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립기념일 축제서 총기난사로 6명 사망… 22세 남성 체포

경찰이 시카고 교외 지역 총기난사범으로 지목한 로버트 E. 크리모 3세(22)의 차량을 수색 중이다

사진 출처, WLS/ABC7 via REUTERS

사진 설명, 경찰이 시카고 교외 지역 총기난사범으로 지목한 로버트 E. 크리모 3세(22)의 차량을 수색 중이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하이랜드파크에서 퍼레이드 행렬을 겨냥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6명이 사망했다.

경찰은 인근 건물 옥상에서 총기를 난사한 용의자로 로버트 E. 크리모 3세(22)를 지목했으며, 몇 시간의 짧은 추적 뒤 체포했다.

하이랜드파크에서 오전 10시경에 시작한 독립기념일 퍼레이드는 시작한 지 10분 정도 지났을 무렵 총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중단됐다.

당국은 이번 사건으로 6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한편 용의자를 체포하기 전 경찰 당국은 그가 무장했으며 위험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경찰 측은 여전히 크리모를 "주요 인물"이라 부르고 있으나, 그가 옥상에서 총기를 난사한 범인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 코벨리 레이크카운티 중범죄태스크포스(TF) 대변인은 이날 밤 "이 인물은 사건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가 퍼레이드를 구경나온 시민들을 향해 무작위로 고성능 소총을 쏜 것으로 보고 있다.

용의자는 퍼레이드가 시작한 지 불과 몇 분 후인 10시 15분쯤 총격을 시작했다.

현장엔 시민들이 도망치며 놔두고 간 물건들이 버려져 있다

사진 출처, EPA

사진 설명, 현장엔 시민들이 도망치며 놔두고 간 물건들이 버려져 있다

이날 하이랜드에서는 독립기념일을 기념해 다양한 퍼레이드 볼거리와 함께 지역 축제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정말 즐거운 날로 기억돼야 했을 날은 순식간에 악몽으로 변했다. 총격이 벌어지자 시민들은 현장에서 도망치기 시작했고, 거리엔 유모차, 가방, 캠핑용 의자 등이 버려진 채 나뒹굴었다.

용의자는 인근 상점 옥상에서 시민들을 향해 총격을 가한 것으로 보이며, 경찰은 이곳에서 "화기의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성인 5명이 숨졌으며, 현지 검시관에 따르면 다른 한 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낸시 로터링 하이랜드파크 시장은 "공동체와 자유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날, 우리는 그 대신 비극적인 희생자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7월 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로, 1776년 7월 4일 미국 식민지 대표자들이 모여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포한 날을 기념하는 공휴일이다.

경찰은 인근 건물 옥상에서 총기를 난사한 용의자로 로버트 E. 크리모 3세(22)를 지목했다

사진 출처, HIGHLAND PARK POLICE

사진 설명, 경찰은 인근 건물 옥상에서 총기를 난사한 용의자로 로버트 E. 크리모 3세(22)를 지목했다

한편 현장 목격자들은 총성이 여러 발 연달아 들렸다며 끔찍했던 순간이었음을 전했다.

아난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총격범으로부터 1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요란한 차량 배기음이라고 생각했으나, 이내 사람들이 달리기 시작했고 그제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달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우 단시간에 수많은 총알이 발사되는 총기류였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시끄러웠다. 그러고 나서 엄청난 침묵이 찾아왔다"고 덧붙였다.

아난드는 "이 교외 지역에서 총기 폭력은 매우 드물다"면서 "이 지역은 안전하다고 생각했기에 지금의 상황이 매우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현재 안전을 위해 대피소에 숨어있다. 사람들이 울고 있다. 정말 좋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인 노엘 하라는 아들이 퍼레이드를 구경할 수 있도록 근처에 데려다준 뒤 자신은 스타벅스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모든 게 뒤집혔다고 말했다.

하라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약 30여 명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어 왔고, 우리는 모두 스타벅스 화장실에 숨었다"고 말했다.

"잠시 후 저희는 스타벅스에서 나와 대피했습니다. 총격범이 뒷문으로 들어오려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하라는 위치추적 앱을 통해 아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편 사건 발생 후 경찰은 경찰견과 드론을 동원해 퍼레이드 경로와 도심 등에서 용의자 수색 작업을 벌이면서 "현재 진행형인 범죄 현장" 인근 주민들에게 계속 대피해 있길 권고했다.

시카고에선 날씨가 더워지며 야외활동이 잦아지는 주말 연휴에 총기 사고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작년 시카고에선 독립기념일 주말에만 총기 사고로 100여 명이 다치고 17명이 사망했다.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은 텍사스 초교 총기 난사 사건과 뉴욕주 버팔로 슈퍼마켓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 만에 발생했다. 또 미국 의회가 초당적 총기 규제 법안을 제정한 이후 1주 만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충격받았다며 총기 폭력에 맞서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