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푸틴: 어려울 때 (탄약이) 필요한 친구 사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지도자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지난 2019년에 만난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지도자
    • 기자, 스티브 로젠버그
    • 기자, BBC 러시아어 에디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엔 공통점이 정말 많다.

우선 두 인물 모두 국경 밖으로 자주 나가지 않는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러시아를 한 번도 떠난 적 없으며, 김 위원장은 지난 4년간 북한에 머물렀다.

러시아와 북한 모두 ‘불량 국가’가 됐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또한 두 나라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다.

아울러 양국 모두 미국의 “패권”에 강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보통 공통의 적이 존재하면 지도자들은 더 가까워지기도 한다.

푸틴과 김정은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결합은 천생연분까지는 아니더라도, 확실히 2023년 오늘날 지정학적 현실 속에서 이뤄진 결과다.

브로맨스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자신과 김 위원장이 “사랑에 빠졌다”고 표현했던 것과 달리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공개 석상에서 야단스럽게 애정 표현을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 긴밀해진 이번 관계에서 잠재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얻어낼 게 많은 사이

그럼 러시아 크렘린궁엔 무슨 도움이 될까.

우선 북한은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엄청난 방위산업을 자랑한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북한은 러시아에 매우 귀한 군수품 공급처가 될 수도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이미 이러한 점을 포착해 접근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백악관은 탄약과 포탄 공급처를 찾고 있는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협상이 “활발하게 진전되고 있다”는 새로운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당국은 그 어떠한 확인도 하지 않지 않지만, 양국이 군사협력을 확장하려 한다는 미묘한 힌트는 많다.

일례로 지난 7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한국전쟁 정전 7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북한을 방문했는데, 소련 붕괴 후 러시아 국방장관이 북한을 방문한 최초의 사례다. 당시 김 위원장은 쇼이구 국방장관을 데리고 무기 전시장을 둘러보며 가이드 역할을 자처했다.

또한 쇼이구 국방장관은 양국이 합동 군사 훈련을 한창 계획 중이라고 암시했다.

한편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안드레이 코지레프 전 러시아 외교장관은 영상 인터뷰를 통해 “만약 러시아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가장 개발되지 않은 국가이자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국가인 북한에서 무기를 찾고 있다면, 이는 ‘강대국’임을 선전하는 러시아가 느낄 수 있는 가장 엄청난 굴욕감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강대국은 동맹국을 구하거나 군수물자를 얻고자 북한에 가지 않을 테니까요.”

동영상 설명, 북한과 러시아는 왜 친구가 되려하나

달콤한 음악

그러나 세계 질서를 뒤집고자 하는 국가는 그럴 수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전면적으로 침공하면서 국제 질서를 러시아에 입맛에 맞게 바꾸겠다는 야심을 내보였다. 북한과의 군사 협력도 이를 보여주는 징후일 수도 있다.

만약 러시아와 북한이 무기를 거래하게 된다면 이는 상당한 변화를 의미할 것이다. 최근까지 러시아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한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지지해 왔다. 해당 제재 조치는 북한과의 무기 거래를 금하고 있다.

러시아 일간지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는 지난주 “러시아는 안보리 결의안에 서명했다”고 상기시키면서도 “신경 쓰지 마라. 서명은 취소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표도르 루카노프 러시아 외교국방정책위원회 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오랫동안 ‘왜 러시아는 이런 제재를 따르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국제 관계의 모든 시스템은 현재 대혼란 상태에 빠져 있다.”

“물론, UN 제재는 정당하다. 이를 부인하긴 어렵다. (그래서) 러시아도 이에 투표했다. 그러나 이젠 상황이 바뀌었다. 우리의 서명을 취소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분명 김 위원장의 귀에는 달콤한 음악같이 느껴질 발언이다.

영원히 함께?

그 외에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어떤 것을 얻어내길 원하고 있을까?

아마도 현재 겪고 있는 식량 부족 사태를 완화하기 위한 인도적 지원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아울러 북한이 위성 기술 등 핵잠수함의 군사적 사용을 위한 러시아의 선진 기술지원을 바랄 수 있다는 추측도 있다.

러시아 입장에선 크게 잘못되고 있는 전쟁이 1년 반 이상 이어지고 있는 지금 군수품을 보충하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군수품을 채워 넣을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의 도움이 없다고 해서 러시아의 전쟁 기계가 당장 멈춰서는 건 또 아니다.

코지레프 전 장관 또한 “푸틴 대통령은 절박하지 않다”면서 “푸틴 대통령은 현 상태를 아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고 또 이에 적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지금도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는 방법, 북한 및 아프리카의 일부 정권들과 함께 중국과 협력하는 방법을 매일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이는 먼 미래를 위한 대안이 아니라, 현재 혹은 아마도 앞으로 몇 년을 위한 대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