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중 대북특별대표 첫 전화 통화...'이견 재확인'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19년 1월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비핵화 협상 공동 대응을 논의했다

미국과 중국의 대북특별대표가 6일 첫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미국은 한반도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조속히 북미 대화가 재개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류사오밍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기존의 '쌍궤병행' 원칙을 재확인했다. 또 단계적, 동시적 원칙에 따른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강조했다.

'쌍궤병행'은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의 병행 추진을 뜻한다.

이와 관련해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현지시간 6일 "중국은 북한 정권에 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의 역할 역시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은 선의로 관여할 준비가 돼 있음을 북한에 여러 차례 전했다"며 "북한의 건설적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달 2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달 2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미-중 '이견' 재확인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모두 북핵 문제 해결을 바라지만 각기 다른 절차 및 과정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전화통화에서 서로의 입장 차이만 재확인했다는 지적이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한권 교수는 BBC 코리아에 "중국은 '쌍궤병행'을 중심으로 한 동시적-단계적 진행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 러시아의 입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2017년 정상회담에서 '쌍궤병행'과 '쌍중단'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북핵 해법으로 내세운 바 있다.

반면 바이든 정부는 북한이 먼저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를 취하면 제재 해제 등의 보상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대북 접근법이 다르다. 중국은 이전보다 더 강하게 북한 편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현상은 미중 관계가 악화하면서 더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쌍궤병행=대북 적대 정책 철회 요구'

중국이 '쌍궤병행' 원칙을 재확인한 이상 미-중의 협력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곤 교수는 "중국이 사실상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며 "쌍궤병행 원칙이 북한이 바라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요구와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특히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지난 3일 세계평화포럼에 참석해 미국에 '북한 문제 반성'을 요구한 것만 보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왕이 부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은 수십 년 간 북한에 가한 위협과 압박을 반성해야 한다"며 "대북제재를 유예 및 해제해 북한 경제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중국이 이렇듯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와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북미 핵 협상은 교착 국면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난, 식량난 등 대내적인 어려움이 일정 수준에 오르면 북한은 자신들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벼랑 끝 전술'을 활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