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24년 만에 평양 방문한다면 어떤 대화 오갈까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만난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만난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 기자, 리차드 김
    • 기자, BBC 코리아

러시아 크렘링궁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 예정을 공식화하면서, 북러 정상회담에서 어떤 의제들이 논의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방북 시점과 관련해 오는 3월 러시아 대통령 선거 이전일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특히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3월 말 이전에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은 더 장기적인 계획"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3월 대선 전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는 예상을 부인한 것.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이 4월이나 그 이후에 방북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4월에는 북한 최대 명절로 꼽히는 김일성 생일(4월 15일)이 있다는 점에서 그 시기를 전후해 북한을 방문해 기념행사 등에 참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북한을 방문해달라는 김 위원장의 초청을 수락한 바 있다.

전방위 협력 가능성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3월 대선 이후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출처,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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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푸틴 대통령이 방북하게 되면, 푸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집권하던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하게 된다.

당시 푸틴은 3월 대선에서 승리한 뒤 대통령에 취임한 지 약 2개월 만에 북한을 방문했다. 대통령에 당선되자 마자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난 것이다.

이번에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은 물론 경제·사회·문화 등 전방위적 협력 강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정찰위성 해상도를 높이기 위한 지원은 물론 핵잠수함과 관련한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내려고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나아가 북한이 노동자를 러시아에 추가로 파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전례없이 가까워지면서 최근 러시아로 향하는 북한인이 부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과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무기 거래 의혹을 받고 있어 양측 군사 관계 강화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유엔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북한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어떠한 국제법도 위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 ‘북한이 전쟁 장기화시켜’

북한이 지난 1월14일 발사한 신형 고체연료 극초음속 미사일

사진 출처, Reuters, KC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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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북이 북한의 군사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푸틴 대통령은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획득해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뿐 아니라 포탄도 상당히 잘 사용하면서 북러관계로부터 혜택을 보고 있다"며 "북한이 자신들의 첨단 군사 역량을 추구하고 있기에 우리는 매우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이 관계에서 푸틴이 얻는 것뿐 아니라 김정은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며, 그것이 우리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미국은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과 같은 이러한 국가들의 지속적인 러시아 지원이 전쟁을 장기화시킨다"고 거듭 비판했다.

자동군사개입 조항 부활?

북한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일부분이 지난 1월 6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 떨어져 있다

사진 출처,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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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지원 및 경제 협력이 필요한 북한과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양국이 군사적인 협력 관계를 넘어 전례없는 동맹 관계를 구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이 유사시 군사개입을 상정한 소련 시절의 동맹관계를 복원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에 북한과 러시아는 안보적인 측면과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대단히 전략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다"며 단순히 군사적으로 어떤 무기를 주고 받는 게 아니라 전쟁이 나면 즉시 개입해서 도와주는 ‘자동군사개입’ 조항 부활 등의 대단히 중요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김일성 주석은 1961년 7월 소련을 방문해 '조소 우호조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조약에는 양국 간 '자동군사개입'은 물론 군사, 경제, 문화, 기술 등의 원조 제공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1991년 소련 해체 후 북한과 거리를 두던 러시아는 1995년 이 조약의 폐기를 통보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2000년 6월 과학·기술·문화의 원조 및 제공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북·러조약을 체결했지만, 자동 군사개입 규정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실제로 이번에 북한과 러시아의 자동 군사개입 조약이 부활하게 된다면 향후 한미일 대 북러 간 '신냉전' 대립 구도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동엽 교수는 “러시아는 자동군사개입 조항 부활에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이겠지만, 김정은이 최근 ‘남한 평정’ 발언을 한 마당에 1961년 북한과 소련이 맺었던 자동개입 조항이 이번에 부활된다면 국제구도는 굉장히 복잡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