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코 앞으로 다가온 미 중간선거와 북한 핵실험… 무슨 상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2년 11월 6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중간선거에서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 지지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출처, EPA-EFE/REX/Shutterstock

사진 설명,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2년 11월 6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중간선거에서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 지지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는 매 대통령 임기 중간마다 4년마다 실시되며 올해는 하원의원 435석, 상원 100석 중 35석, 주지사 50명 중 36석을 비롯해 수많은 다른 지역 의석과 투표 이슈도 포함된다.

미국의 중간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 시기에 맞춰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국내외 곳곳에서 쏟아져 나왔다. 최근 계속된 북한의 다양한 무력 행위들도 결국 7차 핵실험의 전조 증상이라는 평가도 제기됐다.

실제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9월 북한이 관련 준비를 마쳤으며 추가 핵실험을 한다면 제20차 중국 공산당대회(10월 16~22일) 직후부터 미국 중간선거(현지시간 11월 7일) 사이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7일 오전 10시 현재 북한의 핵실험 임박 징후는 없다는 입장이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많은 이들이 중국의 당대회가 마무리되고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기 전쯤 도발이 있지 않겠느냐 이야기를 하는데 아직까지 구체적인 징후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중국의 당대회가 끝났고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취약한 시기"라며 "북한의 도발이 이뤄지면 단호하게 대응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핵무력 강화 노선을 천명한 이후 나타난 모든 행보와 수순이 7차 핵실험을 향해 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자신들의 확실한 핵 능력을 과시하고 또 그것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명실상부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미국'의 중간선거일까? 무슨 연관성이 있길래 북한이 한국도 아닌 미국 선거에 맞춰 추가 핵실험을 할 것으로 예측이 됐던 것일까? 북한이 미국에게 진짜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존재감 어필

이유는 명확하다. 북한이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먼저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북한의 존재감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가 미국의 관심 밖이라는 얘기다.

최경희 SAND연구소 대표는 BBC에 "코로나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많은 국가들이 '국가주의' 방향으로 가면서 내부에 초점을 맞추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22년 11월 7일 조선중앙통신(KCNA)은 미공개 장소에서 촬영된 날짜 없는 미사일 발사 장면들을 공개했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2022년 11월 7일 조선중앙통신(KCNA)은 미공개 장소에서 촬영된 날짜 없는 미사일 발사 장면들을 공개했다

특히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신도 없고 글로벌 경제상황까지 불안하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을 의식할 여력이 없다"며 "이런 시기에 북한은 자신들이 강하게 나가면 미국과의 교섭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북미간 외교적 수단이 거의 없기 때문에 미국과 교섭을 하려면 일단 존재감이 과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과거 싱가포르∙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하면서 국제사회의 이목이 자신들에게 집중되고 정치적인 가치가 엄청나게 올라가는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존재감이 사라지는 데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면서 "지금처럼 아무도 북한의 얘기를 들어주지 않기 때문에 돌파구를 찾으려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나타나고 있는 북한의 여러 무력 행위들은 결국 미국과 한국을 흔들어서 자신들의 말에 귀 기울이게 하려는 어떤 조건을 만들려는 것 같다"며 "이는 내년도 새 판을 짜기 위해 무리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이 미국의 중간선거를 의식한다는 것은 결국 미국에 대한 나름대로의 도전이라는 평가도 있다.

북한연구소장을 지낸 정영태 동양대 석좌교수는 "북한에게 미국이란 '주적'이자 존재의 이유"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특히 미국이라는 외부의 적을 만들어놓고 그 적을 강조하면서 내부결속, 정권의 공고화를 이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북한의 근본적인 목표는 한반도에서 미국을 몰아내고 적화통일을 이루는 것"이라며 "따라서 북한의 계속된 도발이 다른 의미에서는 체제 유지, 정권 유지의 한 방편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효과 극대화 노림수

북한이 도발을 할 때 통상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을 선택해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이나 미국의 독립기념일 등 이목을 끌 수 있는 시점을 고른다는 얘기다.

국정원 북한분석관을 지낸 곽길섭 국민대 겸임교수는 "북한의 최대 후원국인 중국 그리고 최대 적국인 미국의 정치적 타이밍을 볼 때 자신들의 도발을 가장 극대화시킬 수 있는 시점을 중국 20차 당대회부터 11월 초 미국의 중간선거로 점쳐졌던 것"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노동당 중앙군사학교를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KCNA)이 2022년 10월 18일 보도했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노동당 중앙군사학교를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KCNA)이 2022년 10월 18일 보도했다

그는 "그 타이밍에 100% 핵실험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국제사회가 이 시기 북한을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북한 입장에서는 또 다른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또 다른 모멘텀을 만들어서 핵실험 일정들을 변화시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미 압박이라는 목적과 선전 효과를 이뤘기 때문에 그 시기를 굳이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역시 "북한이 미국 중간선거를 목표로 7차 핵실험을 한다기 보다, 자신들이 더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시기로 중간선거를 고려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중간선거 전에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며 "이렇게 국제사회와 여론이 주목하는 시기는 의도적으로 피해왔고 또 도발을 하면 카드가 읽히기 때문에 그 효과도 더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정영태 교수도 "지금 굳이 북한이 핵실험을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면서 "관심만 끌어들이는 행동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미국 중간선거란?

미국 대통령 임기 2년 차에 실시되는 상∙하 양원의원 및 공직자 선거다. 짝수 해의 11월 첫 월요일이 속한 주의 화요일에 실시된다.

재임 중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을 지니는데, 중간에 양원의원을 새롭게 선출한다고 해서 '중간선거'로 불린다.

특히 중간선거는 현직 대통령의 과거 2년간의 정치에 대한 여론을 보여 주는 만큼 신임투표적 의미와 함께 차기 대통령 선거를 예측하는 자료가 된다.

즉,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신임 여부를 판단하는 척도는 물론 미국 대통령 재선 및 만 79세(1942년생)인 그의 향후 정치 향방까지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