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푸틴 대통령, 터키 정상과 전화 통화에서 요구 사항 제시

사진 출처, Reuters
- 기자, 존 심슨
- 기자, 국제뉴스 에디터
터키는 조심스럽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그리고 현재 성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오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정 체결 시 러시아 측의 정확한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두 정상 간 통화가 끝난 지 30분도 안 돼 이브라힘 칼린 터키 대통령실 수석 고문 및 대변인은 인터뷰할 수 있었다. 칼린 대변인은 통화 내용을 들을 수 있었던 소수의 관료 중 한 명이다.
러시아의 요구는 크게 두 범주로 나뉘었다.
칼린 대변인은 첫 번째 범주 내 요구 4가지는 우크라이나에 비교적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가장 핵심은 우크라이나가 중립국으로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수용하는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앞서 이 조건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인 바 있다.
러시아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한 장치로 보이는 요구도 있었다.
러시아의 요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군비 축소 절차를 밟아야 한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자국 내 러시아어 보호에 힘써야 한다. 그리고 '탈나치화'라고 부르는 요구 조건도 있었다.
이는 유대인 출신이며 친척이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로 사망하기도 했던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는 매우 모욕적인 일이지만, 터키 측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만하면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아마도 우크라이나가 모든 형태의 신나치주의를 비난하며 추종자들을 탄압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두 번째 범주는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 내용에 대한 합의 전 자신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의 대면 협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이미 푸틴 대통령을 만나 일대일로 대면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칼린 대변인은 이 요구 범주에 대해선 구체적인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돈바스 지역 및 크림반도의 지위에 관련 것이라고 간단히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는 지역 내 분리주의자들이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분리돼 자신들의 뿌리는 러시아라고 주장하고 있는 지역이다.
칼린 대변인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에 이 동부 영토를 포기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이는 굉장한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러시아가 2014년 불법적으로 합병한 크림반도는 러시아의 영토임을 우크라이나에 공식적으로 인정하라고 요구했다고도 추측해볼 수 있다.
만약 이런 추정이 사실이라면 이는 우크라이나가 수용하기엔 너무 쓰라린 요구 조건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입장과 상관없이 거의 기정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비록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합병할 법적인 권리가 없으며, 심지어 구소련 몰락 후 푸틴이 집권하기 전에 크림반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국제조약에 서명한 적도 있지만 말이다.

푸틴 대통령의 요구는 일부에서 우려했던 것만큼 가혹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이러한 폭력, 유혈사태, 파괴를 벌일 만큼의 가치가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러시아 언론이 러시아 크렘린궁의 고압적인 통제하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전쟁을 러시아의 큰 승리로 포장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엔 심각한 불안 요소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만약 협정의 세부 사항들이 아주 면밀하게 정리되지 않는다면, 푸틴 대통령이나 러시아의 미래 지도자가 언제나 그 협정을 우크라이나 재침공의 구실로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휴전으로 당장 유혈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해도, 평화 협정 체결 내용을 모두 검토하고 정리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몇 주 동안 끔찍한 고통을 겪었다. 러시아군이 파괴한 마을과 도시를 재건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또한 난민 수백만 명의 보금자리 재건 또한 결코 단시간에 해결될 수 있는 과제는 아니다.
푸틴 대통령 본인은 또 어떤가.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아프거나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추측이 있다.
전화 통화에서 뭔가 특이점을 감지할 수 있었냐는 질문에 칼린 대변인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분명하고 간결하게 원하는 바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합의해 이번 전쟁을 신나치주의에 맞선 러시아의 영광스러운 승리로 포장할 수 있다 하더라도, 러시아 내 그의 입지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점점 더 많은 국민이 푸틴 대통령의 반응은 몹시 과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사실 전쟁에서 죽거나 포로로 잡힌 러시아 병사들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빠르게 퍼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