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직 종사자들이 겪는 심각한 번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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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마크 조핸슨
- 기자, BBC Worklife
서비스 산업의 긴 노동시간과 저임금은 업계 종사자들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고객들의 짜증과 인력난은 서비스직 근로자들의 상황을 더욱 악화했다.
50년간 서비스업에 종사한 레스토랑 주인 카렌 그래니츠(65)에게 생애 겪은 가장 끔찍한 사고는 2017년 미국 버진 아일랜드 세인트존을 강타한 5등급 허리케인이었다.
당시 그래니츠는 사태를 수습하고 식당 운영을 재개했다. 그는 "터널 끝에 빛이 보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완전히 또 다른 괴물이었다.
그래니츠는 "끝이 안 보이고 우리가 통제 가능한 범위 밖의 일"이라며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팬데믹이 몰고 온 전례 없는 상황 때문에 그는 사업을 접어야 했다.
"저는 지난 2월 레스토랑을 닫았습니다. 코로나19 로부터 격리되고 싶었다거나, 비즈니스가 너무 바빴다거나, 제가 물품을 구할 수 없었다거나, 일부 손님들이 저지른 충격적인 무례함 때문이 아닙니다. 문제는 직원들이 너무 지친 나머지 어느 날부터 출근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래니츠는 "무례한 손님들은 가게 분위기를 안 좋게 만들었고, 마스크 착용은 피곤한 일이었으며, 식당 직원들은 겁에 질려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니츠는 퇴사한 직원들의 빈 자리를 메꿨다. "하루 16시간 일하면서 6명의 일을 하기에 난 너무 늙었죠. 가장 바쁘게 일하던 와중에 일을 그만 두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쓰러져 들것에 실려 나가기 전에요."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번아웃을 "직업 관련 증상"으로 인정했다.
번아웃은 주로 사무직 근로자들에 관해 논의되는 주제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비스직 종사자들도 긴 근무일수, 시간외 근무, 부족한 정규 휴무 등 복합적인 요인들로 번아웃을 경험한다. 서비스직 노동자들은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종종 저임금, 지원 부족, 저평가 문제를 겪고 있으며 병가 급여나 휴일 급여도 받지 못한다.
현재 서비스업계의 번아웃은 역대 가장 심각한 수준일 수 있다. 까다로운 고객들과 심각한 인력난 등 팬데믹이 몰고 온 스트레스 요인이 불안정하게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심각한 번아웃은 기업이 직원들의 탈진 현상을 더 잘 파악하고 노동 현장 개선의 변화를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매일 고객을 응대하며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들에겐 별 위안이 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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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끔찍한' 고객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서비스직 종사자들은 꼭 필요한 근로자로서 칭찬과 격려를 받았다. 하지만 그들은 칭찬받던 그 시절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오늘날에는 식당, 가게, 비행기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고객들이 공격했다는 뉴스를 자주 볼 수 있다. 대다수의 경우는 그들이 코로나19 시대에 보건 규칙을 적용하는 새로운 역할을 맡으면서 일어난 것이다. 물론 고객 응대의 본질적 업무 중 하나는 고객의 고충 처리다. 이는 서비스직 근로자들이 대유행 기간 동안 고객으로부터 악의적으로 대우받는 특이한 입장에 처하게 된 배경이다.
그래니츠는 지난 몇 달간이 세인트존에서 가장 불안정한 기간이었다고 회상한다. 그는 관광객들이 저마다 페리에 타려고 다투고, 투어 중 잘못된 행동을 저지르며, 교대시간마다 직원들을 긴장시켰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100명의 멋지고 훌륭한 손님들이 있으면, 5명의 무례한 손님이 나타나서 믿지 못할 정도로,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끔찍하게 행동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소매업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관리자급 직원 중 91%가 근로자들의 정신 건강 문제가 증가하는 것을 알아차렸다고 말했다. 주요한 이유로는 일선 소매업체 응답자의 88%가 지난해 폭언을 들었으며, 60%는 고객으로부터 협박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루 16시간 일하면서 6명의 일을 하기에 난 너무 늙었죠. 가장 바쁘게 일하던 와중에 일을 그만 두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쓰러져 들것에 실려 나가기 전에요. - 카렌 그래니츠
번아웃은 스트레스를 받은 근로자들이 대중과 교류하며, 그 대가로 다시 고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온 위기가 지난 20개월간 이어진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신간 '더 번아웃 에피데믹(The Burnout Epidemic·번아웃 전염병)'의 저자 제니퍼 모스는 지적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있는 모스는 "우리는 늘 벼랑 끝에 서 있으며 고객에게 대응하기 전까지 잠시도 쉴 틈이 없다"며 "따라서 현재 서비스 부문에는 종사자들이 전에 겪지 못한 높은 수준의 불안정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모스는 이렇게 고객과 서비스직 근로자 사이 마찰이 증가하면 근로자들의 상황 통제 불능감, 냉소주의, 절망감이 심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그들은 분리감, 불안, 점점 부정적으로 변하는 성격 등 번아웃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이 증상들은 낮은 업무 성과로 종종 잘못 해석되기도 한다.
