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스캔들로 위기에 놓인 기시다 총리 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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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프란시스 마오
- 기자, BBC News
최근 일본 정부가 이미지 쇄신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한세대에 한번” 나올법한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집권여당인 자유민주당(자민당)의 비자금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정권을 유지하고자 사투를 벌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주간 자민당 소속 각료 4명이 사임했다.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은 10년 만에 최저치인 17%로 곤두박질쳤다.
일본 대중들은 SNS에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이번 사건이 정부 개혁을 위한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다른 이들은 1955년 이후 거의 계속 집권한 자민당임에 주목한다.
자민당은 집권 내내 비슷한 스캔들을 일으킨 전력이 있다. 그렇기에 전문가들은 아시아의 주요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인 이곳 일본의 유권자들이 현재 환멸과 냉소를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비자금 스캔들의 내용은?
최근 몇 달간 언론에선 자민당 소속 정치인들이 모금 행사에서 받은 자금을 빼돌렸다고 보도했다.
우선 의혹 대부분은 아베파 인사들과 연관 있다. 지난해 살해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이름을 딴, 막강한 파벌이다. 자민당 내에서도 의원 수가 99명에 달할 정도로 최대 규모이며, 최근까지도 내각 주요 요직 일부를 차지하고 있었다.
해당 파벌 인사들은 최소 5억엔(약 50억원)을 착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그 액수가 10억엔(약 110억원)에 가깝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번 주 일본 검찰은 아베 파벌의 사무실과 또 다른 자민당 내 주요 파벌인 나카이파의 사무실을 압수 수색했다.
검찰에 따르면 자민당 6개 파벌 중 총리파를 포함한 5개 파벌을 상대로 티켓 판매로 모은 모금액을 줄여 신고한 혐의를 조사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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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선 정치인들이 행사의 티켓을 판매해 모금액 목표를 달성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많은 자민당 의원들은 잉여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즉 ‘금품’을 챙겼거나 비자금으로 따로 챙겼다는 것이다.
타케시타 세이지로 시즈오카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이러한 비자금은 이들의 정치 인맥을 유지하거나 확장하는 데 쓰인다면서, 일본 정치계에선 일반적인 관행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타케시타 교수는 “일본에서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해선 여러분의 현, 도시, 마을 등지에서 지지해줄 사람 및 지역 정치인 등 주변 친구들을 잘 돌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뇌물을 건네기 위해선 현금이 필요하죠. 기부라는 공식적인 방법으로는 거칠 수 없습니다. 왜냐면 법적으론 금지돼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의혹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커지자 결국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을 등 기시다 내각의 주요 의원 4명이 사퇴했다.
기시다 총리의 오른팔로 여겨지는 마쓰노 장관은 정부 전반에 걸쳐 정책을 총괄하던 인물로, 기시다 내각에서도 가장 얼굴이 잘 알려진 인사 중 하나였다.
마쓰노 장관의 사임 하루 전날, 기시다 총리는 야당이 내각 불신임안을 통과시키려고 했을 때 그를 감싸기까지 했다.
그러나 점점 더 압박이 커져가자 결국 기시다 총리는 마쓰노 장관과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 산업상, 스즈키 준지 총무상, 미야시타 이치로 농림수산상, 미야자와 히로유키 방위부대신 등 아베파 측 인사 4명을 경질할 수밖에 없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9일 검찰은 기시다 총리는 현재 조사 대상인 거대 파벌 2곳에 속하진 않으나, 기시다파 또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현재로선 의혹을 받지 않고 있으며, 지난주 거리를 두고자 기시다파에서 탈퇴했다.
아울러 기시다 총리는 정치계를 쇄신하고 법적 개혁을 약속하는 듯한 발언과 함께 “불덩이처럼” 적극적으로 착수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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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분석가들은 대중은 기시다 총리를 믿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점이 지속적인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말한다.
서로 경쟁하는 파벌들 사이에서 믿을 만한 인사라고 평가받았던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가 은퇴하자 2021년 10월 자민당의 당수로 선출됐다.
그러나 자민당과 한 종교단체 간 유착 의혹이 제기되고, 아들이 총리 관저에서 파티를 여는 등 취임 직후부터 수많은 스캔들에 시달렸다.
또한 수십 년간 없던 인플레이션을 맞이하면서 일반 유권자들은 치솟는 생활비에 대한 분노와 불만을 토로했다.
기시다 총리에게 현재 다행인 점은 내년 9월까진 당 지도부 투표가 치러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고노 다로 디지털상이나 이시바 시게루 의원과 같은 총리의 잠재적 경쟁자들은 국민들에겐 인기가 있으나, 자민당 내 지지가 부족한 상태다.
게다가 다음번 총선도 2025년이다. 아울러 타케시타 교수는 야당인 민주당은 너무 소수이거나, 분열됐거나, 그저 “무능하다”는 인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민주당이 집권했던 2009~2012년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붕괴했는데, 이는 일본 경제에 닥친 재앙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전문가들은 민주당은 정부관료제에 맞춰 일하는 데 어려움을 보였다고 말한다.
이렇듯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것도 자민당의 부패 스캔들이 터질 때마다 유권자들이 심드렁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중 하나다.
타케시타 교수는 “국민들도 자민당의 부패와 비행을 안다. 그래서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투표하든 하지 않든 간에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바로 이 점이 투표율과 일본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뚝뚝 떨어지는 이유입니다.”
그런 까닭에 타케시타 교수와 같은 전문가들은 이번 부패 스캔들이 자민당 집권의 종식으로 이어지거나, 일본 정치를 크게 바꿔놓으리라는 희망에 회의적이다.
대신 이번 사건이 자민당 내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인사가 사퇴했으니 감세부터 외교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기시다 총리가 주력하는 활동인 국방 강화 등 여러 정부 정책 방향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타케시타 교수는 규제가 강화되고, 자금 흐름에 대한 보다 엄격한 보고 조치가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러나 이러한 개편이 반드시 대대적인 개혁이나 자민당의 근본적인 와해로 이어지진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기시다 총리가 (자민당 내) 의견 일치를 얻어 내 개혁할 만큼 스캔들의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일본엔 이러한 자금 지원 방식으로 이익을 얻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방식이 현상(현재 상황)임을 아는 이들이죠. 그리고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일본 대중들은 현상을 깨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