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라이프: 억대 연봉을 받는 대졸 신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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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 도달할 수 없는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 이러한 현상은 향후 어떤 결과를 낳을까?
데이비스 응웬은 대학교 졸업반을 대상으로 경영 컨설팅 분야 진출을 지원하는 미국의 '마이 컨설팅 오퍼' 설립자다. 경영 컨설팅은 전통적으로 보수가 높았다. 팬데믹 이전에도 대졸 신입에게 1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제공하는 기업이 있었을 정도다.
그런데 최근 응웬의 고객들 환호성이 높아졌다. 응웬은 "(요즘 진로 컨설팅을 받은) 고객들은 이를 테면 '두 가지 좋은 제안을 받았다'고 말한다"고 했다. "한 제안은 연봉 12만 달러, 다른 제안은 연봉 14만 달러라고 말하는 식이죠. (경영 컨설팅 분야) 대졸자들의 연봉 수준이 몇 년 전보다 훨씬 더 올라간 것 같아요."
대부분의 노동자들에겐 여섯 자리 연봉(100,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은 평생 도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런데 경영 컨설팅 분야는 대졸자들이 취업과 동시에 바로 여섯 자리 연봉을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다. 빅테크 분야 신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초임도 최근 이런 수준에 도달했다. 금융 쪽에서는 거대 은행의 신입 애널리스트가 연봉 11만 달러를 찍곤 한다. 그리고 런던 최대 로펌 신입 변호사들도 10만7500파운드의 연봉을 받는다. 응웬은 팬데믹 이후 "출발점부터 연봉 10만 달러를 받는 20대"가 점점 더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의 모두의 이야기는 아니다. 높은 초임을 받는 젊은 직원들의 동료중에는 더 낮은 초임으로 시작하고, 6자리 연봉을 받기 위해 몇 년간 열심히 일해야 하는 이들도 있다. 기업은 이를 시장의 원리라고 설명한다. 고용 위기란 인재를 얻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는 뜻이고, 오늘날에는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높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졸 신입에게 고액의 연봉을 주면 어떤 결과가 생길까? 고액 연봉이 장시간 노동을 군말 없이 감내하게 해줄까? 직업에 대한 사명감과 윤리 의식도 높여줄까? 아니면 젊은 고소득층과 다른 이들 모두에게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까?
'높은 보수는 기대를 나타내는 값'
대졸자의 임금은 수년간 꾸준히 올랐다. 비영리단체인 '미국 국립 대학 및 고용주 협회'의 2021년 자료에 따르면, 대졸 신입 초임이 눈에 띄게 증가한 분야도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공학 전공자의 평균 초임은 불과 1년새 7% 오른 7만2173달러로 집계됐다.
스탠포드 대학 경제학과 교수인 니콜라스 블룸은 노동력 수요, 특히 테크 분야의 노동력 수요가
공급을 빠르게 앞질렀다고 말했다. 주당 70시간 넘게 일하기도 하는 금융 분야도 최고의 지원자를 채용하기 위해 초임을 올렸다. 미국 인적자원관리협회(SHRM)의 HR 지식 고문인 루 둘리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묻지마 채용"이 나타났고, 그 덕에 많은 대졸자들이 여섯 자리 연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둘리는 "노동자는 고용주가 자신을 소중한 자산으로 평가해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젊은 직원들은 높은 임금은 (고용주가 자신에게 거는) 기대값이라고 말합니다. 높은 연봉을 꼭 받겠다는 게 아니죠. 인재가 부족한 현 상황을 알고 있는 그들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싶은 겁니다."
이 때문에 일부 대졸 신입들은 기숙사 짐을 정리하기도 전에 거액의 연봉계약서에 서명을 한다. 블룸은 "요즘에는 18개월마다 규모가 두 배로 커지는 기업들도 종종 나온다"며 "대졸자 급여도 이러한 시장 상황에 발맞춰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테크 분야에선 스타트업들도 신입사원에게 중견기업 못지 않은 급여를 제공해야 한다. 뉴욕에 본사를 둔 채용 플랫폼 '하이어드'의 CEO 조휘 브레너는 미국 테크 분야 신입 초임 평균이 11만27달러라고 말했다.
