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우크라이나 난민들은 어디로 갔을까

폴란드 국경을 건너는 우크라이나 일가족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폴란드 국경을 건너는 우크라이나 일가족

국제연합(UN)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래 260만여 명이 우크라이나를 떠났다. 이들은 제각기 어디로 흩어졌을까.

난민들은 폴란드나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몰도바 등 서쪽의 이웃 국가로 향하고 있다.

유엔은 지난 13일 기준으로 폴란드가 이중 172만 227명을 수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헝가리(25만 5291명), 슬로바키아(20만 4862명), 몰도바(10만 6994명), 루마니아(8만 4671명, 3월 8일 기준) 등의 순이다.

적국인 러시아 땅에 다다른 이들도 13만 1365명에 달하고, 러시아 우방 벨라루스에도 1226명이 도착했다.

유엔은 이밖에도 30만 4000여 명이 다른 유럽국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난민들이 고국을 탈출하는 방법

우크라이나 국경지대로 향하는 열차들은 계속 만석이다. 국경을 빠져나가는 길에도 긴 차량 행렬이 늘어서 있다.

걸어서 국경지대로 향하는 인도 유학생

사진 출처, AFP via Getty Images

사진 설명, 사진 속 인도 유학생처럼, 어떤 이들은 며칠을 걸어 국경에 다다르기도 한다

폴란드 바르샤바에 머물고 있는 정아 게디니-윌리엄스 유엔난민기구 대변인은 폴란드 국경을 넘어오는 이들 대부분이 여성과 아이들이라고 BBC에 전했다.

일부 난민들은 국경을 넘기 위해 하루를 꼬박 대기하는 일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게디니-윌리엄스 대변인은 먼 친척이나 가족들이 아이만 떨궈놓은 뒤 다시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는 일도 있다고 했다.

난민들은 기본적으로 서류를 지참할 필요는 없지만 자국 신분증이나 해외 여권, 어린이의 경우엔 출생 증명서, 그리고 의료용 서류 등을 챙기는 것이 권고된다.

난민 지위를 인정받으려면 우크라이나 시민이거나 합당한 우크라이나 거주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 유학생 등도 이에 해당한다.

아프리카 국가 출신 주민들이 우크라이나 탈출을 제지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보안요원들이 아프리카인들의 국경행 버스나 열차 탑승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무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복잡한 상황에서 탈출하려는 모든 이들은 유엔 협약에 따라 안전한 탈출로에 대한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있다"며 "여권의 색상이나 피부색이 차이를 만들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호텔은 우크라이나인 전용'

루카야는 나이지리아 출신 유학생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에서 의학을 공부 중이었다. 그는 한밤중 11시간을 걸어 폴란드와 국경을 맞댄 메디카에 도착했다.

그는 "이곳에 다다랐을 때 흑인들이 거리에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고 BBC에 밝혔다.

루카야는 무장한 요원들로부터 '우크라이나인들이 먼저 통과해야 하니 기다리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루카야는 백인들로 가득 찬 버스를 바라봤다. 그 사이 흑인들은 극소수의 인원만 대기줄을 통과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루카야는 비로소 국경을 넘어 폴란드 바르샤바로 향할 수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 고국 나이지리아로 돌아갈 항공기를 탈 예정이었다.

키이우에서 공부하던 소말리아 출신 의대생 아샤도 비슷한 이야기를 꺼냈다.

폴란드에 다다른 직후 "호텔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만 제공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아샤는 현재 바르샤바의 한 호텔에 안전하게 머물고 있다. 국경지대에서의 경험과 달리 바르샤바 사람들은 놀랍도록 친절하고 호의적이었다고 한다.

폴란드 국경 관리당국은 우크라이나에서 오는 모든 이들을 국적과 상관 없이 환영한다고 BBC에 밝혔다. BBC는 우크라이나 국경 관리당국에도 연락을 취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