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미일 '독자 제재'로 대북 압박… 중국이 움직일까?

북한이 발사하는 탄도미사일

사진 출처, EPA

사진 설명, 북한의 계속되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한미일 3국이 연쇄적으로 독자 제재를 발표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단호히 대응해나가겠다는 3국의 강력하고 단합된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지난 18일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강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한미일 3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자, 독자 제재 카드를 꺼냈다.

앞서 북한은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은 맞은 지난달 29일 ICBM을 가리켜 "명실공히 자력갱생의 창조물"이라며 "얼마나 자랑스러운가"라고 과시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 29일 ICBM급 '화성-15' 발사 후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미국-프랑스 '북한 도발 강력 규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강력 규탄했다.

두 정상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올해 북한의 전례 없는 수의 불법적인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복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에 위협을 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양국이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의 이러한 위반을 다루기 위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도전과 위협에 대해서도 공동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성명은 "두 정상이 인권 문제를 포함해 국제질서에 대한 중국의 도전과 관련한 우려를 계속해서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추가 제재 논의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한미일 '그물망식' 독자 제재 결정

미국과 한국, 일본이 2일(한국시간) 연쇄적으로 북한에 대한 독자 제재 방침을 결정하고 나섰다.

먼저 미국이 칼을 빼 들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북한 노동당 간부 3명을 추가 제재 대상자로 지정했다.

이어 한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대북제재 회피 등에 관여한 개인 8명과 기관 7개를 독자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했고 일본도 곧바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단체 3곳과 개인 1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2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단호히 대응해나가겠다는 3국의 강력하고 단합된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미일을 비롯한 유사 입장국들이 독자제재 대상을 교차·중첩적으로 지정하면서 제재 효과성을 높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 재무부가 이날 제재 대상으로 발표한 북한 노동당 간부 3명은 지난 4월 유럽연합(EU)이 이미 독자적으로 제재 대상에 올린 인물들이다.

이 가운데 전일호 국방과학원 당위원회 위원장, 유진 전 당 군수공업부장은 이미 지난 2016년에 한국이 대북 독자제재 대상자로 포함시킨 인물이다.

한국이 제재 대상에 올린 개인 8명과 기관 7개는 모두 이미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이다.

그물망식 제재를 통해 안보리 대북 제재를 회피하려는 북한의 시도를 최대한 억누르려는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BBC에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대비한 몸풀기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현재 북한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굉장히 제한적인 상황에서 제재에 구멍이 뚫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다시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인식이 분명 자리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관련 조항에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이 추가된다면 상당히 강력한 경고가 될 수 있다"면서 "미국이 제3자 제재를 가한 적이 없는 만큼 북한을 더 옥죌 수 있고 중국에게도 매우 부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11월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 '한반도 비핵화, 중국 이익에도 부합'

이런 가운데 미국이 또다시 북한 핵 문제 해결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1일 서울에서 열린 외신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이미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반대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동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는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며,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올 수 있도록 중국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내에서 제기되는 전술핵 재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한미일 3국이 공동 대응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확장억제가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만8000명 이상의 주한미군과 그 가족이 한국에 있다는 것 자체가 미국의 확장억제 의지를 보여주는 분명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대면 정상회담에서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만류할 의무가 중국에 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중의 전략적 경쟁 속에 중국을 움직이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이 여전히 북한의 ICBM 발사가 미국 탓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장쥔 주유엔 중국대사는 21일(현지시간)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이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하려면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오히려 기존의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