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윤석열 당선인 친서 백악관 전달… 한미동맹 어떻게 변할까?

박진 한미정책협의대표단 단장(오른쪽)이 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한미정책협의단 제공

사진 설명, 박진 한미정책협의대표단 단장(오른쪽)이 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친서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미국을 방문 중인 윤 당선인의 한미정책협의대표단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한미동맹 발전에 대한 윤 당선인의 굳은 의지와 비전을 반영한 친서를 전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친서에는 한미가 북핵, 경제 안보는 물론 새로운 도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한 차원 더 높여 대처해 나가자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 단장은 "신정부 출범 이후 한미 정상회담을 조기에 개최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지난달 윤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의 통화에 이어 대표단의 조속한 방미는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당선인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라며 "윤 당선인의 뜻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북한 핵 문제 등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박 단장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한반도와 역내 안보에 위협이라는 인식과 함께 확장억제 강화, 한미연합 방위력의 중요성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확장억제란 미국의 우방이 제3국으로부터 핵공격 위협을 받을 때 미국이 억제력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CVID 언급… '강력한 대북 억지' 강조

대표단은 하루 전날인 4일(현지시간)에는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북한 비핵화에 대한 단호한 대응원칙을 확인했다.

특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표현이 다시 언급되면서 대북 기조 변화가 예상된다.

CVID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비핵화 목표로, 북한이 강한 거부감을 보이면서 그 동안 언급이 자제돼 왔다.

북한의 군사 무력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 출처, KCNA

사진 설명, 북한의 군사 무력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양측은 또 '한미 확장억제 협의체' 재가동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이는 2018년 남북-북미 협상이 진행되면서 가동이 잠정 중단된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EDSCG가 재가동되면 한반도 위기 고조 대응 방안으로 미국 전략자산의 상시 순환배치 또는 전개가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대선 공약으로, 동시에 그의 대북 기조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은 BBC 코리아에 "이는 원칙에 기반한 정책으로, 한미관계를 더 포괄적인 전략적 동맹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통해 적극적인 대북정책을 펼쳤지만 결과적으로 북한 핵무장은 더욱 강화됐고 남북대화와 남북교류 모두 없어지지 않았냐"며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좀 더 바른 방향으로 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억지'는 상대가 나를 위협할 때 이를 강화해 전쟁을 막겠다는 노력이라며 "북한 핵 위협에 대응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억지를 강화하고 비핵화를 촉구하는 것은 국가가 있는 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미동맹 강화 전망… 중국∙일본은?

전문가들은 윤석열 당선인의 외교안보 정책 공약 가운데 제일 명확하게 명시된 것이 바로 한미동맹에 관한 사안들이라며 향후 한미동맹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대표단의 방미 목적은 전체적으로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는 것으로, 한미간 대북정책에 관한 동일한 기조를 확인했다는 점이 성과"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핵 능력 증진을 단순하게 방관하거나 묵과하지 안겠다는 신호를 분명하게 줬다는 해석이다.

윤 당선인 측은 한미 간 조기 정상회담이 성사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윤 당선인 측은 한미 간 조기 정상회담이 성사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한미 간 동맹 강화, 대북정책 등에 대해 미국과의 의견 일치가 더욱 광범위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윤석열 당선인의 당선이 확정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바이든 대통령과 직접 통화한 것은 한미간의 결속을 보여주는 동시에 확실한 대북-대중 메시지가 되었다"며 조기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실제 윤석열 당선인 측은 6일 정상회담 조기 개최 논의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이 조속히 개최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지난 5년 간 어느 정도 쇠퇴한 한미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나타날 것"이라며 "한미관계는 지금보다 훨씬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의 행보, 정책 공약 등을 볼 때 한미연합훈련이나 확장억제력 등에 대한 기능 강화 등의 움직임들이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북한과 중국이라는 복잡한 사안이 얽혀져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이 윤 당선인 측이 내세우는 '상호존중'에 맞춰줄지 의심스럽다"며 "윤석열 정부가 어떤 대중국 정책을 선호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더욱 기대되는 것은 한일관계 개선 가능성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북한-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틀어질수록 한일관계는 개선될 수밖에 없다"며 "오는 6월 한국 지역선, 7월 일본 의회선거가 끝난 뒤 한일관계의 개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박진 단장은 바이든 정부 관계자들과 만난 직후 기자들에게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서 한국 역할에 대해 한미는 공통 가치에 기반을 둔 동맹이기 때문에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 법치주의, 인권, 국제규범에 기초한 질서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중국도 이를 이해하고 같이 수용할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또 한미일 협력과 관련해서는 "3국 협력이 대단히 중요하고 한일관계 개선 역시 중요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한일 공통의 이익을 실현할 수 없는 만큼 양국 관계 개선을 통해 동북아-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 크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