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버허드: 조니 뎁-허드 소송, 왜 영국과 미국의 재판 결과가 다를까?

법정 밖에서 손을 흔드는 조니 뎁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지난 1일 조니 뎁은 미국 법원에 전 부인 앰버 허드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승소했다
    • 기자, 로빈 레빈슨-킹
    • 기자, BBC 뉴스

2020년 할리우드 배우 조니 뎁은 영국 대중지 더선을 상대로 한 영국 명예훼손 소송에서 패소했다. 그는 미국 법원에 전 부인 앰버 허드를 상대로 유사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일(현지시간) 승소했다.

재판이 시작될 무렵, 여러 법률 전문가들은 미국은 표현의 자유를 매우 강력하게 보호하기 때문에 뎁이 미국에서의 명예훼손 소송에서 이길 확률이 영국에서보다 낮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배심원단은 허드가 미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자신이 가정 폭력 피해자라고 주장함으로써 뎁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배심원들이 허드의 증언을 믿지 않았음을 뜻한다.

마크 스티븐슨 국제 미디어법 전문 변호사는 BBC에 본질적으로 같은 사건이 서로 다른 법원을 통해 다뤄지고 다른 결과를 내놓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뎁의 승리에 영향을 미친 주요 요인이 배심 재판이라고 판단한다. 반면 영국에서는 판사가 사건을 심리했다. 뎁은 영국 법원에 그를 '아내 폭력범(wife-beater)'라고 표현한 더선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스티븐슨은 "앰버 허드는 여론 재판과 배심원 앞에서 종합적으로 패했다"고 말했다.

영국과 미국 법정에서 뎁의 변호인단은 허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허드의 성격을 들어 허드가 사실은 폭력적인 파트너였다고 주장했다.

스티븐스는 이러한 방식이 성폭력 및 가정 폭력 재판에서 흔히 쓰이는 방어 전략으로 "부정하고(Deny), 공격하고(Attack), 피해자와 가해자를 뒤바꾼다(Reverse Victim and Offender)"는 의미에서 'DARVO'라고도 불린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략은 "피의자가 폭력을 저질렀는가"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원고를 신뢰할 수 있는가"로 논의를 전환시킴으로서 형세를 뒤집는다.

스티븐스는 "그들은 자신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자신이 실제 가해자임을 부인하며, 학대당했다고 주장하는 개인의 신뢰성을 공격하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역할을 뒤집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 재판에서 판사들은 이러한 전략을 파악하고 뎁의 폭행 여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많은 증거들을 채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티븐스는 "변호사와 판사들은 이러한 전략에 잘 속지 않는다"며 "하지만 배심원에게는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성이 여성보다 DARVO와 관련된 주장을 믿을 가능성이 높지만, 여성 배심원들도 이러한 전략에 취약하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사람들은 학대 피해자가 어떤 모습이고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관한 일종의 패러다임(전형)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전형적인 모습과 다를 때가 많다는 건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이죠."

두 번의 소송을 모두 취재한 가디언지 기자인 해들리 프리먼은 BBC에 미국에서의 재판이 TV로 중계됐다는 점이 또 다른 중요한 차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재판이 거의 "스포츠 경기"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지켜봤고, 그중 많은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뎁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틱톡에서 '#조니뎁을위한정의(#justiceforjohnnydepp)' 해시태그는 약 190억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배심원단은 온라인에서 사건에 대한 글을 읽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별도로 격리되지 않았고 휴대폰도 사용할 수 있었다.

프리먼은 허드를 향한 대중의 독설이 "#미투(MeToo)에 대한 백래시(반발)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앰버 허드를 보고 있으면 미투 운동의 슬로건이었던 '여성을 믿어라'(Believe Women)를 외쳤던 때가 아주 오래 전처럼 느껴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