번아웃과 인력난이 오는 주기
연구들에 따르면 번아웃은 이직의 핵심 요인이다. 즉 서비스업이 종사자들의 대이동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 중 하나라는 사실은 별로 놀랍지 않다.
미국의 호스피탈리티(접객업)종사자들은 지난해 초 사업체들이 문을 닫으면서 대량 이직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 접객업계의 구인난은 역대 최고 기록에 달하며,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분야에서 공부하거나 재훈련을 받기 위해 일터를 떠나고 있다.
호주의 한 레스토랑은 셰프의 이직을 막기 위해 최대 20만 호주 달러(한화 약 1억7600만 원)의 연봉 조건을 내걸고 채용을 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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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많은 기업들은 이러한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근로자 유인책으로 임금 인상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이는 근로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채용 사이트 잡리스트(Joblist) 보고서에 따르면, 전직 접객업 근로자들은 다른 근무 환경(52%), 높은 임금(45%), 나은 복리후생(29%), 스케줄 유연성(19%)을 찾아 업종을 떠나고 있다. 또한 이직을 준비하는 전직 접객업 종사자들 절반은 임금 인상이나 상여금 때문에 예전에서 일한 식당, 술집, 호텔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케빈 올리버(54)는 미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의 한 잡화점에서 매니저로 일하며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렸다. 21살 때부터 소매업에 종사한 그는 올해 매주 평균 60-70시간을 일했다. 그는 거의 8개월간 쉬지 않고 일했으며 다른 매니저급 동료에게 16시간 교대 근무를 요청해 단 하루 휴가를 낼 수 있었다.
올리버는 "이런 일들이 더욱 흔해지는 가운데 일부가 번아웃을 겪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워라밸' 없이 "전염병 대유행 기간에는 균형잡힌 삶을 포기하고 거의 늘 일해야 했다"고 말했다. 올리버는 근로 시간은 짧고 급여는 더 높은 비영리 단체에 새 직책을 맡기 위해 이달 이직한다.
업계 대탈출
모스는 대유행 덕분에 올리버처럼 번아웃을 겪은 근로자들의 이직이 더욱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지난 20개월간 자기 자신의 죽음을 마주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본인의 삶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직업을 갖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의도적으로 질문해 왔습니다. 또 우리는 높은 수준의 감정적 유연성을 배웠고 이는 변화에 더 열린 마음을 갖게 합니다."
이직을 준비하는 전직 접객업 종사자들 절반은 임금 인상이나 상여금 때문에 예전에서 일한 식당, 술집, 호텔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직원이 계속 근무하길 바라는 서비스업계의 기업들은 번아웃 퇴치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모스는 특히 신입급 직원들 간의 관계는 오랫동안 업무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신입 직원들이 곧 직장을 떠날거라 생각하는데, 이런 생각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며 "이는 우리가 이 직원들을 지원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근로자는 회사 내 파장을 두려워하지 않고 불만사항을 개방적으로 공유할 수 있고, 할당된 모든 업무량이 지속적으로 달성 가능한지 확인하고, 직원들과 함께 그들의 복지가 괜찮은지 확인하고, 근로자들에게 커리어 향상을 위한 명확한 단계를 인지시킬 수 있을 것이다.
모스는 "우리는 지금 노동력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점에 있다"고 덧붙였다. "직원들이 계속 근무할 조직은 직원들의 말을 경청하고, 그들의 정신 건강을 살피고, 필요한 것을 지원하고, 신뢰를 쌓고, 양방향 의사소통과 피드백을 구축하는 일들을 잘 해내는 기업들입니다."
모스는 현 상황이 사무실이나 병원 병동은 물론 카페 카운터, 가게 계산대 뒷공간 등 모든 영역에 번아웃과 그 영향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경종을 울리길 바라고 있다. 또한 번아웃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 우리 모두는 각자 서비스직 종사자들과 어떻게 소통했는지 스스로 반성하며 최근 몇 달 보고된 악의적 행동을 바로잡는 과정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