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주차장 5부제 시행…내 차도 막히나, 어디까지 제한되나?

사진 출처, News1
- 기자, 문준아
- 기자, BBC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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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역의 유료 공영주차장에서 승용차 요일별 5부제가 시행됐다.
중동 지역 전쟁 장기화로 원유 수급 불안이 이어지면서, 한국 정부가 차량 이용을 줄이고 에너지 소비를 낮추기 위한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다. 시행 기간은 4월 8일부터 자원안보 위기 경보 해제 시까지다.
이번 조치는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유료 공영주차장 약 3만 곳을 대상으로 한다. 운행 자체는 제한되지 않지만,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경우 차량번호 끝자리에 따라 출입이 제한된다.
월요일에는 1·6번, 화요일은 2·7번, 수요일은 3·8번, 목요일은 4·9번, 금요일은 5·0번으로 번호가 끝나는 차량이 각각 유료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으며, 주말과 공휴일은 적용되지 않는다.
시행 첫날인 8일에는 끝자리가 3번과 8번인 차량이 제한 대상이 됐다.
같은 날 공공기관 차량에는 홀짝 방식의 2부제도 함께 적용됐다. 홀수일에는 끝번호가 홀수인 차량, 짝수일에는 짝수인 차량만 운행할 수 있다.
혼선과 불편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는 "다소 불편이 있더라도 에너지 절약에 협조해달라"고 밝혔다.
운행은 허용, '주차'만 제한
이번 정책의 핵심은 '운행'과 '주차'를 분리해 규제한다는 점이다. 운행 자체 규제가 아니라 주차 제한을 통한 간접적 감축 정책이라는 설명이다.
공공기관 차량은 날짜에 따라 운행 자체가 제한되는 2부제가 적용되지만, 일반 시민 차량은 운행에는 제한이 없다. 대신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때만 5부제가 적용된다.
현장에서는 차량번호 인식 시스템을 통해 해당 요일 차량의 출입을 자동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차단기가 없는 주차장은 인력을 배치해 입차를 통제할 계획이다.
이 같은 구조로 인해 도심에서 공영주차장 의존도가 높은 운전자들의 이동 자체가 사실상 제한되는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택배나 배달, 자녀 학원 승하차처럼 짧은 정차 목적이라도 원칙적으로는 주차장 진입이 막힌다.
또 전날 정상적으로 주차한 차량은 다음 날 제한 대상이 되더라도 출차는 가능하지만, 같은 날 다시 진입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어디까지 적용되나…규제 제외 대상은?
적용 대상은 공공이 운영하는 유료 공영주차장이지만, 모든 주차장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전통시장이나 관광지 인근, 환승주차장 등은 지역경제와 대중교통 이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제외될 수 있다.
교통량이 적어 정책 효과가 제한적인 지역 역시 예외 적용이 가능하다. 실제로 경남 밀양시는 '지역 실정에 따라 탄력적 운영이 가능하다'는 규정을 근거로 공영주차장 이용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처럼 적용 여부가 주차장별로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같은 공영주차장이라도 어디는 적용되고 어디는 제외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정부도 이용 전 해당 주차장의 시행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안내하고 있으며, 향후 지도 서비스 등을 통해 적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적용 대상 차량의 범위도 넓다. 10인승 이하 승용차뿐만 아니라 법인 차량, 렌터카, 경차,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포함되며, 외국인이 렌터카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전기차와 수소차, 장애인 및 국가유공자 차량, 임산부와 미취학 아동 동승 차량, 긴급·의료 차량 등은 기본적으로 제외된다. 생계형 차량 역시 공공기관장이 필요성을 인정할 경우 예외 적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사전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비표를 발급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절차적 부담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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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가능한 곳은 어디? 위반 시에는?
5부제가 시행되더라도 모든 주차가 막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조치는 공공이 운영하는 '유료 공영주차장'에만 적용된다. 따라서 무료 공영주차장이나 대형 쇼핑몰, 마트, 복합시설 등 민간 주차장은 기존과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민간 주차장까지 규제를 확대할 경우 영업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한다.
만일 5부제를 위반하더라도 과태료 등 별도의 행정 처분은 없다.
한편 공공기관 차량에 적용되는 2부제는 관리 방식이 다르다. 최초 위반 시에는 경고에 그치지만, 반복 위반할 경우 주차장 이용 제한 등의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특히 3회 이상 위반 시에는 이른바 '삼진아웃제'가 적용돼 징계 처분이 권고된다.
이 같은 기조는 현장에서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최근 제주도는 차량 2부제를 두 차례 위반한 공직자에게 이른바 '벌 당직'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유가 대응의 실험…지속 가능할까?
이번 조치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원유 수급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온 긴급 대응 성격이 강하다. 정부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실제 에너지 절감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차량 이용을 일부 줄이는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민간 영역은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상징적인 조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 역시 이번 조치를 실질적인 수요 감축 정책이라기보다 석유수급 위기 상황에서의 '수요 관리 첫 번째 대비 시스템' 정책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BBC에 "아직은 수요를 강하게 줄여야 할 만큼의 심각한 위기 상황은 아니며, 자율 참여를 유도하는 수준"이라며 "강제 규제가 없는 만큼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에 기대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상황이 악화돼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민간까지 포함한 보다 강제적인 수요 감축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단기 대응 성격이 강한 가운데, 고유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보다 지속 가능한 해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김 실장은 석유 안보를 수요와 공급의 균형 문제로 봤다. 석유 수요가 충분히 낮다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등 공급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실제 체감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공급이 안정적으로 확보돼 있더라도 수요가 과도하게 유지된다면 에너지 위기는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점에서 단일 대응이 아닌 '균형 잡힌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조적으로 석유 수급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가 에너지 공급망 체계가 수요 관리와 공급 안정성을 함께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김 실장은 전기차 전환 등 수송 부문에서 변화가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장기적으로는 수요를 줄이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공급 측면에서는 충분한 비축을 통해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동시에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와 해외 자원 개발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