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퇴근 후 업무... ‘연결되지 않을 권리’ 해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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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연결되지 않을 권리'에 대한 보고서가 발표됐다.
경기연구원은 노동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7.8%가 '퇴근 후 업무지시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며 관련 규제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해외에는 프랑스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슬로바키아, 필리핀, 포르투갈에서 노동법에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명시하는 등 법제화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관련 법률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 보고서를 정리했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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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되지 않을 권리란 근무 시간 외 업무와 관련한 연락을 받지 않을 권리를 뜻한다.
이는 디지털 시대에 모호해지는 일과 여가의 경계를 분명히 하여 노동자의 사생활과 여가를 보장하기 위해 새롭게 등장한 권리 개념이다.
근무 시간 이후에 보낸 업무 관련 연락에 대응하지 않고 단절해도 직업적 의무 위반이 아님을 보장받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경기연구원은 최근 정보통신기기의 보급과 SNS의 확산으로 일과 여가의 경계가 사라지고 항시적인 업무 환경이 조성되면서 근무 시간 외 업무 연락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문제가 대두됐다고 분석했다.
2016년 한국노동연구원은 '스마트기기 업무활용 실태와 효과' 보고서를 통해 '전체 노동자의 70.3%가 퇴근 후에도 스마트기기를 활용하여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며 일주일 평균 11시간의 추가 노동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34%는 일주일 한 번 이상 퇴근 후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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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연구원 발표 이후 5년이 지났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경기연구원이 경기도 임금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 결과, 87.8%의 응답자가 근무 시간 외 업무지시를 경험해봤으며 개인 메신저를 통한 업무지시가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전화를 이용한 근무 시간 외 업무지시가 가장 많이 사생활을 침해, 이메일이 가장 적게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사내 캠페인 등의 자발적인 인식 개선 노력은 근무 시간 외 업무지시를 근절하기 위한 해결책으로서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 인식됐다.
또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일상적으로 근무 시간 외 업무지시를 받는 경우는 34.2%로 밝혀졌다.
경기연구원은 이것이 '근무 시간 외 업무지시가 고착화된 사례도 상당함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해외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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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세계 최초로 2017년 1월 1일부터 노동법에 '연결되지 않을 권리(Le droit de la deconnexion)'를 포함해 시행 중이다.
프랑스 내 기업은 실정에 맞추어 노사 협의를 통해 이를 지킬 실용적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또 50인 이상의 기업은 '연결되지 않을 권리'에 관한 노사 협의 내용을 의무 연례 협상(Mandatory Annual Negotiation, MAN)에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50인 이상 기업의 사업주에게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750유로(약 514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슬로바키아는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증가한 재택근무자들을 위해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노동법에 명시했다.
슬로바키아 노동법은 노동자가 휴가, 공휴일 등 지정된 휴식 시간에 작업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게 할 권리가 있음을 보장하며, 노동자가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행사하는 경우 고용주가 이 행위를 직업적 의무 위반으로 간주하지 않을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포르투갈 역시 비슷이 사생활 존중을 위해 재택근무 직원에 대한 모니터링 금지하며, 이를 위반할 시 10인 이상 기업에 대해 벌금을 부과한다.
유럽뿐만 아니다. 필리핀 역시 노동자가 업무와 관련하여 보내진 이메일, 문자, 전화에 응답하지 않을 시간을 설정하는 것이 고용주의 의무라고 명시돼 있다.
한편 이탈리아는 아예 업무 시간 외 업무를 일 총량에 포함하도록 하는 상원법을 시행 중이다.
기업은 업무의 범주에 정보통신기기 등을 활용하여 회사 밖에서 수행되는 업무를 포함해야 하며, 노동자의 휴식 시간에 대한 정의와 휴식을 위해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스페인, 그리스 등의 국가도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는 원격근무와 관련한 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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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연결되지 않을 권리 보장을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광명시는 2017년 7월 최초로 퇴근 후 SNS를 통한 업무지시 금지에 대한 선언을 발표했다.
이후 서울시도 같은 해 9월 '서울시 지방공무원 복무조례' 개정안에서 '연결되지 않을 권리'에 관한 내용을 공표하고 적용했다.
그러나 법률은 아직이다.
2016년 6월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 등이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법제화하는 '카톡 금지법'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당시 이는 입법 취지는 타당하나 현실적 집행 가능성이 적다는 국회환경노동위원회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어 2017년 8월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 등이 근로 시간 외 업무지시에 대해 추가수당을 지급하는 내용의 개정안도 발의하였지만 무산됐다.
최근에는 2020년 7월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 등이 정보통신기기 등으로 사용자가 업무지시를 하는 경우를 대기시간에 포함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아직 이는 국회에 계류 중이다.
업무 종료 시 이메일 기능 중지, 자동 삭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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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독일 '폭스바겐'은 업무 종료 시 업무용 메일 기능이 중지되며, 휴가 중 오는 메일은 발신자에게 '수신자가 부재중'이라는 내용과 함께 대체자 연락처가 전달된다.
독일 '다임러 벤츠'는 직원의 휴가 기간 또는 5일 이상 부재 시 도착한 이메일이 직원의 요청에 따라 자동으로 삭제되도록 설정하기까지 했다.
프랑스 '미쉐린'은 업무 시간 외에 정보통신기기 접속 건수를 원격 연결 제어시스템으로 파악하고 사용을 제한하는 노사합의문을 작성한다.
이를 위반할 시 구두 경고, 인사조치, 그리고 외부기관 고발 등이 이뤄진다.
독일 '도이치텔레콤'은 '모바일 워킹'이라는 단체협약을 만들어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퇴근 후에도 일해야 하는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미리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여 업무를 진행하고 이에 합당한 보수를 지급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오랑쥐'는 아예 업무 시간이 길어지면 경고를 한다.
오랑쥐는 직원에게 각자 정보통신기기 사용량을 점검해 표로 만들도록 하고 지나치게 사용 시간이 긴 직원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LG 유플러스'는 2016년 4월부터 밤 10시 이후 카카오톡 금지를 시행 중이며 위반 시 해당 보직자 직책 해제 등 강력한 인사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CJ그룹' 역시 퇴근 후나 주말에 메시지나 카카오톡을 통한 업무지시를 금지하는 내용을 이메일과 알림창을 통해 독려하는 '업무 몰입 문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도 지켜져야 할 소중한 권리' 보고서의 최훈 저자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가 지켜지기 위해서는 기업과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의 경우 '구속력 있는 지침을 마련함으로써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하는 기업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가가 단계적 법제화를 통해 '근무 시간 외 업무지시에 따라 발생하는 초과 노동에 대해 정당한 보수가 지급'되도록 해야 하며 '점진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노동법에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