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환경을 살리기 위해 '인생'까지 바꾼 사람들

코트왈 가족은 1년에 걸친 개조 작업 끝에 집 전체를 태양열로 바꿨다

사진 출처, Suneet Kotwal

사진 설명, 코트왈 가족은 1년에 걸친 개조 작업 끝에 집 전체를 태양열로 바꿨다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기 위해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사람들은 이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소소하게라도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육류 소비를 줄이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 같은 일들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구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한다. 일례로 여론조사 기관 칸타 퍼블릭이 10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8%가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우리 삶의 방식에 보다 급격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은 단 1%에 불과하다.

우리는 오늘 그 1%에 속하는 사람들을 만나보기로 했다. 이들은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의 삶을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는 신념만 갖고 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 변화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선택에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BBC에 말했다.

집 전체를 태양열로 바꾼 가족

코트왈 가족의 집은 전체가 태양열로 작동되도록 개조됐다

사진 출처, Suneet Kotwal

사진 설명, 코트왈 가족의 집은 전체가 태양열로 작동되도록 개조됐다

인도 서부 푸네에 있던 조부모에게 방 세 칸짜리 집을 물려 받은 코트왈의 가족은 꼬박 1년에 걸쳐 집 전체를 태양열로 작동되도록 개조했다.

엔지이너로 일하고 있는 아버지 수니트 코트왈은 집을 재생 에너지로 바꾸기로 결정했고 국가 전력망 사용을 중단할 수 있었다.

문학을 공부하고 있는 딸 니시타는 "예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태양열 발전을 실험하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 나무 주택에선 더 큰 규모의 실험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 4인 가족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봉쇄에 들어가기 며칠 전인 2020년 3월에 새 집으로 이사했다.

니시타는 "바깥에선 별 문제가 없었지만 실내에서는 여러 문제들이 발생했다"면서 "전력 과부하가 있는 날도 있고 에너지가 모자라는 일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광과 전기의 가치를 알게 됐고, 이걸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식으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배우게 됐죠."

막내딸 타니시(22)는 "많은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처음에 우리는 반대했다"면서 "하지만 아버지가 우리도 함께 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이런 생활 방식이 자급자족의 완벽한 예"라면서 "집에 우물이 있고 정원에선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으며 기름을 절약하기 위해 전기 스쿠터 두 대를 타고 다닌다"고 덧붙였다.

동물학을 전공한 졸업생이자 스쿠버 다이버로 활동하고 있는 타니시는 "기후 해결책에 대한 이론은 꾸준히 들어왔다"면서 "지금은 '이게 다 우리 덕분'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모님은 환경 문제를 둘러싼 부정적인 이야기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하라고 가르치셨다"고 설명했다.

타니시는 봉쇄 조치가 끝난 후 다시 스쿠버 다이닝을 했던 날을 떠올렸다.

"해양의 다양성에 놀랐어요. 생전 처음 보는 물고기들이 있었거든요. 코로나 대유행은 자연에게 기회를 줬어요. 기후변화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문제는 아니라는 걸 알게 해줬죠. 희망이 있다는 걸요."

시멘트 판매를 버리고 나무를 심다

우크페는 가족 사업이었던 시멘트 사업을 버리고 나무 심는 일을 시작했다

사진 출처, Ukpe Benson Ud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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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남부 오코로에테에 있는 마을에 사는 우크페 벤슨 우도(30)는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 줄곧 아버지의 가게에서 시멘트를 팔았다. 하지만 그는 이제 나무 심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다.

그는 자신이 본업을 바꾸는 데 계기가 된 두 가지 사건을 소개했다.

"우선은 제가 파는 제품 중 하나가 인간과 환경에 해롭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였어요. 또 다른 전환점은 2019년에 청소년을 위한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나서였죠. 그곳에서 저는 우리 지역의 기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얻었어요."

우크페는 여가 시간에 나무를 심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는 이 시기를 "내가 도전하고자 하는 일을 실제로 배울 수 있는 중요한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스스로를 '기후 지킴이'로 부르는 우크페는 숲 재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시멘트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우크페는 오코로에테 마을 공동체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 출처, Ukpe Benson Udoh

사진 설명, 우크페는 오코로에테 마을 공동체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해 내 인생을 바치고 싶다고 동생에게 말하자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제게는 확신이 있었죠. 결국엔 동생도 제 선택을 지지해줬어요."

