처럼 이더리움도 변동성이 큰 화폐고, 컴퓨터를 통해 거래를 확인한다. 화폐를 캔다는 의미로 '채굴'이라 불리는 이 과정은 주로 화석 연료에서 나오는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한다.
킴 캣다시안 판매가는 0.006 ETH이었는데, 당시 가격은 약 13파운드였다.
나는 메타마스크라는 크롬 확장자를 이용해 은행 계좌의 돈을 암호화폐로 전환하기 위해 디지털 지갑을 설치했다.
그리고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채굴업자(암호화폐를 캐는 사람 또는 기업)에게 30파운드와 모든 ETH 거래에 필요한 수수료 "가스 비용" 등 최소 금액을 지급했다. 이는 식당 종업원에게 팁을 주는 것과 비슷했다.
가스 비용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오가는 거래 수와 작업 중인 채굴업자들의 수에 따라 오르내릴 수 있다. 가격이 높을수록 거래 속도는 빨라진다.
첫 지불이 끝난 후, 내겐 권장된 가스 비용의 절반도 내지 못할 돈밖에 남지 않았다.
ETH를 내 은행 계좌로 다시 이체했으면 더 많은 비용이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하던대로 진행했다. 채굴업자가 나를 동정하는 마음으로 낮은 수수료를 받고 내 NFT 입찰을 처리하길 바랐다.
그후, 나는 이더에서 판매 승인을 기다리게 됐다.
내 ETH의 가치가 솟구쳤다 내려가는 동안 나는 거래 속도를 높이려고 더 많은 돈을 쓸까 고민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돈을 쓰지 않고 버텼고, 3일 후 마침내 킴 캣다시안은 내 손에 들어왔다.

사진 출처, OpenSea
이 모든 경험은 내 솜털 같은 분홍색 친구 캣다시안이 가진 모든 재미 요소를 흡수했다. 내가 추후에 캣다시안을 팔려고 한다면 비용이 들 것이다.
ETH 거래에 관련한 모든 추가 비용에 대해 좀 더 알아봤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단지 변덕스럽고 재미난 선물하려고 했던 것 뿐이었다.
시장을 배우기 위해 많은 비용과 시간을 쓸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NFT로 돈을 번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내가 기술전문기자임에도 불구하고 (비록 암호화폐 전문기자는 아니지만), 이 과정이 얼마나 복잡한지 당황했고, 이렇게 느낀 사람은 나뿐만이 아님을 깨달았다.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수많은 사용자들은 수요 발생 후 거래가 "막히고" 높은 가스 비용이 네트워크를 가로막는 것에 대해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서 불평을 털어놨다.
온라인 포럼 레딧의 한 사용자는 약 53달러(약 5만890원)에 상당하는 킹스 오브 레온 최신 앨범 NFT를 구입하려다 150달러 이상을 잃었다고 말했다.
많은 사용자들은 각종 가스 요금과 시스템 지연 문제를 알아보느라 돈을 잃었다.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글도 올라왔다. 글쓴이는 "기술의 배후에 무엇이 있든 간에 나는 이것이 싫다. 이 지겹고도 지치는 경험의 느낌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남겼다.
글쓴이는 "내가 언급하는 액수는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내게는 힘들게 번 돈"이라고 덧붙였다.
2017년 크립토키티스의 수요가 증가하자 네트워크가 한동안 마비되기도 했다.
'50피트 블록체인의 공격(Attack of the 50 Foot Blockchain)'의 저자 데이비드 제라드는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말 그대로, (평범한 미술품인) 고양이 사진을 위해서도 충분치 못하다"며 이더리움이 수년째 이 네트워크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거래내역이 블록으로 묶인 블록체인과는 별개로, 여기엔 또 다른 문제들이 있다.
- 어떤 사람이 NFT 경매에서 당신보다 더 높은 가스 비용을 지불하고 그들의 거래가 당신의 거래보다 먼저 승인될 경우, 당신은 돈을 잃을 수도 있다.
- 최근 NFT로 50만파운드에 판매된 '찰리가 내 손가락을 또 물었어' 동영상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자산도 인터넷에서 삭제 가능하다.
- 블록체인에 당신의 지갑 번호를 표시하는 웹사이트는 오프라인 상태가 될 수 있다.
- NFT 판매자가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
'영수증 구입'
제라드는 "NFT는 암호화폐 신봉자들이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매직 빈(신기한 거래수단)일 뿐이지만, 당신들이 사는 것은 영수증뿐"이라며 "이 시장은 완전히 가짜"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모호하고 복잡한 기술이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착취하기 위한 가림막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예술가들은 또한 NFT를 만드는 데 관련된 수수료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가스"는 입찰 승인과 미술품 소유권 이전에도 사용되기 때문이다.
한 예술가는 NFT를 1달러에 판매한 후 수수료로 200달러를 잃었다고 레딧에 글을 올렸다.
예술가들은 또한 "채굴업자 수수료를 충당할 만큼 충분한 가격에 팔리지 않으면, 이것은 가치가 없다"고 적었다.
"일부 사이트들은 최근 NFT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이용해 엄청난 수수료로 작은 채굴업자를 부자로 만들려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어떻게 그 많은 물건들이 그렇게 싸게 팔리고 있나? 수수료, 수수료, 더 높은 수수료 때문이다."
그래픽 디자이너 마이크 윙켈만(예명 비플)은 6900만달러 상당의 NFT 예술품을 팔고 이를 축하하기 위해 전용기를 예약했다.
그러나 암호화폐 언론인 에이미 캐스터는 이러한 성공담이 거래 규모가 작은 예술가들을 "유혹"해 손해를 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캐스터는 "이러한 사기극은 모두 예술가들로부터 돈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며 "NFT는 본질적인 가치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캐스터는 "당신은 잘 속는 예술가들의 인내심을 모조리 이용한다. 예술가들은 이 일확천금을 꿈꾸는 계략에 투자금을 넣었기 때문에 이를 옹호하게 된다"며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되는 동안, 모든 것이 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