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도 주시하는 '북핵 실험'… 북한이 노리는 타이밍은?

북한 군인들이 2017년 12월 1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의 완전한 핵보유국 선언을 기념하는 대규모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출처, KIM WON-JIN/AFP via Getty Images

사진 설명, 북한 군인들이 2017년 12월 1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의 완전한 핵보유국 선언을 기념하는 대규모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31일(현지시간) 핵실험을 포함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재차 도발할 경우 국제사회의 추가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이미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주장으로 모라토리엄(유예)이 파기됐다며, 자신들의 군사적 필요성에 의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위력 이미 검증… '소형화' 목적

북한은 지난 2017년 9월 6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 ICBM '화성-15형' 발사 이후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당시 통상 6번의 핵실험 정도면 원자탄과 수소탄 등 핵 위력 성능이 어느 정도 검증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따라서 북한이 향후 추가 핵실험을 한다면 소형 전술핵폭탄 개발을 위한 폭발시험일 가능성이 높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BBC 코리아에 "모라토리엄을 깨는 게 어렵지, 깬 이상 핵실험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실질적인 필요성 차원에서 이제 소형화된 핵탄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술핵무기 개발과 다탄두 완성을 위해서는 소형화된 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술핵은 도시 전체를 파괴할 정도로 위력이 큰 전략핵과 달리 주로 국지전에서 활용되는 저위력 소형 핵무기를 말한다.

박 교수는 "6차 핵실험으로 핵 능력 완성을 선언한 뒤 새롭게 핵실험을 한다면 나름의 명분이 필요하고 군사적 필요성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며 "결국 완벽한 핵 보유국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라토리엄을 깬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새 건물을 건축하고 기존 건물을 수리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사진은 지난 4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에서 건물 신축·보수 등의 정황이 포착된 모습

사진 출처, 뉴스1/암스컨트롤웡크

사진 설명,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새 건물을 건축하고 기존 건물을 수리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사진은 지난 4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에서 건물 신축·보수 등의 정황이 포착된 모습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이미 위력은 검증된 만큼 핵탄두를 작게 만들어서 그 폭발력을 적정하게 조절하는 차원일 것"이라고 밝혔다.

소형화된 능력을 보여주고 소형화된 정도를 파악하고자 하는 핵실험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를 강조하며 전술핵 무기 개발과 초대형 핵탄두 생산 등을 언급한 바 있다.

홍 실장은 "기술적 필요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며 "시기적으로 언제 7차 핵실험을 하느냐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태양절 전후 vs 최후의 보루

먼저 북한이 핵실험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면 이렇듯 서둘러 핵 실험장을 복구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전술핵무기와 다탄두 등이 실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핵실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르면 오는 15일 태양절, 즉 김일성 주석의 110회 생일 전후가 될 테고, 만약 그때까지 준비가 안 된다면 25일 유격대 창건 90주년 기념일을 전후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이 이렇게 추가 핵실험을 서두르는 이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라며 "전쟁으로 미러 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는 러시아가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리 대북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이 '제로'인 만큼 북한은 전쟁이 끝나기 전에 서둘러서 핵실험을 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에게는 러-우크라이나 전쟁 중인 지금이 추가 핵실험을 할 절호의 기회라는 것.

특히 "과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에 동참했던 만큼, 전쟁이 끝난 뒤 핵실험을 할 경우 러시아가 대북제재에 부분적으로 동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는 2016~2017년 북한이 핵실험과 ICBM 발사 당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동참했다.

2018년 5월 24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터널 입구에 북한군 병사가 서 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2018년 5월 24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터널 입구에 북한군 병사가 서 있다

반면 소형 핵탄두 실험이 단순히 갱도만 복구한다고 되는 일은 아닌 만큼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민 실장은 "북한이 당장 핵실험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5대 과업으로 언급한 극초음속미사일과 정찰 위성, 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여러 카드가 있는 상황에서 이런 것들을 무시하고 핵실험부터 먼저 하는 게 과연 북한에게 전략적으로 유리할지 판단해야 한다"면서 "먼저 다른 도발로 미국과 한국의 반응을 살핀 뒤 최종적으로 핵실험 카드를 꺼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은 늘 미국을 자극하기 위해 영변 핵 시설이나 동창리 서해발사장 등에서의 활동 정황을 일부러 많이 노출시켰다"며 "지금의 풍계리 핵 실험장 갱도 복구 움직임 역시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라고 판단했다.

홍 실장은 아울러 "핵실험의 파급력은 ICBM보다 훨씬 더 크다"며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제아무리 중국, 러시아라 하더라도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을 두둔할 명분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