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세계를 다시 '제국주의' 시대로 되돌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책상 앞에 두 손을 맞잡고 앉아서 카라카스 급슥 작전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 기자, 제레미 보웬
    • 기자, 국제뉴스 에디터

미국 특수부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관저와 직위, 그리고 국가에서 축출한 지 몇 시간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마러라고 관저에서 생중계로 급습 작전을 지켜보며 소감을 밝혔다.

트럼프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속도와 맹렬함을 직접 봤다면 정말 놀라웠을 것...놀라운 작업이었다. 아무도 이런 일을 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은 빠른 승리를 원하고 필요로 했다. 그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기 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간 발언을 본다면, 베네수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갈망해 온 빠르고 결정적인 승리로 보인다.

마두로는 브루클린의 감옥에 수감됐다.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게 되며,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새로운 대통령과 함께하는 차비스타(Chavista·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 정권이 수백만 배럴의 석유를 넘기고, 그 수익의 사용 방식은 자신이 통제할 것이라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미국인 사망자 없이, 또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참담한 결과를 낳았던 장기 점령 없이 진행됐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베네수엘라의 복잡성을 공개적으로 외면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독일보다 큰 나라로 부패와 탄압이 정치에 깊이 뿌리내린, 파벌 체제가 여전히 통치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정학적 '슈거러시(일시적 흥분상태)'를 즐기고 있다.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대통령 옆에 있던 마르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의 발언을 살펴보면, 그들 역시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은 반드시 실행하는 대통령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콜롬비아, 멕시코, 쿠바, 그린란드 그리고 덴마크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목표가 어디가 될지 두려워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명을 좋아한다. 그는 여전히 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슬리피 조'라고 부른다.

그는 미국의 라틴아메리카 정책의 기초가 된 '먼로 독트린'에 새로운 이름을 붙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을 붙여 '돈로 독트린'이라고 부르고 있다.

미국의 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는 1823년 12월, 이 원칙을 발표했다. 서반구는 미국의 영향권이며, 유럽의 개입이나 새로운 식민지 건설을 경고하는 내용이었다.

돈로 독트린은 먼로 독트린의 200년 된 메시지를 극단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러라고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눈이 가려진 채 수갑을 차고 감옥으로 이송되는 순간 "먼로 독트린은 중요한 원칙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훨씬 뛰어넘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새로운 국가 안보 전략 아래,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배력은 다시 의문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을 포함한 어떤 경쟁자나, 잠재적 위협도 라틴아메리카에서 배제돼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중국이 이 지역에 투자한 막대한 자본이 어떤 처지에 놓이게 될지는 불분명하다.

돈로 독트린은 미국이 '뒷마당'이라 부르는 광대한 영역을 북쪽 그린란드까지 확장한다.

1823년 먼로 독트린이 동판 필체로 남았다면, 2026년의 메시지는 미국 국무부가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찌푸린 표정의 트럼프 대통령 사진이다. 사진에는 "이곳은 우리의 반구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안보가 위협받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는 미국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동원해 선을 넘은 국가와 지도자들을 압박하고, 필요하다면 그들의 자원까지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른 잠재적 표적인 콜롬비아 대통령에게 거친 표현으로 경고했듯, 다른 국가들 역시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린란드는 북극에서의 전략적 중요성뿐 아니라, 기후 변화로 빙상이 녹으며 접근 가능해진 풍부한 광물 자원으로 인해 미국의 표적이 되고 있다. 그린란드의 희토류와 베네수엘라의 중질유는 모두 미국의 전략적 자산으로 여겨진다.

다른 간섭주의적인 미국 대통령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법이나 민주주의 수호라는 정당성으로 자신의 행동을 포장하지 않는다. 그가 필요로 하는 유일한 정당성은 미국의 무력으로 뒷받침된 자신의 의지와 힘에 대한 믿음이다.

먼로에서 돈로까지, 외교 정책 독트린은 미국 대통령에게 중요하다. 그것은 행동을 규정하고, 유산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뉴욕시 활주로에서 세 명의 미국 사법당국 요원들이 수갑이 채워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 여사를 호송하고 있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는 현재 뉴욕 연방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오는 7월, 미국은 건국 250주년을 맞는다. 1796년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고별 연설을 통해 3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이 연설은 오늘날까지 울림을 주고 있다.

