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매년 수천명 목숨 잃는 인도 낙뢰… 대체 무슨 일이?

인도에서는 2020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1800만 회 이상의 낙뢰가 기록됐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인도에서는 2020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1800만 회 이상의 낙뢰가 기록됐다
    • 기자, 수틱 비즈와스
    • 기자, BBC 인도 특파원

지난 3월 인도 델리 인근 교외 구르가온에 폭우가 쏟아졌다. 당시 한 콘도에서 일하던 정원사 4명은 폭우를 피해 나무 밑으로 몸을 숨겼다.

몇 분 후, 오렌지 빛 섬광이 굉음을 내며 나무를 강타했다. 번개의 지속시간은 보통 1초 미만. 보통 약 3억 볼트와 3만 암페어의 전류를 가지고 있는 번개를 맞으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또한 번개는 주변 공기의 온도를 순식간에 상승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 낙뢰로 정원사 중 한 명이 사망했다. 다른 이들은 목숨은 건졌지만 화상을 입었다.

생존자 한 명은 지역 신문과 인터뷰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불과 몇 초 만에 모든 것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낙뢰 사고로 인도에서만 매년 2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1967년부터 2019년 사이에 낙뢰로 인도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10만 명이 넘는다. 이 기간 자연재해에 따른 사망자의 3분의 1 이상이 낙뢰로 인한 사망자인 것이다. 목숨을 건지더라도, 신체기능 약화와 어지러움, 기억 상실과 같은 증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사정이 이러하자, 인도 기상청은 3년 전부터 낙뢰 예보를 시작했다. 번개를 기록하는 모바일 앱도 나왔다. 사람들은 라디오와 TV,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의 안내를 통해 번개에 대비한다. 번개가 자주 치는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경각심을 높이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번개 피해 예방 캠페인도 벌어진다.

지난해 유서 깊은 자이푸르 아메르 성에 낙뢰가 쳐서 최소 16명이 사망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지난해 유서 깊은 자이푸르 아메르 성에 낙뢰가 쳐서 최소 16명이 사망했다

번개 횟수도 급격히 증가했다. 비영리 단체인 기후 복원 관측 시스템 추진 협의회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2020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1800만 회 이상의 낙뢰가 기록됐다. 전년동기 대비 34% 늘어난 것. 인도 열대기상연구소가 수집한 위성 자료도 1995년부터 2014년 사이에 낙뢰가 "급속히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도에서 낙뢰가 증가한 주는 총 6개. 오디샤와 자르칸드, 서벵골 등 3개 주에서 사망자의 70%가 나왔다. 피해 대상으로는 농장에서 일하는 남성들이 가장 많았다.

서벵골 주에서 교사로 일하는 산드하라니 기리는 "번개가 많이 치는 우리 지역에서는 7살 소년이 폭풍우 때 버팔로를 잡으러 나갔다가 번개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며 "이제 (번개가 치면) 집 안에 있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리는 주도 콜카타에서 120km 떨어진 벵골 만 인근 프레이저간지의 어촌에 살고 있다. 그가 사는 사우스 24-파르가나스 지역에서는 매년 번개로 사망자가 약 60명 정도 나오고 있다.

보통 인도의 해안가 마을에 살면, 사이클론과 해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번개는 내륙에서 더 자주 발생하지만, 그로 인한 피해는 해안가에서 더 빈번하다.

번개는 구름 내부의 불균형으로 만들어진 전기가 방출되는 것이다. 그래서 인도 마을에서는 번개의 전기를 땅으로 내려 보내는 전도체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피해를 줄이려 하고 있다.

