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COP26가 정말 지구를 살릴 수 있을까?

사진 출처, EPA
- 기자, 데이비드 슈크만
- 기자, 과학 에디터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는 보리스 존슨 총리의 바람처럼 기후 변화에 있어서 전환점이 될 것인가, 아니면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버그의 지적처럼 말 잔치에 머물 것인가?
표면상으로 봤을 때 상황은 그리 좋아 보이진 않는다. 무엇보다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
지금까지 25번에 걸쳐 거창한 관련 회의가 열렸지만,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의 배출을 막진 못했다.
각국은 30년간 관련된 이슈로 대화를 이어 갔지만,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최소 섭씨 1.1도 상승했고, 여전히 오르고 있다.
우리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현재의 협정을 제대로 이행한다고 해도, 여전히 21세기 말까지 지구 온도는 위험 수준인 2.7도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번 글래스고 회의에선 실질적인 진전에 대한 기대가 여느 때 보다 더 높다.
이는 기후 변화가 더 직접적으로 우리 삶에 와닿기 시작한 데서 부분적으로 기인한다.
올해 독일을 강타한 홍수로 200명이 사망했고, 캐나다엔 불볕더위가 닥쳤다. 심지어 시베리아 북극마저도 불에 탔다.
과학계에선 인간의 활동이 기후 변화의 배후라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본다. 그러면서 인간의 활동이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절반가량 줄여야 가장 위험한 수준의 온도 상승을 피 할 수 있다는 것이 더 자명해 지고 있다. 2030년은 얼마 남지 시간이어서 목표 달성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엔 지난 몇 년 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전례 없이 많은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21세기 중반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하기 시작했다. 설득력이 있는 선언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이들이 선언한 탄소 중립은 대기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배출량만큼을 흡수해 21세기 중반까지 온실 효과를 상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예를 들면 나무 심기를 통해서다.
그렇다면 글래스고에서 세계는 탄소 중립으로 가는 전환점을 맞을까?
사실, 단 한 번의 회의로 탄소 중립을 이룬다는 건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각국 정부가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된 연례 유엔 기후변화협약(COP)은 기후 문제를 공동으로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장이다.
이 회의는 각자 저마다의 관점을 가진 거의 200개 국가 간의 합의에 따라 운영된다.
한 정부 관리는 이런 상황을 "고양이 200마리를 키워 보세요"라는 말로 비유한 바 있다.
석유나 석탄이 풍부한 나라는 기후 의제 전체에 대해 완전히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왔고, 이에 대한 협조를 늦추기 위해 모든 것을 시도했다.
가난하고 취약한 환경의 많은 나라는 기온 상승이 국가 존립을 위협할 정도라며 필사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지난 2005년 한겨울에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COP가 개최됐다. 당시 그 회의는 내가 처음으로 보도한 COP였는데, 회담의 속도는 극한의 날씨와 견줄 정도였다.
협상가들은 '사각형 괄호' 안에 담긴 내용을 두고 밤새 논쟁을 벌였다. 그다지 큰 종적을 남기진 않지만, 협상에서 난항을 겪었던 조항을 괄호로 처리한 것 이었다.
이들이 새벽이 돼서야 합의에 도달했을 때 나는 마거릿 베켓 영국 환경부 장관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을 봤다. 그에게 무엇을 축하하는 의미있지 물었다.
그는 "대화를 이어가는 데 합의 했습니다. 그래서 이 과정은 계속됩니다"라도 답했다. 역설적인 의미로 한 말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COP회의는 생산적으로 굴러갔지만, 나는 고통스러운 순간도 9번이나 목격했다.
2006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한 독일 장관은 이럴 거면 왜 회의에 참석하느냐고 항의했다.
2007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는, 지치고 격분한 한 유엔 최고위 관리가 공개적으로 울음을 터트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는 주최 측의 부주의가 파업을 촉발해 회담이 결렬될 뻔했다.
