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우크라 대통령, '우리는 스스로를 지킬 것'

사진 출처, Getty Images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가 곧 '유럽에서 큰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며, 러시아 국민들이 이에 반대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밤 TV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침묵만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접경지대에 거의 20만 명의 병력과 수천 대의 전투 차량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직접 러시아어를 사용하며 러시아 국민들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진실을 모른 채 속고 있다며 침공에 반대해줄 것을 감정적으로 호소했다.
"누가 (전쟁을) 막을 수 있겠는가. (러시아) 국민들이라고 확신한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에 대비됐다"면서 "러시아가 침공해 우리의 나라, 자유, 삶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삶을 빼앗으려고 한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지켜낼 것"이라고 맹세했다.
그는 "러시아가 공격할 때 우리는 등을 보이며 도망가는 대신 얼굴을 들고 맞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설은 우크라이나 동부에 반군이 점령한 지역인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에 러시아가 군을 파병하며 점점 더 국경 근처로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 속에 발표됐다.
러시아는 이들 두 지역이 군사적 도움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영공 민항기 비행 금지
같은날(24일) 오전 우크라이나는 "잠재적 위험"을 언급하며 민항기 비행을 금지했다. 항공사의 안전과 분쟁지역 정보를 제공하기 마련된 세이프에어스페이스가 이 지역 비행기들이 의도치 않게 격추되거나 사이버 공격에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한 후 이뤄진 조치다.
당초 이 금지령이 민간 항공편에 대한 전면 금지인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별도의 연장 조치가 없다면 이번 금지령은 같은 날 오후 11시 59분에 만료될 예정이다.
한 감시 단체에 따르면 러시아도 국경을 접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영공에서의 민항기 비행을 금지했다. 공개출처정보에 따르면 이번 러시아의 비행 금지령에는 아직 별도로 정해진 기한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UN(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악화하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한국시간으로 24일 오전 11시 30분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우크라이나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러시아에 사는 우크라이나인 수백 명에게 귀국을 권고했다. 30일간 적용될 이번 비상사태 선포로 우크라이나 정부는 야간통행금지 등 강화된 보안 조치를 내릴 수 있다.

서방 국가들은 반러시아 제재를 발표했다. 러시아가 2014~2015년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휴전을 위해 맺어진 평화협정을 파기하고, 친러시아 세력이 세운 자칭 독립국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인정한 결과다.
이번 파병은 "평화 유지 목적"이라는 러시아의 주장에 대해 UN 사무총장은 반박했으며, 서방 국가들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러시아는 지난 8년간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반군의 유혈 투쟁을 지원해왔다. 지금까지 이 분쟁으로 민간인을 포함해 약 14000명이 사망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행보가 침공의 서막을 알리는 것이라고 묘사했다. 미 국방부의 한 고위 관료 23일 러시아군은 "침공 준비가 돼있다"라며 언제라도 대규모 침공을 감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따라 러시아 병력 15만 명 이상이 집결했다고 추산하는 등,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공포가 몇 달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국가비상사태 선포는 의회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23일 승인됐으며, 현재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번 국가비상사태 선포로 개인의 문서를 검사하거나 예비군의 출국을 차단할 수도 있으며 대규모 집회나 라디오 통신 시스템을 제한할 수 있다. 수도 키예프의 시장은 시내로 진입하는 도로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정부청사 출입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이 강화하면" 영사 지원 역량이 제한될 수 있다며 자국민들에게 러시아를 떠날 것을 명령했다. 현재 200만 명에 달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 영주권자로 거주하고 있으며, 또 다른 1백만~2백만 명이 이주 노동자로 러시아에 머무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우크라이나 군은 18~60세 사이의 모든 예비군을 최대 1년간 소집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의 이번 조치들은 23일 우크라이나 정부 웹사이트와 은행들이 대규모 사이버 공격의 표적이 되면서 내려졌다.
한 장관은 인테르팍스-우크라이나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분산 서비스 거부(DDOS) 공격으로 보건, 국방, 외교 등 우크라이나 정부 기관의 네트워크가 끊겼다고 밝혔다. DDOS 공격은 가짜 트래픽으로 표적 네트워크의 폭주를 일으키거나 정상적인 트래픽이 공격 대상에 도달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공격이다.
러시아군이 아직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로 진입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미국의 위성사진을 보면 러시아 서부 지역에 새로운 병력과 군사 장비가 배치됐으며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 벨라루스의 비행장에도 전투 차량 100대 이상이 배치된 모습이다.
러시아는 23일 밤 도네츠크와 루간스크가 러시아군에 보호를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우크라이나의 침략"을 이유로 들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호 요청이 전면적인 침공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데니스 푸실린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수장은 지난주 우크라이나가 곧 공격을 감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비난하며 민간인들에게 피난할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그 어떠한 공격도 계획한 바 없다고 반박했으며, 푸실린의 피난 명령이 담긴 영상도 주장한 날짜보다 이틀 전에 촬영된 것으로 밝혀졌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직접적이고도 솔직한 대화에 열려있다"면서도 러시아의 이익과 안보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예정됐던 회담을 취소하면서 추가로 계획된 회담은 없다.
EU 지도자들은 24일 브뤼셀에서 특별 정상회의를 하기로 했으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긴장 완화를 촉구하면서 전 세계가 "위기의 순간"에 직면해있다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를 전면 단절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