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40% 감축이 가능할까? 환경단체, 산업계도 반발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서울 노들섬다목적홀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서울 노들섬다목적홀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까지 대폭 줄이기로 했다. 2050년까지는 석탄발전을 모두 중단하고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100% 줄이는 '넷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탄소중립 시나리오도 채택했다.

이로써 지난해 한국 에너지 발전 가운데 35.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석탄발전을 2050년 모두 사라지게 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서울 노들섬 다목적홀에서 열린 탄소중립 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관련해 "기존 26.3%에서 대폭 상향해 2030년까지 2018년 배출량 대비 40%를 감축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안은 국제사회에 한국의 탄소중립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산업계와 노동계의 걱정이 많겠지만, 정부는 기업에만 부담을 넘기지 않고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설명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을 위해서 전기 생산 분야를 가장 많이 줄인다는 방침이다. 또 석탄발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해 배출량을 44.4% 감축하고, 산업 부문은 14.5%, 건물과 수송 부문은 각각 32.8%와 37.8%가량 줄이기로 했다.

윤순진 탄소중립 위원회 위원장은 "감당하기 쉽지 않지만 반드시 달성해야 할 정도의 목표"라며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환경운동연합 회원이 14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서울환경운동연합 회원이 14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촉구하고 있다

환경단체 반발 '국제 합의 미달'

기후 환경단체들은 "온실가스 40% 감축 목표로는 기후 재앙을 막을 수 없다"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PCC) 권고에 따르면, 2030년까지 최소 45% 이상 감축했을 경우에만 2050년에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린피스는 논평을 통해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인 한국의 책임과 역할에 비례하지 않는 미흡한 목표라면서 최근 기후과학의 분석과 예측에 근거한 경고를 따르지 않은 매우 실망스러운 안"이라고 평가했다.

기후솔루션은 다른 선진국 목표와 비교해도 뒤처진다면서 2030년까지 일본은 2013년 대비 50%, 독일은 1990년 대비 65%까지 줄이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박수홍 녹색연합 기후행동 팀장도 "기후 위기대응 하는 것에 있어서 아무 소용 없는 그저 수사인 것"이라면서 "현재 기후 상황의 시급성에 비추어 보면 시간 낭비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비난했다.

박 팀장은 이어 이번 감축 목표안에 대해 "한국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이만큼 노력하고 있다'라는 보여주기 식 방안"이라면서 "정부가 오는 11월 COP26 기후 정상 회의 발표 일정에 맞춰 끼워 맞추기 식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는 지난해 10월 27일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도심이 미세먼지로 뿌옇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는 지난해 10월 27일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도심이 미세먼지로 뿌옇다

산업계 반발 "국가 경제 악영향"

산업계는 무리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발했다. 특히 한국 산업이 제조업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치는데도 산업계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논평을 내고 이번 안에 대해 "기존 목표인 2018년 대비 온실가스 26.3% 감축에서 13.7% 높아진 것으로 기존 목표보다 50% 이상 상향된 것"이라면서 "2030년까지 8년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 기술이 적용되기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달성하기 힘든 무리한 목표치"라고 지적했다.

강병열 한국경영자총협회 보건환경 팀장는 "정부의 40%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현재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을 기반으로 세워진 것 같다"라며 "구체적인 비용과 기업 경쟁력 영향 분석 등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만을 향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 팀장은 "무리한 온실가스 감축을 기업에 강제할 경우에는, 생산설비 설치 중단과, 해외 이전 등으로 인한 연계 산업 위축, 일자리 감소 등 국가 경제에 심각한 부작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탄소중립에 소요되는 비용, 경쟁력 영향분석 등 구체적 정책 지원 공개는 물론 "미국과 유럽처럼 정부의 연구 개발 비용과 서비스 지원, 탄소중립과 관련된 설비 투자, 국가 전략 기술 등 정부 차원의 주도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학생기후행동'이 18일 탄소중립위원회 2차 회의 장소인 노들섬 다목적홀 숲 앞에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결정에 규탄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대학생기후행동'이 18일 탄소중립위원회 2차 회의 장소인 노들섬 다목적홀 숲 앞에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결정에 규탄하고 있다

실현 가능한가? '빛 좋은 개살구'인가?

한국이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지난 2018년을 기준으로 2050년까지 32년이라는 기간 동안 한국은 탄소중립에 도달해야 한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나라별로 탄소중립에 도달하는 시기는 유럽연합 EU 60년, 미국 42년, 일본 37년이다.

거기다 한국은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26.1%로 다른 나라보다 높아 불리한 여건이다.

탄소중립 실현 방안으로 거론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범'인 기존 에너지원 사용이 불가피하다. 또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비용과 수익 악화, 자산 손실, 지역 일자리 감소 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과 지원도 필요하다.

환경단체와 산업계 양측이 상반된 입장임에도 정부의 감축안 발표에 다 같이 반발하는 이유가 바로 번지르르한 '40%'라는 숫자 뒤에 '구체적인 대책'이 비어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각계 비판과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정부는 오는 27일 국무회의에서 안건을 최종 확정한다. 이후 11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COP26에서 계획안을 발표한 뒤, 12월 유엔 UN에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