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좋은 면역 체계를 만들어 주는 진흙...'아이는 역시 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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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흙을 묻히며 노는 걸 좋아한다. 신발이나 옷이 더러워지든 말든, 자석처럼 진흙탕에 이끌린다. 이렇게 흙을 묻히는 건 건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옷 좀 더럽히지 마!" 과거 아이들이 기껏 입혀 놓은 좋은 옷을 더럽혀가며 놀 때는 부모들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농장을 뛰어다니든, 나무에 오르든, 올챙이를 잡든… 아이들의 하얀 옷은 채 하루도 못 가서 더러워졌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많은 부모들이 자녀가 좀 바깥에서 흙을 만지며 놀기를 바란다. 도시화가 진행되고, 비디오 게임 및 소셜 미디어의 유혹으로 요즘 아이들은 과거에 비해 자연과 접촉하는 일이 줄었다. 흙을 만져볼 기회가 자체가 사라진 아이들도 많다.
자녀의 건강 측면에선, 세탁비에서 본 이익이 손실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집밖의 흙은 면역 체계를 훈련시켜주는 우리 몸에 우호적인 미생물과 관련이 있다.
또한 알레르기와 천식, 우울증과 불안 등 여러 질병에 대한 회복탄력성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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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보면, 자유를 만끽한다는 게 야외 활동의 유일한 장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토양과 진흙과 같은 특정한 물질에 놀라운 힘을 가진 미생물이 있고 이 미생물들이 어린이의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적 회복
집밖 놀이의 심리적 이점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인간의 두뇌는 자연 환경 속에서 진화했고, 지각 시스템은 야생 공간에 특히 잘 들어맞는다.
자연 환경 그대로가 우리 두뇌에 '완벽한 수준의 자극'을 제공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러한 완벽한 자극은 피곤하고 산만해졌을 때 두뇌를 재충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이론을 뒷받침하는 2009년 연구가 있다.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를 가진 아이들이 각각 도시와 공원에서 20분 정도 산책했을 때, 공원을 걸은 후에 더 집중을 잘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풀과 나무에 가까이 있다는 게 심적으로 유익한 영향을 주는 듯했다. 연구의 저자들은 ADHD를 가진 어린이들을 위해 안전한 '자연 치료'를 다른 치료와 병행할 것을 권했다.
회복 효과 외에도 집밖 놀이는 효과가 좋은 학습법이다. 이탈리아 팔레르모 대학의 아동 신경정신병학자인 프란세스코 비트라노는 진흙이나 모래를 주물러 뭔가를 만드는 행위가 아이들이 감각과 움직임이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러한 행위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신체적 신호를 서서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감정에 대처하는 법을 깨닫는 데도 도움이 된다. 감정 상태를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모래와 미니어처를 사용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모래 놀이 치료"는 이러한 원리를 활용한다.
아이의 건강 측면에서 집밖 놀이의 가장 분명한 장점은 운동일 것이다. 미국 텍사스오스틴 대학 엘리자베스 거쇼프 팀의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들은 탁 트인 공간에서 보다 쉽게 힘과 체력을 기르고 비만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여기에 최근의 연구들은 자연 환경 속 놀이의 또 다른 장점을 제시한다. 그 요체는 진흙 자체에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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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
1980년대 후반에 처음 제기됐던 "위생 가설"이 새롭게 다듬어진 연구가 최근 나왔다. 이 아이디어에 따르면, 20세기에는 어린 아이들의 감염이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이러한 감소가 사람들의 면역 체계에 바람직하지 않은 부작용을 일으켜 아주 사소한 자극에도 과민 반응을 하게 만들었다. 천식과 고초열(꽃가루 알레르기), 음식 알레르기 등이 증가한 게 이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들은 이 위생 가설이라는 용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손 씻기와 같은 중요한 행동을 하지말라는 것처럼 오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감염 자체가 아이들에게 유익하다는 생각에도 난색을 표한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 행동 신경내분비학 연구실 책임 교수인 크리스토퍼 로리는 "(이러한 아이디어는) 공중 보건 관점에서 상당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연구가 주목하는 것은 아이들을 아프게 하는 게 아니라 비전염성 유기체다. 이 "오랜 친구"는 오랜 기간 인류의 진화 역사를 함께 했다. 이 비전염성 유기체 대부분이 인류에게 해롭지 않다. 반면 면역체계가 잠재적인 침입자에게 과민 반응하지 않게 면역체계의 활동 조절을 훈련시켜준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자연에서 시간을 보낼 때마다 이 오랜 친구들을 만난다는 점이다. 하지만 도시화가 진행되고 집밖 놀이가 줄어들면서 많은 어린이들에겐 이러한 기회가 줄었다. 면역 체계가 더 민감해지고 과잉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뒷받침하는 연구도 많다. 농장 지대에서 자란 사람들은 보통 천식과 알레르기 또는 크론병과 같은 자동 면역 장애를 보일 가능성이 적다. 분명 어린 시절 농촌에서 살며 다양한 유기체에 노출되면서 면역 체계가 적절히 작동하게끔 조절 훈련을 받은 덕분일 것이다.
이러한 유기체가 주는 건강한 자극 대부분은 소화 기관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장 속의 미생물이 우리의 건강을 향상시켜준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탈리아 레지오 에밀리아에서 진흙 테라피를 연구해온 미켈레 안토넬리에 따르면, 이러한 미생물은 우리의 피부에도 작용할 수 있다.
우리 몸의 바깥 층에는 많은 종류의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그는 아토피 피부염과 건선을 가진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피부의 유기체가 빈곤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관절염 등 "여러 주요 만성 질환에서 이러한 미생물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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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몸, 건강한 마음
놀랍게도 자연에서 온 친근한 미생물들은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 반응도 완화시켜줄 수도 있다.
