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휴가 없는 '초단기 근로자' 역대 최고치...'복지 사각지대'?

초단기 근로자란 근로시간이 주 15시간에 못 미치는 근로자를 뜻한다

사진 출처, News1

국내 초단기 근로자가 150만명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초단기 근로자란 근로시간이 주 15시간에 못 미치는 근로자를 뜻한다.

일각에서는 초단기 근로자들이 연차, 휴가, 퇴직금, 4대 보험 등 적용이 받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법적으로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률이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의 부담을 가중해 초단기 근로자가 늘어났다는 분석도 있었다.

'일자리 쪼개기' 현실됐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22일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영업제한, 방역패스 조치 중단과 함께 근로기준법 5인 미만 확대 반대를 요구하는 총궐기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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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영업제한, 방역패스 조치 중단과 함께 근로기준법 5인 미만 확대 반대를 요구하는 총궐기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24일 통계청은 초단기 근로자가 1년 전보다 3만명 증가한 154만명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0년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노무법인 이주영 대표는 BBC에 실제 초단기간 근로자들을 고용하는 사업장을 여럿 상담하며 이들의 현실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사업장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초단기 근로자들 채용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많은 자영업자가 폐업을 하거나 경제적인 압박을 받게 됐다. 최대한 비용을 아껴야 하는데, 최근에는 '일자리 쪼개기'를 통한 비용 절감을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 쪼개기는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이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주휴수당을 회피하기 위해 업무를 법적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여러 개의 초단기 일자리로 나누는 일을 뜻한다.

이 대표는 사업장이 직원을 주 15시간 이상을 채용하게 되면 주휴수당을 보장해야 하고, 이는 일주일마다 하루씩 유급휴가를 줘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급여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이유로 많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업무량 자체만 봤을 때 정규직 2~3명이 한 달 내내 해야 하는데, 비용절감을 위해 7~8명을 고용해 일을 쪼개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이는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업무 숙련도 등 일자리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들 사업장의 일자리 쪼개기가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률의 결과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과도하게 최저임금을 올린 탓에 15시간 이상의 안정적인 일자리가 감소하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2023년 최저임금 심의를 앞두고 연세대 산학협력단이 진행한 연구 보고서는 특히 2018년과 2019년의 최저임금 인상률이 과도했다고 평가했다.

2년간 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이 13.65%였는데, 같은 기간 평균 경제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합인 3.5%보다 10.15% 높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최저임금 인상 이후 주 15시간 이상의 안정적인 일자리가 급격하게 감소했으며 최저임금도 제대로 못 주는 자영업자도 늘었다고 분석했다.

초단기 근로자는 보호 대상 vs. 일부 편법적 행태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는 초단기 근로자를 퇴직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퇴직급여법)의 단서 조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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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대표는 "초단기 근로자는 연차, 휴가 등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질이 좋지 않은 일자리지만 코로나19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초단기 근로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이들을 법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는 초단기 근로자를 퇴직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퇴직급여법)의 단서 조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한국마사회 대학 시간강사와 시간제 경마직 직원이 퇴직금 소송을 냈으나 1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기각된 것에 대한 설명이었다.

당시 다수 재판관들은 일자리 쪼개기 등 편법적 행태가 시도된다는 점만으로 해당 조항의 규율이 합리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국민연금제도 등 사회보장제도가 마련돼 있고, 단시간 근로자의 근로시간이 일정 기준 미달 시 사회보장제도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한 국제노동기구(ILO) 협약도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재판관들은 여전히 "해당 조항은 인간의 존엄에 상응하는 근로조건에 관한 기준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헌법에 위배돼 근로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이석태·김기영·이미선 재판관 3명은 특히 "초단시간 근로자의 경우 다양한 사회보장제도에서 소외돼 있는데도 퇴직급여제도에서 배제하는 것은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를 발생시키는 것이고, 이러한 우려는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