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준비해왔습니다' … 이란에 투입될 지상군이 쿠르드족일 수 있는 이유

사진 출처, Getty Images
- 기자, 올라 게린
- 기자, 선임 국제 특파원
- Reporting from, 이라크 북부
- 읽는 시간: 6 분
미국과 이스라엘은 6일째 이란 내 목표물을 타격하며 공중전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곧 지상군이 투입될 가능성도 있을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군은 아닐 것이다.
이라크 북부에 망명 중인 이란 쿠르드족 반정부 단체들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은 국경을 넘을 계획이 있으며, 수십 년 전부터 준비해왔다고 말하면서도 전투원들이 이미 국경을 넘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며 단호하게 부인했다.
최대 무장 병력임을 자처하는 쿠르드자유당(PAK)의 하나 야즈단파나는 "이슬람 공화국 체제가 시작된 이래 지난 47년 동안 줄곧 우리는 이 일을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단 한 명의 페슈메르도 아직 움직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쿠르드어 '페슈메르'는 "죽음에 맞서는 자들"이라는 뜻이다.
야즈단파나는 취재진에게 최근 연합을 결성한 반정부 단체 6개는 정치적, 군사적으로 서로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혼자 움직이는 이는 없다"는 그는 "우리 형제들이 움직인다면 우리도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투원들이 이번 주 안에 진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미국이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우리 머리 위 하늘이 깨끗하게 정리되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다"는 그는 "또한 정권의 무기고가 파괴돼야 진격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자살행위나 다름 없다. 현 정권은 매우 잔혹한데 우리가 가진 가장 최첨단 무기라고 해봐야 '칼라시니코프' 소총뿐"이라고 지적했다.
야즈단파나는 쿠르드족 전투원 보호를 위해 미국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주길 바란다. 사실 "여러 번 이를 요청했다"는 그는 "'이 조치가 시급하게 필요하다'는 이메일을 보낸 사람도 나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드족에게 무기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과거 많은 쿠르드족 전투원이 미군으로부터 훈련받아 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IS) 단체에 맞서 싸운 바 있다.
그럼에도 이란 쿠르드 전투원들의 진격 가능성을 둘러싼 이야기가 확산하면서 이란 정권의 이란 쿠르드족에 대한 공격도 증가하고 있다. 취재진은 서로 다른 2개의 단체가 공격받은 현장을 목격했다. 이 가운데 PAK 기지를 파괴한 탄도미사일 공격에서는 전투원 1명이 숨졌다.

사진 출처, Matthew Goddard/BBC
일부 단체들은 기지를 비우고 병력을 이동시켜 병력 보호에 나서고 있다.
이란 정권에 맞선 참전은 엄청난 위험이 따르는 일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 대가로 무엇을 제안할지도 불분명하다.
중동에서 4번째로 큰 민족 집단인 쿠르드족은 이란, 이라크, 시리아, 튀르키예에 나누어 흩어져 살고 있다. 오랫동안 박해와 배신을 당해온 역사가 있으며, "우리에게는 산 외에는 친구가 없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과연 미국은 자신들의 약속을 지킬까. 과거 IS와의 전투에서 미국의 든든한 동맹으로 활약했던 시리아 쿠르드족들은 최근 트럼프가 자신들을 배신하고 다마스쿠스의 임시정부 편을 들면서 분노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이란 쿠르드족 지도부는 보다 현실적인 시각을 보인다.

사진 출처, Matthew Goddard/BBC
이란쿠르드민주당(KDPI)의 무스타파 마울루디 부대표는 "미국과 이스라엘은 우리의 희망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 전쟁을 시작했다"며 말을 꺼냈다.
"그러나 그들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기지를 공격하고 있다. 이는 결국 우리에게도 좋은 일이, 우리가 진격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재 67세인 그는 거의 평생을 현 이슬람 정권의 몰락을 기다려왔다.
전통 쿠르드 의상 차림의 그는 고통스러운 가족사를 털어놓았다. 친척 한 명은 13세의 어린 나이에 정권에 의해 살해당했고, 또 다른 친척은 반정부 협력 혐의로 31년째 수감 중이다. 그의 정치적 활동으로 인해 가족의 60%가 체포돼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마울루디는 벌써 고향 땅으로 돌아갈 순간을 마음속에 그리고 있다.
그는 취재진에게 "첫 번째 마을에 도착하면 큰 소리로 '나는 당신들을 위해 싸워왔고, 당신들은 나의 민족이며, 이제 나는 더욱 열심히 싸울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또 그는 이번 달 21일로 예정된 쿠르드족의 새해 축제인 '노루즈'는 이란 땅에서 맞이하리라 믿고 있다.
쿠르드족은 9000만 이란 인구 중 약 10%를 차지한다. 쿠르드족 지도자들은 국제 사회에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들을 지지해달라고 촉구한다.
'이란 쿠르디스탄 코말라당'의 압둘라 모흐타디 사무총장은 "우리는 이란 내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잘 조직된 집단"이라면서 "우리는 이 (변화의) 기회를 그저 흘려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입장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모흐타디는 "영국이 (유럽) 대륙에서 유일하게 IRGC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지 않은 국가라는 점에 놀랐다"면서 영국이 미군의 이란 공격에 자국 기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데 "망설였던" 태도를 비판했다.

사진 출처, Matthew Goddard/BBC
쿠르드족이 얼마나 많은 병력을 동원할 수 있을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쿠르드족인 현지 언론인은 "이미 내부에 있는 병력을 포함하면 수천 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이란의 변화에 동참하고 미래에 함께하고 싶어 합니다. 역사의 교훈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희망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 이란 쿠르드족은 미국의 약속 여부와 상관없이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이란 국경과 가까운 이라크 술라이마니야에 사는 한 여성은 "우리의 고향 땅을 볼 수 있다는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우리는 이란을 '사형 집행인의 이슬람 정권'이라고 부릅니다. 그들을 너무나 증오합니다. 그들은 너무나 많은 사람을 죽였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웃 국가에서 벌어진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을 우려하는 이라크는 난처한 입장에 놓여 있다. 이라크 정부는 어떤 단체도 "테러 행위를 벌이고자 이라크 영토에서부터 이란 국경을 넘거나 침투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만약 쿠르드군이 실제로 국경을 넘는다면, 야즈단파나는 달콤하고도 씁쓸한 느낌이 동시에 들 것이라고 말한다.
"고향 땅으로 돌아가는 일은 매우 감동적이다"는 그는 "그러나 내 삼촌들과 조부모가 이곳(이라크 북부)에서 돌아가셨다.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날을 진정으로 맞이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이미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라고 마무리했다.
추가 보도: 위츠케 부레마, 매튜 고다드, 비자르 샤리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