당시 협상의 중심에 있었던 전 영국 정부 고문 마이크 제이콥은 COP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기후 문제 해결에 있어 필수적인 메커니즘이라고 믿었다.
현재 셰필드 대학의 교수인 그는 "이 회의들이 없었다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콥 교수는 "동시적이고 집단적인 약속"을 통해 정부가 그 문제에 집중하게 강제 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드물게 성공한 COP의 사례로 꼽히는 2015년 파리 회의로 이어진다.
프랑스 정부는 신중하게 관계를 키워온 동맹의 지원을 받아 파리 협정 체결을 끌어냈다. 파리 협정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첫 번째 협정으로 평가된다.
이 협정에 따르면 모든 나라가 지구의 기온 상승을 2도 또는 가능하다면 1.5도 내로 제한한다. 지금껏 전 세계가 기온 상승에 공동으로 행동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물론 파리 협정에서 가장 어려운 세부 사항은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겨졌다. 또 협정을 따르는 건 전적으로 자발적이다. 어떤 나라도 그들이 원하는 것보다 더 빨리 배출량을 줄여야 할 의무가 없다.
그러나 제이콥 교수는 글로벌 프레임워크를 구축한 것만으로 모멘텀을 창출했다며, 그 자체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고 분석했다.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휘발유와 디젤 자동차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 등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는 정부가 늘면서 기업에 기후 관련 의제가 심각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광범위하게 이뤄지면서, 여기에 드는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겼다. 결국 탄소 중립으로의 전환이 더 실천 가능해진 것이다.
그리고 이번 글래스고 회담이 신랄하게 결렬되지 않는다면, 녹색 미래를 향한 신호는 더욱 주목을 받을 것이다.
이번 회담은 거대 투자자들이 화석 연료에 들였던 수조 달러를 다른 데에 쓰는 걸 생각해 보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며칠 전 유럽의 가장 큰 연기금은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미 거대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생산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랫동안 일부러 질질 끌어왔다는 비난을 받았던 해운회사에도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가장 환경 오염 적으로 알려진 시멘트와 철강 제조 산업에도 이른바 '그린 시멘트'와 '그린 스틸'로 불리는 탄소 감축 계획이 더 낯설지 않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대응이 얼마나 신속하게 이뤄지는지가 이번 COP26의 핵심 질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모든 환경 관련 공약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30년까지 오히려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계는 그때 까지 배출량을 45% 감소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앞으로 2주간의 회의에서도 이 전망이 바꾸지 않는다면, 실패에 대한 비난은 빠르게 쏟아질 것이다.
또 다른 어려움은 최빈국들이 친환경 정책을 추구하는데 드는 재정 부담에 관한 것이다. 이들 국가는 해수면 상승, 홍수, 가뭄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국가엔 매년 1,000억 달러 상당의 지원금이 지금쯤이면 전달 됐어야 한다. 이 지원금은 근본적인 신뢰의 문제였지만 이를 포함한 다른 핵심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결국 최빈국들은 오랫동안 실망감에 휩싸였다.
방글라데시 총리의 고문 살레물 후크 교수는 이 모든 과정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렇게 일 년에 한번 모여서 떠들썩한 회의를 여는 건 불필요합니다. 기후 변화 문제는 일 년에 한 번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기후 변화는 미래가 아닌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매일 일어나고 있습니다.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문제라는 거죠."
그렇다면 후크 교수는 어떤 것을 기대할까?
"이번 회의에서 예상치 못한 묘안이 나올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당신과 같은 언론인들이 이 대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 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이번 COP 회의는 기후 변화와 관련된 행동에 초점을 맞췄지만 하룻밤 사이에 이런 행동 변화를 끌어낼 수 없다.
앞서 몬트리올 회의에서 만난 영국 환경 장관이 옳았다. 기후 변화 회의는 결국 과정에 관한 것.
아마도 이번 글래스고 회의에서 도출될 결과물에 대한 기대감 조정 차원에선지 벌써 다음 회의 주최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COP27은 이집트가 COP28는 카타르가 주최국 물망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