우크페는 "나이지리아에서 이 지역은 해수면 상승으로 많은 사람들이 떠난 곳"이라며 "지역 주민들이 생계를 의지하고 있는 해양 생물들이 홍수로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그 해결책으로 해수면 상승을 막는 천연 완충제 역할을 할 맹그로브 나무를 심고 있어요. 이 나무들의 뿌리는 흙이 서로 단단히 달라붙을 수 있게 하죠."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금이 "훨씬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주로 자원 봉사자들과 함께 일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인력 확보가 쉽지 않아요. 하지만 나무를 심다 보면 예전에 제가 유해한 제품을 팔았던 일을 갚아가고 있는 기분이 들죠."

우크페는 여가 시간에 나무 심는 일을 하고, 수입은 닭 판매로 충당하기로 했다.

그는 "시멘트 팔 때만큼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한다"면서도 "최소한 지금 하는 일에 대해 열정적이고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 분야 이직을 돕는 '친환경 망명자'

유진은 기후변화 NGO를 설립하기 위해 구글을 퇴사했다

사진 출처, Eugene Kirpich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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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키르피초프(30)는 북부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기후 주류화' 작업에 대한 꿈을 갖고 있다.

러시아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그는 글로벌 기업 구글에서 약 8년 동안 일했지만 기후변화 NGO를 설립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뒀다.

"계속 쌓이고 있었죠. 모든 것이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어요. 기후 비상사태가 발생했고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걸요."

유진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년간 여행을 하면서 본 기후 다큐멘터리와 영화들을 언급하며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날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더욱 중요한 문제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기후와 관련 없는 일을 하면서 스스로를 정당화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회상했다.

2020년 7월, 유진은 링크드인에 자신의 결정을 공유했고 그의 글은 많은 사람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퇴사 편지가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제 생각에 동의한다며 연락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후변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환경 관련 기업들과 연결시키는, '녹색 일자리'를 찾아주는 회사를 설립했다.

"저만해도 친환경 일자리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몰랐어요. 하지만 요즘엔 일주일이 멀다 하고 녹색 일자리로 이직했거나 이직을 하려는 사람과 얘기를 하고 있죠."

그는 "기후에 대한 일은 여전히 실천 운동과 관련이 있다"면서도 "현실은 이제 친환경 연료 대체 사업의 수익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그는 자신을 '녹색 망명자'라고 생각할까.

"만약 그 표현이 '그래, 이제는 기후 문제를 위해 일하자'라고 결심한 사람들을 말하는 거라면 저도 분명 그들 중 하나죠."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의 경우, 기후변화를 위한다는 이유로 인생을 완전히 바꾸는 것은 경제적으로 맞지 않다.

유진은 현재 저축한 돈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으며 회사의 소프트웨어 비용도 자원봉사자들이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힘들 때도 있지만 계속 나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적으로 구조화된 변화'를 요구하다

우간다 출신의 에블린 아캄은 환경 문제 관련 아프리카인들의 플랫폼인 '라이즈 업(Rise Up)' 운동에서 코디네이터 업무를 하고 있다. 에블린과 같은 일부 환경 운동가들에게 앞서 소개한 사례들은 시대를 앞서간 '영웅들'의 이야기이다.

에블린은 "그들은 쉽지 않은 선택을 했고 매우 고무적인 일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정치적으로 구조화된 변화"라고 지적했다.

"개개인의 행동도 물론 중요해요. 작지만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니까요. 하지만 만약 버스가 연료를 내뿜고 있는 상황에서 우간다의 대중 교통 수단이 바뀐다면 문제는 더 쉬워지겠죠. 필요한 건 녹생경제로의 전환을 돕기 위해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대책과 규제들이에요. 이게 바로 우리가 큰 회의에 참여해 주요 의사결정권자들과 협상을 고집하는 이유죠."

그는 ''급진적이라는 개념은 상대적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육류 소비를 중단하는 일도 대체 식품을 구할 수 없는 일부 국가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여론조사 기관 칸타 퍼블릭의 책임자인 에마뉘엘 리비에르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사람들의 75%는 "적용 가능한 최선의 해결책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그저 '기다리면서 지켜보는' 입장에 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소개했던 사례들처럼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믿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극적으로 바꾸고 그들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서 자부심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