워싱턴 대통령은 미국과 세계에 일련의 경고를 남겼다.

전쟁 시기의 일시적 동맹은 필요할 수 있지만, 미국은 그 외에 외국과 영구적 동맹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는 고립주의의 출발점이 됐다.

국내에서는 극단적 당파주의를 경계하라고 시민들에게 경고했다. 분열은 젊은 공화국에 대한 위협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미 상원은 매년 워싱턴 대통령의 고별 연설을 공개 낭독하는 의식을 진행하지만, 이는 극도로 양극화된 정치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 얽힌 동맹이 지닌 위험성에 대한 워싱턴 대통령의 경고는 150년 동안 지켜졌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유럽과 이별을 고하고 고립주의로 돌아갔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은 미국을 세계적 강국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여기서 또 하나의 원칙이 등장한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 전까지 유럽인의 삶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 원칙이었다.

1947년 무렵, 냉전은 본격적인 대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전쟁으로 파산한 영국은 그리스 정부의 공산주의자들과 싸움을 더 이상 지원할 수 없다고 미국에 알렸다.

당시 해리 트루먼 미 대통령은 "무장 소수 세력이나 외부 압력에 의한 예속 시도에 맞서는 자유로운 국민을 지원하겠다"라는 말로 미국의 개입을 약속했다. 그는 소련이나 자생적 공산주의 세력의 위협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것이 트루먼 독트린이었다. 이는 유럽을 재건한 마셜 플랜으로 이어졌고, 1949년에는 나토 창설로 이어졌다. 트루먼 대통령과 소련 봉쇄 전략을 구상한 미국의 대서양주의자들은 이러한 약속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믿었다.

트루먼 독트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결정까지는 직접적인 연결선이 있다.

트루먼 독트린은 유럽과 관계를 형성한 계기였다. 이는 과거 미국의 외교 노선과 분명한 단절이었다. 트루먼 대통령은 영구적 동맹을 경계하라는 워싱턴 대통령의 경고를 따르지 않았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먼의 유산과 결별하고 있다. 덴마크의 주권 영토인 그린란드를 어떤 방식으로든 차지하겠다는 위협을 실행에 옮긴다면, 남아있는 대서양 동맹마저 파괴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스티븐 밀러는 최근 CNN에 "세상은 힘, 무력, 그리고 권력에 의해 지배된다"라며 "이것은 태초부터 존재해 온 세계의 철칙"이라고 말했다.

어느 미국 대통령도 힘과 권력의 필요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부터 트루먼 대통령,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이전의 모든 후임 대통령까지, 백악관 사람들은 강력해질 수 있는 최선이 주고받는 동맹을 이끄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들은 새로운 유엔을 지지했고, 국가의 행동을 규제하기 위한 규칙 제정을 추진했다. 물론 미국은 국제법을 무시하고 위반해 온 적도 많았고, 이는 규칙 기반 국제 질서를 약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트럼프 이전의 대통령들은, 결함과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국제 체제가 규제를 필요로 한다는 개념 자체를 없애려 하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20세기 전반, 힘의 지배가 초래한 참혹한 결과와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인한 수백만 명의 사망 때문이었다.

'미국 우선' 주의와 사업가적이며 거래 중심의 본능이 결합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동맹국들이 그의 호의를 누리기 위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믿게 됐다.

우정이라는 표현은 강해 보인다. 대통령이 제시한 좁은 정의에 따르면, 미국의 이익은 단독 행동을 통해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주 생각을 바꾼다. 하지만 미국이 어떠한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힘을 사용할 수 있다는 그의 믿음만큼은 변하지 않는듯하다. 그리고 그는, 이것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길이라고 말하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가 이 노선을 고수할 경우, 세계를 100년 혹은 그 이상의 과거 제국주의시대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강대국들이 영향권을 설정하고, 자신의 의지를 강요하며 강력한 권위주의적 민족주의자들이 국민을 재앙으로 이끌던 시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