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폭격당한 도시에서 태어난 아기

아나 팀첸코(21)와 아기
    • 기자, 압두잘릴 압두라술로프
    • 기자, BBC 뉴스, 키이우

아나 팀첸코(21)는 두려움에 떨었다. 그가 수 시간 동안 산통을 겪는 와중에도 그의 고향은 폭격을 당했고 그가 사는 아파트 건물은 흔들렸다. 아나 부부는 전기와 수도가 끊기고 의사도 없는 상황에 놓였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30km 떨어진 소도시 부차는 전쟁 시작부터 쉴 새 없는 폭격에 시달렸다.

아나는 남편과 남자 형제와 함께 아파트 지하로 피신했다. 하지만 전기와 난방이 끊기자 지하실에는 깊은 어둠과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찾아왔다.

아나의 남편인 볼로디미르는 부차에 남는 것과 떠나는 것 중에 괴로운 선택을 해야 했다. 마침내 차를 타고 피난을 가려고 했지만, 러시아군 종대가 차량을 이끌고 이곳으로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포기해야 했다.

아나는 BBC에 "우리는 아파트에 남기로 했다"며 "낡은 지하실에서는 폐가 아플 정도로 숨쉬기 힘들었기 때문에 집에서 출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일 출산을 앞두고 이웃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들은 흔쾌히 응했지만, 산파 역할을 해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빅토리아 자브로드스카야(49)는 BBC에 무언가 잘못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걱정했다고 밝혔다.

2022년 1월 전쟁 전 사진을 촬영한 아나
사진 설명, 2022년 1월 전쟁 전 사진을 촬영한 아나

방안은 촛불로 밝혀졌으며,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물은 병에 든 물 뿐이었고 그마저도 얼음장 같았다.

아나는 "이런 상황에 출산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고, 모든 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며 "게다가 첫 출산이라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아나의 이웃들은 의료진에게 필사적으로 연락을 취했지만 통화 상태가 좋지 않았다. 마침내 그들은 발코니에서 통신 신호를 잡아 부차에 있는 산부인과 의사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의사는 방문하기로 했지만 도착하지 않았다. 그날 늦게 의사는 사과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는 오는 길에 맞닥뜨린 러시아 순찰대가 휴대폰을 부숴 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나의 이웃들은 도움 없이 아기를 받아야 했다. 이리나 야즈노바를 제외하면 그들 중 의료 경력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빅토리아는 "아기의 머리가 나왔을 때 우리는 모두 두려웠다"며 "아기는 푸른색을 띠었고 우리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 이리나가 아기의 머리를 부드럽게 돌렸고, 아기의 몸이 빠져나왔다"며 "처음에 아기는 울지 않았지만 몇 번 때리자 울기 시작했고, 우리는 모두 환호했다"고 설명했다.

아나의 남편인 볼로디미르는 알리사가 무사히 태어나자 눈물을 흘렸다. 알리사는 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에 태어났다.

이틀 뒤 우크라이나 정부와 러시아 국방부는 부차를 대피로로 지정하기로 합의했다.

아나는 "우리는 밤새 떠날 것인지 남을 것인지를 두고 고민했다"고 말했다.

부부는 아기와 함께 떠나기로 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탈출 경로가 안전한지 물었고 휴대폰에 지도를 다운받았다.

캡션: 아나와 볼로디미르는 부차를 빠져나오는 길에 러시아 폭격으로 파괴된 도로와 건물을 목격했다

다음날 차량 21대가 부차를 떠나 키이브로 향했다. 아나의 출산을 도와준 빅토리아는 이 대열의 선두에 섰다. 빅토리아는 차량에 흰색 국기로 휘감은 걸레 자루를 꽂고 '아이들'이라고 적힌 푯말을 달았다.

아나는 "오는 길에 끔찍한 광경을 목격했다"며 "살아생전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이런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체가 길 위에 있었고 집은 파괴됐다"며 "러시아 탱크는 도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어 우리는 포격을 당할까봐 너무 무서웠다"고 설명했다.

몇 시간 뒤 탈출 행렬은 모든 러시아 검문소를 안전하게 지나 키이우에 도착해 흩어졌다.

아나는 "도시를 빠져나왔을 때 나는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며 "우리가 탈출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나는 엄마가 된 순간을 즐기고 있으며 부모님에게 손녀를 보여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친척 중 상당수는 우크라이나를 떠났다. 하지만 아나의 가족은 나라를 떠날 수 없고 이로 인해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부차와)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일에 모든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아직은 먼일처럼 느껴지지만 금방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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