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연락채널 복원 언급 다음날 '지대공 미사일' 발사

북한이 1일 신형 지대공 미사일을 전날 시험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KCNA/Reuters

사진 설명, 북한이 1일 신형 지대공 미사일을 전날 시험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번에는 신형 지대공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새로 개발한 반항공(지대공) 미사일의 종합적 전투 성능과 함께 발사대, 탐지기, 전투종합지휘차의 운용 실용성 확증에 목적을 두고 9월 30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또 "쌍타조종기술과 2중 임펄스 비행 발동기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 도입으로 유도 정확성, 공중목표 소멸 거리를 대폭 늘린 신형 반항공 미사일의 놀라운 전투적 성능이 검증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언급한 '쌍타 조종기술'은 미사일 탄두부와 중간 부분에 각각 가변 날개를 달아 안정성과 기동성을 증대시키는 기술을 뜻한다.

그러면서 "이번 시험발사가 반항공 미사일 체계 연구개발에서 대단히 실용적인 의의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이번 지대공 미사일 시험발사는 지난 28일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이틀 만이다.

북한은 지난달 11~12일에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곧이어 15일에는 열차에서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 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22일과 3월 21에는 순항미사일을 쏘아 올렸으며, 3월 25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문 대통령 '북 미사일' 언급 없어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국군 최고통수권자의 첫 번째이자 가장 큰 책무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만들고 지켜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한 국방력을 바탕으로 한 평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

문 대통령은 또 "든든한 안보태세에 대한 신뢰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반도 종전선언을 국제사회에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미 국무부는 30일(현지시간)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있다"며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북대화와 협력을 원칙적으로 지지하며 한국이 전진할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달 29일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보도 이후 영국, 프랑스와 함께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구했으며 이 회의는 1일(현지시간) 열린다.

속도∙기동성 향상된 신형

북한이 언급한 '2중 임펄스 비행 발동기'는 다중펄스 모터의 일종으로 고체연료의 추력을 조정하는 기술이다.

처음 추진력을 얻기 위해 강한 추력을 내는데 목표물에 접근할 때 다시 강한 추력을 발생시켜 기동성을 높여준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북한이 기존에 러시아 미사일 복제품인 'KN-06'을 보유했는데 이번에 1단 부스터와 위아래 날개가 있어 속도와 기동성 모두 좋아진 신형 미사일을 공개했다"고 평가했다.

또 "이번에 시험 발사한 지대공 미사일이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열병식에 등장하긴 했지만 실제 발사장면이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8차 당 대회에서 과업으로 군의 현대화, 국방력 강화를 강조한 만큼 앞으로도 계속 신형무기체계를 선보일 것"이라며 "이는 외부적으로 국방력 강화, 내부적으로는 충성심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번 미사일이 러시아판 '사드'로 불리는 중장거리 대공방어시스템인 'S-400'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발사차량 앞쪽에서 멀리 위상배열 레이더와 같은 대공체계가 보이는데 북한이 이미 S-300과 유사해 보이는 대공미사일(번개-5호) 발사 장면을 지난 2016년 공개한 만큼, 한 단계 위인 S-400과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S-400의 경우 최대사거리 400km, 최대 탐지거리 700km, 최고 속도 마하 12로 항공기는 물론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까지 요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또 "한국 군이 도입한 F-35 전투기와 미국의 B-2 폭격기, F-117 전폭기가 모두 타겟"이라며 "북한이 수 년 전 한국이 도입한 F-35 전투기를 '무용지물'로 만들겠다고 위협했는데 이 미사일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우원장이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김정은 북한 국무우원장이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대화∙도발 동시에… 대남 정책 변화

이번 지대공 미사일 시험발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남북통신연락선 복원을 언급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통신연락선 복원 언급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 속에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남북관계 개선 및 복원과 별개로 국방력 강화에 계속 힘을 쏟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이중기준 철회를 요구하며 자신들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지난 1월 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국방과학 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에 따른 것일 뿐 도발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외교관 출신의 태영호 의원(국민의힘)은 "최근 북한의 대남정책에서 변화가 엿보인다"며 "과거 대남 우위를 점하고 이익을 극대화하려던 패턴에서 벗어나 대화와 도발을 동시에 감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태영호 의원은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북한의 어떠한 미사일 도발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한국 정부는 국제공조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한국을 공략해 난관을 돌파하려는 북측 시도에 휘둘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최신예 전투기는 물론 군사 정찰위성 등 첨단 정찰자산도 없는 북한이 핵무기를 제외한 분야에서의 대남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1월 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국방과학 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 각종 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핵무기와 비핵무기에 대한 대응을 명확히 구별해야 한다"며 "남북 간 이처럼 군비경쟁이 과열되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한국 정부의 냉정한 판단이 아쉬운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