인간의 몸은 취약해졌거나 위험해졌다고 느껴질 때, 면역 체계가 염증을 일으킨다. 염증은 감염에 대한 초기 방어 수단 중 하나다. 눈 앞의 위협으로 생길 수 있는 더 큰 신체적 상해에 대비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염증은 오늘날 대부분의 겪는 스트레스에는 유용한 방어 수단이 되지 못한다.
그런데 어린 시절 대부분을 시골 환경에서 보낸 사람들은 도시에서 자란 사람들에 비해 '인터루킨6'과 같은 염증 분자의 발현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대중 앞에서 연설하는 것처럼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 있을 때도 덜 흥분하게 되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연구 대상의 사회-경제적인 상황 같은 다른 요인들을 통제해도 연구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실제로 만성적인 신체 염증은 신체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건강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우울증 위험 증가가 한 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로리는 "염증과 관련해서 도시에서 자란 사람들은 일종의 '걸어다니는 시한폭탄'"이라고 말했다.
'극적인 효과'
"오랜 친구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잇따르자, 이러한 이점을 가져다주는 특정 유기체와 그러한 변화가 발생하는 과정에 대한 연구도 나오고 있다.
로리는 토양에서 발견되는 '마이코박테리움 박케'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쥐를 이 유기체에 노출시키면, 면역 활동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조절 T세포 활동이 증가한다.
그리고 다른 쥐를 만나는 등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높은 회복탄력성을 갖는 듯했다. 로리는 "마이코박테리움 박케를 주사하고 한 달이 지난 후에도 매우 극적인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물론 실험용 쥐는 인간과 동일하지 않다. 하지만 이 연구는 특정한 미생물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단서는 될 수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회충처럼 토양에 서식하는 기생충 "연충류"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기생충이 숙주에 만들어내는 조절된 면역 반응 때문이다. 연충류에 감염된 사람들은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실험에선 의도적으로 환자를 이러한 기생충의 유충에 노출시키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치료법은 잠재되어 있는 부작용도 조심해야 한다.
안토넬리는 또 진흙 목욕과 뜨거운 미네랄 워터 목욕 등의 목욕 치료가 피부의 미생물 군집에 유익한 유기체를 공급한다고 말했다. 유기체의 예로는 항-염증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표피포도구균' 등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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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가져오기
많은 학자들이 유익한 박테리아에 대한 조기 노출 효과를 연구하고 있다. 안토넬리는 숲을 걸으며 산책하는 산림 목욕이 아토피 피부염 어린이와 청소년의 증상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나뭇잎과 토양을 만지며 피부 속 미생물을 풍부하게 해주는 친근한 유기체를 몸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핀란드에선 아이들에게 자연을 되돌려주는 야심 찬 프로젝트가 시도되기도 했다. 연구자들은 어린이집 4곳을 골라 운동장의 아스팔트와 자갈을 "숲에서 가져온" 흙과 식물로 바꿨다.
아이들에게 원예 상자도 줬다. 헬싱키 대학에서 진흙 미생물을 전공하며 연구에 공동 저자로 참여한 아키 싱크코넨은 "자연과 아이들의 접촉을 더 늘린 것"이라고 말했다.
한 달 후 아이들의 피부와 내장에서 미생물의 다양성이 증가하고 면역 기능이 향상되었다는 징후가 나타났다. 예컨대 무해한 침입자에 대한 신체의 반응을 조절하는 데 기여하는 조절 T 세포가 더 많아진 것이다. 면역체계가 잘 조절된다는 신호인 혈장 내 항 염증 분자의 비율도 증가했다.
싱키코넨은 앞으로 이러한 변화의 장기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처럼 증가된 요소들이 질병 발병률을 낮춰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가설이죠."
진흙 부엌
요즘은 많은 어린이집과 학교에서 아이들이 자연과 더 많이 접촉하게끔 장려한다. 야외 수업 및 정기적인 자연 산책, 아이들이 흙 속에서 놀 수 있게 해주는 '진흙 부엌' 등을 만드는 것이다.
건축가이자 집밖 놀이의 이점을 연구하는 '제로자이플래닛'의 설립자인 마릴리사 모데나는 "많은 어린이집과 학교에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열린 공간이 적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약 50년전까지만 해도 어린이들에게 일반적이었던 활동을 다시 도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모데나는 집밖 놀이에 대한 큰 관심은 북유럽에서 시작됐지만, 지금은 다른 국가로도 많이 확산중이라고 했다.
앞으로 진행될 연구를 통해, 가정에 있는 정원과 학교 운동장의 토양이 유익한 유기체가 풍부한 곳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은 부모와 교사들이 현재 우리가 가진 것으로 뭔가를 해야 한다. 이 경우 진흙 부엌이 괜찮은 아이디어다.
필요한 것은 오래된 테이블과 부엌에서 쓰던 냄비, 그리고 흙과 물이다. 조금 더 화려하게 만든다면, 돌과 모래 및 식물을 가득 채운 찬장도 둘 수 있다.
이러한 곳에서 우리의 '꼬마 진흙 요리사'는 옷을 더럽혀가며 상상력이 듬뿍 담아 뭔가를 창조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음을 기르고 면역 체계를 최적화해, 향후 몇 달 또는 몇 년간 건강에 잠재적인 이익을 누릴 것이다.
저자 데이비드 롭슨은 런던에서 활동하며 'The Expectation Effect: How Your Mindset Can Transform Your Life'라는 책을 썼다. 트위터 계정 @d_a_robson
*알레시아 프랑코는 역사와 문화, 사회, 스토리텔링과 그 효과에 초점을 두고 활동하는 작가이자 언론인이다. 트위터 계정 @amasognacred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