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취약국 방글라데시가 찾은 해결책은?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 10년간 사람들의 기후 적응 대책에 대한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사진 출처, AFP

사진 설명,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 10년간 사람들의 기후 적응 대책에 대한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방글라데시는 홍수와 가뭄, 해수면 상승, 사이클론, 폭염이 끊이지 않으며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꼽힌다.

지난해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는 오는 2050년까지 기후 변화로 인해 13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후 변화 적응 대책으로 문제점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지난 10년간 사람들의 적응 대책에 대한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졌다면서 일부 지역사회는 이미 새로운 대책에 적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수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있는 국제기후변화개발센터(ICCAD)의 살리물 허크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보다 낙관적이고 해결책 중심의 입장을 내놨다.

"지난 여름 독일에서 홍수가 일어났을 때, 거의 200명이 목숨을 잃었어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들 중 하나인 독일에서 벌어진 일이죠. 방글라데시는 정기적으로 300만 명의 시민을 대피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안타까운 죽음들을 목격했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됐죠. 하지만 더 이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방글라데시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이클론 경보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요."

30년 경력의 과학자인 그는 점점 더 많은 방글라데시 국민들이 성공적인 대응책의 핵심이 되는 기후 변화의 현실에 대해 배우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글래스고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 동안 방글라데시의 민영 TV방송국 3곳은 매일 뉴스를 전하기 위해 취재진을 스코틀랜드로 보냈어요. 국민들은 누가 무엇을 말했는지, 기후 변화 완화와 관련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대응책은 뭔지 알고 싶어 했죠. 기후 협상에 대한 방글라데시 국민의 이해도가 상당합니다."

방글라데시가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동시에 방글라데시는 환경 오염이 덜 한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하다.

허크 교수는 "기후 변화 취약도 평가에서 방글라데시는 항상 상위 10위 안에 든다"면서 "히말라야에서나 볼 수 있는 빙하 호수의 폭발 말고는 거의 다 발생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 같은 문제는 오래된 얘기"라며 "새로운 건 우리가 문제에 대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글라데시는 자국이 가진 기후 취약성을 줄이고 회복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는 긴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저지대 강 삼각주와 국토의 80%를 차지하는 범람원으로 인해 기후 변화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인구 밀도

빈곤 문제 외에도 인구밀도 또한 기후 변화 문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

허크 교수는 "다만 국민들의 지식 수준이 향상됐고 매일 더 많은 방글라데시인들이 기꺼이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 변화에 대한 취약성은 이제 지나간 일이며 '적응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방글라데시의 인구 밀도는 기후 변화 문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사진 출처, ICCCAD

사진 설명, 방글라데시의 인구 밀도는 기후 변화 문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허크 교수는 기후 변화 영향을 받는 지역 사회, 정부, 관련 단체에 과학적인 조언을 제공하기 위해 50개 이상의 대학이 힘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방글라데시 재무부는 올해 기후 변화 문제를 다루기 위해 국가 예산의 8%를 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예산은 25개 부처에 할당됐고 각 부처는 기후 계획을 세우고 있죠. 기후는 더 이상 별개의 문제가 아닙니다.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했지만 이제는 규모에 맞게 통합되고 조정되고 있어요."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국제 인도주의 단체 헬베타스(Helvetas)에서 일하는 루파 무케르지는 기후 변화에 대한 적응 문제 수석 고문이다. 그는 다카에서 지역 학술 기관 및 비정부 협회와 함께 실행 가능한 적응 방법과 도구 평가 업무를 하고 있다.

그는 "방글라데시가 사이클론을 예측하기 위한 조기 경보 시스템을 잘 만들어 냈다"고 평가했다.

"마을의 마지막 사람에게까지 정보가 전달됩니다.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지역 차원의 위원회들도 있죠. 휠체어를 타고 갈 수 있는 대피소에 투자를 했어요. 적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국가 기금도 조성됐습니다."

해안선과 빈민가 사이, 그 세번째 선택지

지난해 루파는 방글라데시 해안 지역 이동에 초점을 맞춘 대규모 현장 연구에 참여했다.