응웬의 학부생 고객들도 응웬에게 진로 컨설팅 대가로 지불한 금액이 초라해 보일 정도로 높은 연봉을 받으며 사회 생활을 시작한다. 응웬은 "오늘날의 여섯 자리 초임은 수십 년 전부터 나타난 상승 추세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높은 보수는 그것을 받는 사람들에게 높은 보수만이 줄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줍니다. 그러면서도 낮은 초임을 받는 사람들의 돈을 빼는 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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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수갑 및 기타 문제들
여섯 자리 연봉을 받는 대졸 신입이 늘어나는 것은 그 자체로 장점이 있지만, 부정적인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직장인중에는 보상 때문에 자신이 싫어하는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이른바 '황금 수갑' 현상이다. 특히 자신이 받는 높은 연봉에 맞춰 라이프 스타일을 구축했을 때,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기 쉽다.
응웬은 높은 연봉은 급여에 대한 인식을 왜곡시켜 젊은 직원들의 향후 진로 설정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높은 연봉을 받고 일하다가 직업을 바꿔 선생님이 되거나 비영리 단체에서 일하는 걸 꿈꾸는 이들도 있죠. 그런데 과거에는 이러한 이직을 했을 때 연봉이 5만 달러 정도 떨어졌다면, 지금은 그 하락폭이 10만 달러에 육박합니다. 이직을 생각하다가도 마음을 접을 정도죠."
높은 연봉이 심리적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응웬에 따르면, 그의 고객들 중에는 돈을 많이 버는 직장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도 있다. "(진로 컨설팅에 참여하는 이들 중에는) 저소득층 출신으로 '내가 뭐라고 우리 부모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걸까?'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어요. 이러다 보면 '가면 증후군(자신의 성공이 노력이 아니라 순전히 운으로 얻어졌다고 생각하며 불안해하는 심리)'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같은 직장 내 다른 직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직장 경험이 더 많은데도 최근 들어온 신입보다 연봉이 적은 경우, 이들은 회사의 초임 체계에 불만을 갖게 된다. 둘리는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면 보수 불평등 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 높은 초임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을 반드시 얻는다는 보장도 없다. 높은 연봉은 초과 근무에 대한 의지를 '살' 수는 있지만, 직업에 대한 사명감이나 직업 윤리까지 보장해주지는 못한다.
런던 대학 경영심리학과 교수인 토마스 차모로는 "높은 보수를 제공하면 직원들이 의욕에 불탈 것이라는 게 고용주들의 생각이지만, 높은 보수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높은 보수를 주는 직업을 갖게 되면 기분은 좋겠죠. 하지만 일단 일을 시작하면 더 많은 것을 원하는 게 사람들의 심리입니다. 그러다보면, 좋은 처우의 심리적 효과는 곧 '소모'되겠죠."
잡을 수 있을 때 잡아야 하는 기회
이대로 노동 시장이 계속된다면, 여섯 자리 대졸 초임은 특정 분야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높은 연봉의 낙수 효과가 다른 분야로도 확산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연봉의 전면적 인상이 아니라, 특정 계층에게만 특권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블룸은 "특정 직군의 높은 초임은 분명히 불평등을 증가시켰고 그 격차가 계속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컴퓨터 공학 학위를 가진 25살은 25만 달러를 벌 수 있지만, 16살에 바로 취업 시장에 나온 이는 2만5000달러를 받게 됩니다. 무려 10배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노동력 공급이 늘더라도, 격차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은 오른 임금은 잘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응웬 역시 경영 컨설팅 분야에선 혹독한 불황에도 오랜 기간 높은 연봉 수준이 유지됐다고 말했다. "경영 컨설팅 분야에서 연봉이 수많은 경제 사이클을 버텨내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기업들이 연봉 구조를 조정하더라도, 여섯 자리 연봉을 없애지는 못할 것입니다."
시장의 변동에 대한 사람들의 저항을 감안한다면, 특정 분야의 여섯 자리 초임은 뿌리를 깊이 내리거나 더 오를 수도 있다. 그러면서 노동 시장에 변화가 생겨 일자리가 줄어들면, 이러한 연봉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더욱 더 '다른 세상 이야기'가 될 것이다.
블룸은 "여섯 자리 초임은 유지되겠지만, 성장이 둔화되면서 그 기회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 기회에 도전할 수 있는 이들에겐, 잡을 수 있을 때 잡아야 하는 기회인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