서벵골 주의 주민들은 낙뢰 전도체를 자체 생산해 낙뢰 피해를 줄이고 있다

사진 출처, Ronny Sen

사진 설명, 서벵골 주의 주민들은 낙뢰 전도체를 자체 생산해 낙뢰 피해를 줄이고 있다
높은 대나무 기둥 위에 자전거 바퀴 테두리를 달고, 줄을 사용해 대나무를 건물에 고정한다

사진 출처, Ronny Sen

사진 설명, 높은 대나무 기둥 위에 자전거 바퀴 테두리를 달고, 줄을 사용해 대나무를 건물에 고정한다
대나무를 따라 연결된 철사는 생성된 전기가 해를 끼치지 않고 땅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사진 출처, Ronny Sen

사진 설명, 대나무를 따라 연결된 철사는 생성된 전기가 해를 끼치지 않고 땅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대나무를 따라 연결된 철사는 생성된 전기가 해를 끼치지 않고 땅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사진 출처, Ronny sen

사진 설명, 대나무를 따라 연결된 철사는 생성된 전기가 해를 끼치지 않고 땅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전도체는 중고 자전거 바퀴 테두리와 대나무, 금속 철사로 만들어진다. 바퀴 테두리는 대나무 기둥 꼭대기에 매단다. 높이가 때로는 30피트까지 올라가는 대나무는 지역 센터나 학교 같은 건물에 묶어 놓는다. 테두리 밑으로는 두꺼운 금속 파이프나 철사가 대나무를 따라 이어지는데, 이 부분이 번개를 땅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번개 피해 예방 캠페인에 따르면, 인도의 낙뢰 피해자 중 압도적 다수는 시골 마을에 살고 키 큰 나무 아래 대피했다가 목숨을 잃었다. 직업으로는 농사를 짓고, 물고기를 잡고, 채집을 하는 부족민들이 피해를 특히 많이 입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일부 주에서는 낙뢰 사망률이 60%까지 줄어들었다.

캠페인을 진행하는 콜 산제이 스리바스타바는 "하지만 캠페인이 농장, 정글, 바다, 해안, 연못, 호수, 강과 같은 취약 지역의 주민들에게까지 도달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번개를 증가시킨다고 말한다. 육지와 해수면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상공의 공기가 따뜻해지고, 이로 인해 번개를 만들어낼 에너지가 더 많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버클리 대학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기온이 1도씩 상승하면 낙뢰는 12%씩 증가할 수 있다. 인도에서는 많은 지역이 도시화되고 나무로 덮인 지역이 줄어들면서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

인도 기상청은 번개 예보를 시작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인도 기상청은 번개 예보를 시작했다

인도 열대기상연구소에서 뇌우를 연구하는 SD 파와르는 "열과 습기, 대기 오염으로 인한 에어로졸은 천둥 구름에서 번개가 만들어지기에 좋은 조건이 된다"며 "인도의 기후가 점점 더 따뜻해지고 오염이 심각해질수록 뇌우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번개의 강도도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과학자들은 500마일에 달하는 번개를 관측했다. 이는 미국의 주 3개를 관통할 정도로 관측 사상 가장 긴 길이를 가진 번개로 기록됐다.

인도는 2022년까지 낙뢰 사망자 수를 연간 1200명 미만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원봉사자들은 외진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게 폭풍우가 칠 때는 방목 가축을 데려오기 위해 들판에 나가서는 안 된다고 교육중이다. 또 나무 밑이나 전선, 철제 울타리 옆의 위험성도 알리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천둥과 번개는 늘고 있다. 교사로 일하는 기리는 "우리는 두려움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번개가 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 큰 건물 내부나 자동차 안으로 피신한다.
  • 넓고 탁 트인 공간과 노출된 언덕 꼭대기를 피한다.
  • 숨을 곳이 없다면, 발을 모으고 무릎 사이에 머리를 집어넣어 가능한 몸을 작게 만든다.
  • 키가 큰 나무나 혼자 떨어져 있는 나무 아래로 피신하지 않는다.
  • 물 위에 있을 때 번개가 친다면, 가능한 빨리 해안으로 간 뒤 해변을 신속하게 벗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