그는 "우리 연구는 일부 지역사회가 기후 변화 때문에 일생 동안 최대 7번까지 살던 곳을 떠나야 했음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그리고 머지 않아 사람들은 또다시 거처를 옮겨야 할 지도 모른다.

일부 과학적 평가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에선 최대 1200만명의 피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 대부분은 수도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허크 교수는 "이주에는 친인척이 많은 영향을 끼친다"면서 "사람들은 친척이 있는 곳으로 가게 된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에선 최대 1200만명의 기후 변화 피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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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개입하지 않는다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결국 수도 다카의 빈민가에 모이게 될 겁니다. 그리고 300곳이 넘는 각자의 마을 이름을 딴 동네명도 생기겠죠."

세계 인구 보고에 따르면, 다카의 면적은 총 300제곱킬로미터로, 1제곱킬로미터 당 2만3000명에 달하는 인구밀도를 보인다.

대부분은 농민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들은 해안 주변에서 거주하다 재산 피해를 입곤 했다.

허크 교수는 노출된 해안선과 과밀한 인구를 가진 빈민가 사이에 세 번째 선택지가 있다고 믿고 연구를 시작했다.

몇 년 전, ICCCAD에 있는 그의 연구팀은 '회복된 마을과 도시'로 명명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아직 초기 단계의 프로젝트입니다. 이미 약 24개 마을을 살펴봤고 이곳에 이미 정착한 사람이나 장차 오게 될 사람들의 일자리 창출과 교육 기회를 장려하기 위해 시장들과 협력하기 시작했어요."

허크 교수는 사람들이 받아들이기만 하면 계획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시범 프로젝트

"이건 사람들이 믿고 분명히 인정해야 하는 일입니다."

방글라데시 남서부 몽글라 마을의 시범 프로젝트는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몽글라 시장은 프로젝트에 협조적이었고 ICCCAD는 현지에 연구팀을 파견해 지역 주민들이 위기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을 도왔다. 그리고 새로 유입되는 사람들까지 모두가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다.

허크 교수는 "이 모든 것은 주민들이 사회·문화적 변화에 자신들의 행동을 적응시키는 과정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가 시행되면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다카로 향해 수도에 인구 과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빗물 저장

방글라데시 남서부 해안지역 대부분에서 염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 출처, ICCCAD

사진 설명, 방글라데시 남서부 해안지역 대부분에서 염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한편 방글라데시에서는 수천 가구가 물과 토지 염분에 대한 해결책에 적응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남서부 해안지역 대부분에서 발생하고 있는 염분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사키라 지역은 해수면 상승으로 점점 더 많은 바닷물이 내륙으로 흘러 들어오면서 염분 문제를 겪고 있다.

허크 교수는 "소량의 소금물은 건강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취약한 상태라면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염분이 임산부들의 고혈압으로 이어진다는 중요한 의학적인 증거도 있다"도 덧붙였다.

염분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각 가정들은 탱크에 빗물을 저장해왔다.

"해안 지대에 가면 옥상에 담수를 저장하는 큰 컨테이너가 설치된 걸 볼 수 있어요. 이 물로 씻기도 하고 요리도 하죠."

염분 문제 해결

방글라데시의 인구는 자급자족을 위해 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염분 문제로 쌀 수확에 위기를 겪고 있다.

허크 교수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과학자들은 농부들이 현재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쌀을 개발했다.

"농부들은 더 비싸더라도 기꺼이 추가 비용을 지불할 생각이 있어요. 수백만 헥타르에 달하는 내염성 쌀 품종이 현지에서 재배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는 방글라데시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대규모 적응 조치입니다."

해수면 상승은 염분 문제를 빨리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은행은 오는 2050년까지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이 1.5℃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루파는 이를 "크나큰 도전"으로 보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탄소 배출량은 부유한 나라들에 비해 매우 적습니다. 하지만 이는 기후 변화 위험에 처한 아이들에게 노출돼 있죠. 문제 대비와 재난 감소, 적응으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통제하진 않아요.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일부 사람의 행동과 나머지 사람의 무반응에는 여전히 취약하다고 볼 수 있죠. 방글라데시의 운명은 온전히 그들의 손에만 달린 게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